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과 수능생을 위한 모든것. 준비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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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들어가기 앞서
우선, 쪽지를 주신 몇몇 수험생 분들에게, 안내서를 다 쓰기 전까지는 멘토 역할을 해드릴 생각이 없음을 알려드린다. 나는 안내문 작성에 최선을 다 하고 싶고, 최대한 내 모든 것을 쏟아 부어 만들기를 바라기 때문에 아직은 한명 한명을 도와드리기 적절한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안내서 작성이 끝나고 나면 따로 멘티를 받을 예정이니 쪽지 주셔도 좋음.
원래 4번, 5번, 6번에 있었던 마음가짐, 신체적조건, 정신적조건 파트를 삭제하고, 4번 나는? 파트로 준비 편은 끝을 냈다. 삭제한 기존의 4~6번 파트는 굉장히 중요한 파트라고 생각한다. 개개인에게 있어서 특화된 이야기이니 개개인의 수능을 위해서는 더 신중하게 다루어야하고, 개개인의 입장에 있어서도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섣불리 다루기보다는, 한명 한명에게 따로 이야기 하는 것이 옳다는 판단에 있어서 4~6번 파트를 삭제 했다. 본래 오지게 길어졌어야 맞는 파트들 대신에 그 파트에서 핵심만 간단하게 뽑아서 새로운 4번 나는? 파트를 새로 넣었다. 4번 나는? 파트 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쪽지를 주시면 그 때 따로 답변을 드릴 수 있다.
+ 이 글은 자연계열에 특화된 글이기 때문에 국어 영어를 제외하고는 문과 분들에게 별 도움이 못될 수 있으며, 최저, 수시, 논술, 정시 등 기본적인 입시 어휘를 아는 학생을 대상으로 쓰여 진 글이므로 예비 고1 이거나, 이제 막 입시에 관심이 생긴 학생들에게 약간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과도한 입시 어휘를 사용하지는 않으므로 모르는 어휘를 검색해보면 충분히 알 수 있고, 정 모르겠다 싶으면 덧글에 남겨주면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하도록 노력해 볼테니 부담 없이 읽었으면 좋겠다.
++ 최대한 객관적으로 적어보려고 노력하긴 했지만 필자의 경험에서 나온 내용이 대부분이기에 객관성이 떨어지는 내용이 있을 수 있으며, 경험에 의존하여 명백한 근거가 없는 선험적인 내용, 혹은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뿐인 내용도 있을 수 있다. 그런 부분은 사실인 것처럼 적지 않고 경험에서 나온 글임을 알 수 있도록 적었으니 적당히 판단하여 읽었으면 좋겠다.
++ N>3인 장수생들의 수험 생활과 또 지금 나이가 현역시절과 4이상의 큰 차이를 보이는 수험생의 수험생활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적으므로 그런 사람들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다룰 수 없는 점에 대해서 미리 양해를 구한다.
이 글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수능전사? 수시? 수능?
2. 수시? 수능? 대세의 흐름? - 준비 편.1
3. 수능이란?
4. 나는? – 준비 편.2
5. 국어
6. 수학
7. 영어
8. 과학
9. 한국사? - 공부 편
10. 우선순위
11. 모의고사?
12. 수능 30일 전
13. 수능 7일 전
14. 수능 1일 전 - 실전 편
15. 그 외에 더 하고 싶은 말들
이 글에서는 4번까지의 내용을 다룬다.
3. 수능이란?
우선, 안내문이 너무 형식적이고 이론적인 글이 되는 것 같아서, 오해를 풀기위해 한마디 해보자면, 이 글의 본질은 오롯이 수능을 잘 치기 위한 글이다. 앞서 썼던 수시에 관한 이야기도 안정적인 수능공부를 위한 글이었으며, 지금부터 할 이야기 또한 오직 수능을 잘 공부하고, 잘 보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이야기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조금 추상적이고, 이론뿐인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어 미리 이 부분의 중요성을 얘기해 두고 싶었다.
