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s [473988] · MS 2013 · 쪽지

2014-06-09 21: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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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희엽 국어] 최근 평가원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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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희엽 선생입니다.

이 즈음에 예전에 드렸던 말씀을 한번 다시 드리고 싶었습니다.

최근 수능은 엄밀히 말해 범교과적인 고차원적 사고 능력을 측정한다는 본래의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약간 벗어나 있습니다. 특히 문법과 화법에서는 학업 성취도 시험처럼 개념 지식의 습득을 일정 부분 전제하고 문제를 출제합니다. 일종의 ‘수능의 내신화’ 경향인데 언어영역에서 ‘국어 영역’으로 이름이 바뀐 것이 이 의미의 상징성을 잘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사실 평가원은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수능의 정체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재정립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 최고의 선다형 학업 적성 시험이라는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었는데 사교육 시장의 억제라는 미명하에 물수능으로 가다보니 ‘변별력의 상실’과 ‘내신화 경향’이라는 내키지 않는 두 문제를 감수할 수밖에 없게 된 것입니다.

 

더구나 시행한 지 20년이 되다 보니 정형화된 문항 패턴이나 출제 소재의 고갈 등의 문제가 심화돼서 이제는 본래의 취지마저 사라지는 것은 아닌가하는 위기감에 직면하게 된 것입니다.

 

제가 ‘편법의 왕도’에서 고전소설 일부 유형의 문제에서 선지로만 오답 터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던 의도도 이제 제발 관습적인 것을 넘어서 아무런 성의조차 느껴지지 않는 선지는 그만 만들라는 의미였던 것입니다. 사실 학생들보다는 우리나라의 중요 출제 기관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었던 것이죠.

 

어쨌든 올해도 어김없이 평가원 첫 모의고사는 다가왔고, 현역 수험생들은 이전에는 겪어보지 못했던 생소한 떨림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이 모의시험에 대하는 자세에 대해서는 오르비의 훌륭한 선배 멘토들께서 지나치게 좋은 팁을 많이 올려놓으셨습니다. 정말 오르비의 보물들이시죠.

 

저는 그저 20여년 경력의 선생으로서 한 마디만 하자면 ‘모의고사는 그저 모의고사일 뿐이라는 겁니다.’ 그저 목검 승부를 하는 것입니다. 차라리 여기서 두드려 맞는 것이 나을지도 모릅니다. 진검 승부에선 진짜 자기 생명을 내놓아야 하니까요.

그냥 생생하게 수능처럼 생각하고 순간순간을 느끼시면서 문제 풀이에 최선을 다하십시오.

 

항상 건강하게 수험 생활을 이겨내는 오르비언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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