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bi [439745] · MS 2013 · 쪽지

2016-05-24 00: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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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모든 N수생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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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동안 있던 입시판을 떠나고 주위에 재수, 삼수, 더 나아가 사수를 하는 친구들이 갑자기 떠올라 들어왔는데, 오르비는 여전히 북적북적하네요. 이제 곧 6월 평가원 모의고사를 본다는 것을 보고 이제 제가 더이상 모의고사를 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하고요. 생각보다 대학이 수능 공부할 때 생각했던 것처럼 재밌지는 않음을 깨닫고 있는 요즘, 그래도 여러분의 최종 목표인 대학을 조금이나마 먼저 간 선배(?)로서 N수하시는 분들께 개인적인 넋두리 몇 마디 하고자 합니다.

 지금은 한창 공부가 잘 되실 거예요. 보통 재수를 시작하시는 분들이 빠르면 1월, 보통은 2월 중순 즈음에 시작하실텐데, 처음의 싱숭생숭함과 어색함이 사라지고, 봄이 지날 때쯤이면 재수생이라는 처지에 완벽히 적응하기 때문입니다. '아! 이게 일상이구나. 하다보니 할 만하네.' 라는 생각이 들면서, 가끔 보는 교육청 모의고사 등에서 현역 때와는 다른 점수를 받고 자신감에 차기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실 거예요.

 그런데 6월 모의고사를 보면, 대부분의 재수생분들이 흔히 말하는 '멘붕'에 빠지실 겁니다. 이제까지 전국 모든 수험생 모집단을 대상으로 한 시험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여러분의 실력을 정확하게 모르셨을텐데, 시험 후에 각 사설 사이트들의 등급컷이 예상보다 매우 높게 잡힐 것이기 때문이죠. '나는 95점을 맞았으니, 1등급 후반 정도는 받을 수 있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투스에 들어가보니 1등급 컷이 97점으로 잡혀있는 등의 상황이 많이 발생하곤 합니다. 이런 것을 보면 일단 회의감이 드실거예요. 짧게는 3개월, 길게는 5개월 2017 수능을 위해 다시 한 번 달리고 있는데, 이 점수로는 도저히 원하는 대학에 원서조차 써볼 수 없기 때문이죠. 심지어 꿀이라는 논술전형의 최저도 못 맞출 정도의 점수가 나오시면 그 생각이 더 배가 될 겁니다. 이 회의감은 곧 무기력함, 우울함, 슬픔 등의 감정으로 바뀝니다. 페이스북만 들어가도 대학에 들어가서 신나게 축제를 즐기는 친구들의 사진이 올라오는데,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마닳을 피고 있는 자신이, 그것도 성적도 올리지 못한 자신이라면, 더 비참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흔히 대부분의 재수생들이 6월 모의고사를 기점으로 어느 정도의 슬럼프를 다들 겪게 됩니다.

 하지만 공부를 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어느 정도의 수준의 실력을 가진 분이라면, 성적 상승 그래프는 처음에는 기울기가 0에 가까운 우상향 방향으로 출발합니다. 공부를 몇 개월 했음에도, 그게 성적으로 바로 드러나지 않아요. 그 시기에는 생각이 박힌 재수생이라면 누구나 공부를 하기 때문입니다. 본인의 머리가 특출나게 좋거나, 학습의 신이 아닌 이상 남들과 같은 강도로 열심히 공부했다고 상대 평가에서 높은 층위를 차지할 이유가 없는 것이죠.

 하지만 이 기울기가 점차 점차 높아지게 하는 방법은, 이 6월 모의고사라는 커다란 분기점에서 실망하지 않는 것입니다. 바꿔 말해서, 슬럼프에 빠지시면 안됩니다. 여기서 갈려요. 슬럼프에 빠져 피시방을 들리기 시작하고, 고등학교 동창들과 술을 한 두번 먹게 되면서 점차점차 망해가는 친구들이랑, 오히려 마음을 다잡고 하던 대로 쭉 공부하는 친구들. 아주 조금의 예외는 있습니다만, 대부분의 경우 후자의 학생들이 훨씬 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습니다. 당연하죠. 남들보다 6개월 공부를 더 열심히 했는데요. 여러분은 정당한 보상을 수능 점수로써 받게 되는 것입니다.

 오르비에 계시는 모든 N수생 여러분 힘내세요.

 모의고사와 수능은 독립시행입니다. 6월 모의고사는 여러분의 공부 방향을 잡는 역할만 수행할 뿐, 여러분의 실력을 증명해주지 않습니다. 실력을 증명하는 것은 수능장에서 해주세요. 앞으로 남은 170여일동안 지금까지 해오셨던대로만 하신다면, 충분히 웃으면서 나오실 수 있을 거예요.

 지나가던 대학생의 넋두리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건승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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