각설하고,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다. 곧,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못 이길 싸움이 없다는 것이다. 오래된 고언이지만, 또한 어디에나 적용될 수 있는 좋은 말이다. 수능을 싸움에 비교하는 사람이 꽤 많다. 필자는 싸움이라기보다는 마라톤에 비교하는 게 좀 더 맞는 비유라고 생각하지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은 수능을 표현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말이다. 싸움에서 누구와 어떤 싸움을 해야 할지도 모른 채 싸운다면 당연케도 어떤 승리도 쟁취할 수 없다. 이 안내문에서는 나를 아는 것과, 적을 아는 것 모두를 다룰 것이다. 그 전에 보통은 간과하기 쉬운 부분부터 먼저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자.
이 수능이란 놈은, 도대체 어떤 놈일까?
조금 속도를 줄여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이름 그대로 풀이 했을 때,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을 의미한다. 좀 더 풀면 대학교에서 학습 할 수 있는 능력이 어느 정도 되는가를 평가하는 시험이라는 뜻이다. 이야기를 조금 더 덧붙여 보자면, 과거 학력고사 세대는 정보화 시대 이전, 산업화 시대에 더 가까운 세대였기에 창의력, 혹은 사고력보다는 획일화된 사고, 주입하는 정보를 얼마나 많이 기억하고 있는가를 평가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현재 대학수학능력평가는, ‘대학수학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따라서 처음 보는 정보를 어떤 사고과정을 거쳐, 얼마나 잘 이해할 수 있는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고, 이해할 수 있는가에 대한 능력, 즉 사고력을 더 평가하는 시험이 되었다. 최근에야 많이 변해서 EBS연계라던가 하는 이상야릇한 요소들이 꽤 많이 개입되긴 했지만, 결국 수능의 본질이란, 사고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이 뜻은 곧 우리가 공부해야할 본질적인 것은, 사고력의 증진이지 무작정 암기만 할 것이 아니란 뜻이다. 방금 수능에 대한 정의를 1번 정의라고 하자.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본질적 이야기는 이렇지만, 조금 더 길게 봐야할 부분이 없진 않다. 아무리 사고력 시험이라고 해도, 일개 개인이 사고력만으로 시험을 해내기에는 무리가 있다. 미적분만 해도 수백 년간 그 수많은 사람들이 고민 끝에 만들어놓은 체계를 고작 100분 만에 사고력만으로 깨우쳐 풀어낸다는 것은, 뉴턴의 현신이 살아 돌아오더라도 불가능할 거라고 본다. 실제로도 평가원은 학생들에게 그런 과도한 사고력을 요구하지 않으며, 고등학교 3학년 이상의 나이를 가졌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정도의 사고력을 요구한다. 물론, 대한민국에서 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교육과정을 제대로 이수한 수험생을 대상으로 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그러한 수험생들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지식을 요구하고, 고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해내기 위한 기본적인 지식들이 필요하다, 그런고로 그러한 지식들은 현행 교육과정에서 가르치는 내용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럼 시각을 좀 돌려서 생각을 해보자. 대학수학능력시험이 그러한 지식들을 요구한다면,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그러한 지식이 없다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없고, 그러한 지식들을 가르치는 현행교육과정을 제대로 이수하지 않으면 잘 볼 수 없다. 이런 점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은, 현행교육과정을 평가하는 기능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본질적인면만 보다가 정작 꼭 필요한 부분을 놓치지 말고, 사고력 테스트에도 기본적인 배경지식도 없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니, 수능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지식 또한 공부해야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이러한 수능에 대한 정의를 2번 정의라고 하자.
마지막으로, 수능 그 자체가 “문제들의 집합”이라는 데에 정의를 찾을 수 있다. 딱딱한 정의에서 조금 벗어나서, 문제라는 그 본질을 생각해보면, 문제의 목적은 문제의 정답을 찾는 것이고, 수능은 그러한 문제의 정답이 단 하나로 귀결되는 객관식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는 요구하는 바가 단 하나 뿐이므로, 그 요구하는 바를 찾는 것이 문제 해결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하다. 곧 수능의 또 다른 본질은 문제를 푸는 것이며. 문제를 읽고, 요구하는 바를 이해하여, 그에 따른 답을 도출하는 것이다. 여기서 “요구하는 바”를 보통 출제자의 의도, 곧 평가원의 의도라고 얘기를 하며, 이 요구하는 바를 이해하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인데, 출제자가 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이는 곧 위에서 언급한 그 두 가지 정의에서 도출해 낼 수 있으며 또한 중요한 것은 출제자가 자신이 요구하는 바를 “어떻게 표현하는 가” 또한 중요하다. 국어 과목의 표현방법을 몰라서 고통 받는 사람들이 꽤 많고, 대표적으로 문학에서 사용하는 어휘를 평가원이 어떤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사용했는지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곧 요구하는 바를 이해할 수 없으니, 당연히 문제 풀이가 곤욕일 수밖에 없다.
