방주씨 [1057707] · MS 2021 · 쪽지

2021-06-22 22: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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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살아가는 패배자들에게 바치는 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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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다.


너무나도 지친다.


피곤하다.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정말로 모르겠다.


일은 풀리지 않고, 가야 할 길은 너무나 멀다. 삶이 너무나도 벅차다.


사는 게 사는 것인지 모르겠다. 너무 괴롭다. 너무 힘들다. 


지금 내가 가는 길이 옳은 길인지도 모르겠다. 


성과를 내야 하는데,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너무 힘들다.


내가 이 일을 왜 하고 있지? 내가 이 일을 왜 해야 되는거지?



시간은 점점 나를 죄여온다. 


이럴 때가 아닌데.


이러면 안 되는데.


정말 이러면 안 되는데....


너무 힘들다. 힘들어 죽을 것만 같다. 


숨이 죄여 온다. 숨이 막힌다. 숨이 막혀 죽을 것만 같다.










































































최영은 고려 말의 무장이다.


최영은 1352년 조일신의 난 진압 과정에서 공을 세워 호군으로 임명되었다.


그는 이후 왜구와 홍건적의 격퇴 등에 큰 공로를 세웠다.


그러나 공민왕은 신돈을 등장시켜 무장세력의 입지를 약화시키고, 


최영을 유배시켰다.


이후 신돈이 제거 된 후 최영은 복직되어 야전사령관으로써 활동했다.


왜구의 침입은 최영이 활동할 당시 특히 더욱 많았다.


공민왕 이후부터 고려가 멸망할 때까지 연평균 12회씩, 총 506회 침입하였고


왜구는 백성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가장 심각한 존재였다.


그는 왜구를 적극적으로 격퇴하며 백성들에게 신망을 얻었다.


최영은 왕의 하사품을 여러 번 사양하며 자신의 도리를 묵묵히 다했고,


왕이 최영에게 토지를 하사하니 최영은 사양하며 자신의 쌀 200석을 내며 국가의 양식을 보조했다.


그는 청렴하고 욕심이 없는 인물인 동시에 무자비한 인물이기도 했다.


반란 진압 과정에서 최영은 군사들이 진군하지 않자 한 장수를 베어 사람들에게 보였으며


전투 승리 후 순사들이 소와 말을 잡아먹자 그들을 효수하며 나쁜 본보기로 삼았다.


이러한 방식은 그의 엄격한 법집행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그러나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권문세족인 이인임과 연합정권을 형성하기도 했다.


그는 권좌에서 쫒겨난 이인임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어느 정도 이인임을 감싸주었다.


최영은 고려 말의 부패를 개혁하고 국가를 바꿀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인물이었으나


이인임의 처리나 고려의 사회모순을 처리하는 데 있어 역사적 대안이 되지는 못했다.


그는 고려가 명나라와 철령 이북의 땅을 가지고 다투는 데 있어 군사적 대적을 선택했다.


반면 이성계는 기세 좋은 명나라를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하여 굴욕적 외교를 감내하기를 선택했고,


위화도에서 군대를 회군하여 고려로 돌렸다.


그리고 개성 근교에 도착한 이성계 세력은 최영을 탄핵했으나


우왕은 이성계 세력의 요구를 거절하고 회군을 반역으로 규정했다.


그리고 그들은 교전을 개시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끝났다.






































이성계 세력은 최영을 귀양보냈고


두달 후 그를 처형했다.


그는 40년간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고려를 지켜내고


왕실의 존립을 위해 한 몸을 바쳤으며


장군과 재상을 겸했으나


쌀궤는 항상 텅 비어있었고


단 한번도 뇌물과 청탁을 받지 않았다.


그는 참전한 모든 전투에서 공을 세울 뿐 패한 적이 없었다.


-고려사, 최영열전 中-




그리고 고려의 운명도 최영과 함께 끝이 났다.




















 



























최영은 결국 패배했다.


고려 역사의 마지막에서, 그의 죽음으로 인해 고려는 사실상 끝났다.


우리는 최영을 단순한 패배자로 볼 수만은 없다.


그의 패배는 역사에 길이 알려졌고


백성들에게 그의 청백리 정신은 널리 알려졌다.


그는 패배했지만, 그의 유산은 우리 속에 아직도 남아있다.














































............가끔씩은 패배할 때가 있다.



어쩌면 자주일지도 모른다.


마음이 쓰리고, 아프고, 정말로 죽을 것만 같을 때가 있다.


세상이 너무나도 불합리하고, 불공평하고, 두렵고, 떨릴 때가 있다.


원망스럽고, 지치고, 힘들고, 숨막힐 때가 있다.


지금 하는 것이 맞는 일인지 모르겠고, 너무나도 고통스럽고 안타까울 때가 있다.


.....그럴 때가 있다.


그럴 때가 정말로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 살아있다.


우리는 아직 살아있다.


힘든 삶을 살면서, 고통스러울 때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 살아있다.


지치고 죽을 것 같은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 살아있다.


불공평하고 불합리한 세상에서 아픔이 우리를 사로잡는 때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 살아있다.


우리는 아직 살아있다.


최영은 죽었으나, 우리는 아직 살아있다.


...그 살아있음에 가치를 둔다.


너무나도 고통스럽고 안타까울 때가 있더라도


지치고 죽을 것 같은 때도 있더라도


앞이 보이지 않는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낼지라도


우리의 살아있음에 가치를 둔다.


죽은 최영의 행적에 가치를 둘 수 있을진대,




하물며 살아있는 당신의 오늘은 얼마나 큰 가치를 가지겠는가?


오늘도 살아가느라 고생한 당신에게 이 말을 하고 싶다.




































































오늘도 진심으로 수고가 많았다.














































─ 하늘이 이 세상을 내일 적에 그가 가장 귀해하고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그리고 언제나 넘치는 사랑과 슬픔 속에 살도록 만드신 것이다


초생달과 바구지 꽃과 짝새와 당나귀가 그러하듯이

그리고 또 '프랑시스 쨈'과 '도연명'과 '라이넬 마리아 릴케'가 그러하듯이


백석, 「흰 바람벽이 있어」 中















































참조자료1): 이정란, 2013년 12월, 「[인물 바로 보기 2] 역사의 기로에 선 영웅, 최영(崔瑩)」, 내일을여는역사재단

참조자료2): 김정수, 1999년 7월, 「위화도회군의 정치: 최영 · 이성계의 요동공벌 정쟁과 이색 · 이성계의 정치개혁 · 정통성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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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현재까지 7분 참가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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