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셔츠
게시글 주소: https://w.orbi.kr/0007550400
초딩 때 배웠던 기억에 남는 소설
따뜻해도 귀찮은 체조 시간이 이처럼 살이 터지도록 추운 날이었다.
“어떻게 이 추운 날 체조를 한담.”
“또 그 무섭고 딱딱한 선생님이 웃통을 벗으라고 하겠지……. 아이구, 아찔이야.”
하고, 싫어들 하는 체조 시간이 되었다. 원래 군인으로 다니던 성질이라, 뚝뚝하고 용서성 없는 체조 선생이 호령을 하다가, 그 괴상스런 창남이 구두를 보았다.
“한창남! 그 구두를 신고도 활동할 수 있나? 뻔뻔스럽게…….”
“예,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이것 보십시오.”
하고, 창남이는 시키지도 않은 뜀도 뛰어 보이고, 달음박질도 하여 보이고, 답보 제자리걸음 도 부지런히 해 보였다. 체조 선생님도 어이없다는 듯이,
“음! 상당히 치료해 신었군!”
하고 말았다. 그리고, 다시 호령을 계속하였다.
“전열만 삼 보(세걸음) 앞으로 ─ 옷!”
“전 후열 모두 웃옷 벗어!”
죽기보다 싫어도 체조 선생님의 명령이라, 온반 학생이 일제히 검은 양복 저고리를 벗어, 셔츠만 입은 채로 섰고, 선생님까지 벗었는데, 다만 한 사람 창남이만 벗지를 않고 그대로 있었다.
“한창남! 왜 웃옷을 안 벗나?”
창남이의 얼굴은 푹 숙이면서 빨개졌다. 그가 이러기는 처음이었다. 한참 동안 멈칫멈칫하다가 고개를 들고,
“선생님, 만년 셔츠도 좋습니까?”
“무엇? 만년 셔츠? 만년 셔츠란 무어야?”
“매, 매, 맨몸 말씀입니다.”
성난 체조 선생님은 당장에 후려갈길 듯이 그의 앞으로 뚜벅뚜벅 걸아가면서,
“벗어랏!”
호령하였다. 창남이는 양복 저고리를 벗었다. 그는 셔츠도 적삼도 안 입은 벌거숭이 맨몸이었다. 선생은 깜짝 놀라고 아이들은 깔깔 웃었다.
“한창남! 왜 셔츠를 안 입었니?”
“보여드리기 위해 안 입었습니다.”
그때, 선생님의 무섭던 귀에 한 가락 멜로디가 들렸다.
'숨겨왔던 나~~의, 수줍은 마음 모두 네게 줄게에~. 예히 예~~에...'
학생들의 웃음도 갑자기 없어졌다.
“창남아! 일부러 셔츠를 안 입었니?”
다정히 묻는 소리에,
“보여드리기 위해 안 입었습니다."
체조 선생님은 다시 물러서서 큰 소리로,
“한창남은 오늘은 웃옷을 입고 해도 용서한다. 그리고 학생 제군에게 특별히 할 말이 있으니, 제군은 다 한창남 군 같이 용감한 사람이 되란 말이다. 여기 섰는 제군 중에는 셔츠를 둘씩 포개 입은 사람도 있을 것이요, 재킷에 다 외투까지 입고 온 사람이 있지 않은가……. 맨몸으로 나오는 용기가 좋단 말이다. 한창남 군의 의기는 일등이다. 제군도 다 그의 의기를 배우란 말야.”
만년 셔츠! 비행가란 말도 없어지고, 그 날부터 만년 셔츠란 말이 온 학교 안에 퍼져서, 다들 만년 셔츠가 되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노래까지 개잘하네 ㅋㅋㅋㅋ 박효신 해줄 수 없는 일 부르는데 웬만한 가수급임 이렇게...
-
1.코딩이 존나 재밌는가? 2.물리 화학은 도저히 안되겠는가? 3.학벌대신 실력으로...
-
머보지
-
수학 0
미적 1틀 96 표점 몇점 예상하시나요 ?
-
작년에 22344 받고 반수 한 사람인데 올해는 12423 받음...