수능을 잘 치기위한 본질파악은 이 정도면 충분하다. 더 많은 양의 정의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고, 뭐 알 필요도 없다. 정리해보면 수능은 곧,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대학수학능력을 위한 충분한 사고력을 갖추고 있는가,
또 현행 교육과정을 얼마나 잘 이수했는가를 평가하는,
그러한 의도를 갖추고 있는 객관식 문제들을 푸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수능이라는 괴물과 싸우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은, 사고력을 기르고, 또 현행교육 과정을 충분히 이수하고, 평가원의 의도를 확실히 파악하는 일이다.
Q3. 에이 뻔한 소리네, 걍 몇 번 생각만 하면 알 수 있는 내용인데 뭐 그리 중요하다고 호들갑임?
우선, 이 뻔한 소리를 대부분의 수험생이 알려고도 하지 않으며, 알고 있지 않다. 오래 걸리진 않아도 꽤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소비해서 수능에 대해 고민을 해야 도출해 낼 수 있는 결론이며,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이게 좋다, 저게 좋다, 저 강사가 잘 가르친다, 이게 요번에 적중했으니 이 강사가 좋다, 정도의 정보만 가지고서 이리저리 끌려 다니기에 바쁘며, 수험생들의 불안을 교묘하게 이용하려는 못된 어른들의 장삿속에 허우적대며 수험생활을 지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뻔한 소리는 무지막지한 중요성을 가지며, 앞서 말했던 수능 공부의 방향성에서 누구보다 더 큰 이점을 갖고서 수험생활을 해나갈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다. 복잡한 요리를 하는데 재료만 냅다 던져주고 그 요리를 만들어 내라고 하면 당연히 괴상망측한 요리가 나올게 뻔하듯이, 뭘 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우선 알아야 제대로 된 수능 공부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나는 세 가지 정의를 합친 저 짧은 문장을 알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여러분들에게 엄청난 이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여러분들은 이걸 알았다는 것만으로도 이를 몰랐을 때 여러분들이 할 수 밖에 없는 그 무수히 많은 목적 없는 시행착오들을 걸러낼 수 있으며, 보통 말하는 어떠한 강사가 “잘 가르친다.”의 기준을 세워 올바른 강사를 찾아낼 수 있으니, 이를 모르는 다른 수험생들에 비해서 엄청난 이득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Q4. 사고력을 길러? 지능은 재능이지 뭔가 기를 수 있는 게 아니지 않음?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른다.”
우선 나는 사고력을 충분히 기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허나 명백하게 그렇다. 라고 말해줄 수 있는 그러한 근거가 부족하고, 몇몇 사람들이 실제로 사고력을 길러낸 사례가 있다고 하더라도 모든 사람들이 그렇다고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잘 자라고, 어디 하나 다치지 않고 잘 자란 일반인이라면, 사고력은 충분히 훈련으로 길러 낼 수 있고,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본다. 나는 재능보다는 노력의 힘을 더 믿는 파이다. 여태껏 어떠한 특질이 선천적인지 혹은 후천적이에 대해서는 명백하게 밝혀진 바가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은 결국 어느 쪽을 믿느냐로 결정되는 부분이다. 나는 물리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아무리 유전자가 크게 다르더라도 인간끼리는 크게 차이가 없으며, 인간의 뇌 또한 사람마다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본다. 평범한 일반인들은 그저 어떻게 머리를 써야하는지 모를 뿐이고, 천재는 그 방법을 우연치 않게 조금 더 많이 알고 있을 뿐인 거다. 아인슈타인이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이라고 했고, 1% 영감 없이는 천재가 될 수 없다고 했지만, 그 1%의 영감 또한 노력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길게, 자세히 이야기 해주고 싶지만, 그건 결국 내 인생철학 얘기밖에 되지 않으니 여기까지만 해도 충분히 이야기가 되었다고 본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확실하진 않아도, 사고력을 기르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본다. 또, 여러분들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게 수능에 도움이 될 것이다. 긍정적인 생각은 항상 도움이 된다. - 맨 마지막 파트 '긍정적 마음가짐에 대하여' 참고.