-
일단 자자 1
주식하다가 건강만 배리고 패턴 망가지고 에휴 레포트? 안써 뻑큐
-
매드무비 보고 있는데 제3우스 개잘패서 마음에 든다 너 앞으로도 그렇게 패면 될것같다
-
빅뱅 탑 복귀좀 4
뱅뱅뱅 후렴 라이브로 불러줬으먼 진짜 질질싸는데
-
뭔 내용인지 이해가 안되 그리고 뭔 실험을 6개씩 쳐하는데 개화나네 진짜 걍 한번만...
-
애니 ㅊㅊ 좀 9
음지말고 리스트에는 나히아 도쿄구울 최애의아이 사이버펑크 헌터헌터 블루록 정도가 잇음
-
이번에 과외 쌤을 알아보고 추리고 추려서 고려대 간호학과 한분이랑 경희대 의대...
-
뭐? 메시?
-
오리한테 왜그랴
-
단 하나의 깃털도 남기지 말고
-
20살 노벨물리학상수상(led x-효과) 21살 프리미어 리그 입단 fc바로셀로나...
-
미적 2컷 2
근데 이게 2안나오면 입시기관들 대가리 뽀개버려야 하는거 아니가... 공2 미3틀 80점임
-
재수도 해버려서 이제 내가 더 잘하려나.. 우울하네
-
이거 푸시는 분 진짜 실력자 인정... 오류 있다 싶으면 말해주세요:) 검토는...
-
님들아 고등학교 졸업자는 고등학교 재입학 불가능하죠?? 2
만약 고등학교 중퇴를 한다면 재입학 가능??
-
인증 메타가 지났네 에휴
-
CC면 설대는 힘들겠죠 15
내신 AA기준 거의 410인데 자퇴->검정루트라 CC라던데
-
두각 토욜 아침 9시이고 대기 268입니다.....
-
김성은쌤 0
어제 쌤 캐스트 보고 진짜 보는 내내 울었습니다
-
잘자 오뿌이들아 0
-
죽은 벌레 촉감 개싫음ㅠ
-
레포트 분량 7시간짜리라던데 어카냐
-
ㅇㅈ 5
Na K Si
-
공항·식당서도 老兵 예우했다, 영웅 제복이 만든 특별한 하루 1
“정말 훌륭하십니다(You’re very nice).” 지난 14일 오후...
-
성약 스나도 못하겠지… 입결이 그리 중요하더냐
-
서울 삶. 집 말고 외부활동하고싶음
-
아 폰 진짜 12
어제 샤워하다가 떨궈서 물들어가고 폰을 비누로 한번 씻기고..말렸는데 sim카드 없음 떴다 안떴다
-
선물 3
애플워치 se2 44mm 생각중인데 실버 스타라이트 미드나이트 고민임
-
내가 중딩때 공부를 좆도 안해서 특성화고를 떨어지고 뺑뺑이돌려서 동네 ㅈ반고를 갔음...
-
뻥임뇨
-
어제번따썰마저풀겟음 13
그니까 오늘은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korea university)해서 편의점애서...
-
발열이 좀 심하다고 들었는데 어떤가요?
-
이날씨에뭔모기야 6
자려고누웠다가에프킬라장전중이다
-
한국대학 합격한곳 (수시) 서울과학고등학교 졸업 재학,졸업 총 내신:1.00...
-
ㅇㅈ 4
지금 나임ㄹㅇ
-
난 90분 겨우 다 썼는데 ㄹㅇ 이게 어케 쉬움. 붙는 사람은 ㄹㅇ 금머갈인가
-
죽고싶다 11
이세계전생하고싶다
-
가천대 논술 2
반도체썼는데 52735으로 최저맞췄습니다 미적 수학 81점입니다 기출풀어보면 국어는...
-
어릴때 외국에 오래 살아서 영어 공부 1도 안해도 하방 90점은 나오는데 이게...
-
만백 100 뜨는걸 본적이 없네
-
어디까지될까요 서성한 질러보는건 많이힘든가요?
-
무물보 27
야심한 새벽의 ㅁㅁㅂ
-
좀 가라..왜그러냐 나한테 자리 많잖아
-
방금 큰 깨달음을 얻음 16
N년 사이에 옯 글리젠이 눈에 띄게 줄어들은 걸 확인하고 왜 그럴까 하면서 이유를...
-
댓글드가보면 음식계정끼리 놀고잇네…딱봐도비싸보이는데
중간에 스파이가 있는거같은데.....?
만년샤쓰 ㄹㅇ 추억
갑자기 뭐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