4. 나는?
4~6 파트의 핵심만 최대한 추려서 만든 내용이지만 굉장히 긴 내용이다. 만약 스스로가 “나는 나의 자아가 뭔지 알고, 나는 충분히 자존감이 높으며, 나는 내가 목표를 이룰 것이라는 사실에 대해 한 치의 의심도 없다. 내가 수능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일지 충분히, 과할정도로 잘 안다.” 라고 생각한다면. 이 파트를 넘겨도 좋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못 이길 싸움이 없다! 그렇다. 중요한 이야기다. 몇 번을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아까 전에 수능이란? 파트에서 적을 알아 봤으면 이제는 나를 알아야봐야 할 차례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수능이라는 적을 위해 무엇이 부족하며,
그렇다면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할까?
이에 대해 얘기하기 전에, 약간 샛길로 빠져서 다른 얘기를 좀 하려한다. 가끔 주변 재수생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꼭 한번쯤은 나오는 말이 “그래도 재수를 하면서 얻은 게 있지 않냐?” 이거다. 보통 여기서 말하는 “얻은 것”은 수능 점수가 아니다. 심지어 재수를 망쳐서 현역 때랑 비슷하게 나온 친구 입에서도 “맞아” 라는 말을 들었으니 확실히 수능점수를 말하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게 뭐냐고 물어본다면 “글세”라는 대답이 돌아오기 쉬운데, 굉장히 추상적이고, 굳이 말로 표현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 다들 이게 뭘까 고민을 안 해보기 때문이다. 허나 나는 이 얻은 것들을 “자아” 라고 표현하고 싶다.
재수생은, 특히 독재생은, 여태껏 시키는 것만 해왔던 스스로가, 처음으로 자기 손으로 계획을 짜서 자기 시간을 관리하게 된다. 딱히 내가 왜? 라는 고민 할 필요 없이 그저 시키는 대로 따라가다가. 재수생이 된다. 학교는 일종의 울타리의 역할을 하면서도, 지표의 역할을 한다. 울타리가 내 양옆을 가로막고 있으면, 곧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되니까. 그러다 막상 울타리가 없어지는 구간이 닥치면, 어쩔 줄 모르게 되는 것이다.
이때 필요 한 것이 “자아” 이다.
자아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여러분들이 등한시 해온 기술 가정 과목 시간에 배우는 내용이라고 해서 하찮은 것이 아니다. 자아는 내가 누구고, 어떤 사람인지 아는 것을 의미한다. 나를 아는 것은 인생을 사는 데 있어서도 중요하고, 수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재수는 지루하다, 현역 때는 내신을 챙기고, 친구와 수다를 떨고, 이것저것 공부 말고도 여러 가지를 하지만, 재수를 하다보면 오직 수능을 위한 공부를 하게 되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또 한 가지 일만 하다 보면 지루해지기 쉽다. 그렇게 공부가 지루해지고 나면, 자신이 왜 이걸 하는지, 혹은 왜 이걸 안 해도 되는 지에 대한 이유를 찾기 시작하고, 그러다 보면 내가 왜 이걸 하고 있나 부터 시작해서 나는 어떤 사람인가 까지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게 된다.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나는 뭘 하고 싶지? 내 인생 어떡하지?’ 등등.
결국 이런 질문들을 통해서 자아를 찾고, 궁금해 하며, 자기 행위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을 얻는다. 이 자아 찾기가 그저 공부가 하기 싫어서 합리화를 한 건데, 우연치 않게 맞아 떨어진 걸지도 모르지만, 나는 이 질문을 던진 수험생들이, 본능적으로 자아를 알아야 재수를 성공할 수 있다고 깨달은 거라고 본다. 실제로 오히려 우직하게 성실한 애들이 수능을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그냥 왜 하는지 모르고, 왜 좋은지 모르고, 왜 이 공부가 맞는 방법인지 묻지 않고 그저 우직하게 해내기 때문에 그게 되려 독이 된 것이다. 안타깝긴 하지만 현실이 그렇다.
수능은, 쉽지 않다. 그냥 막연하게 어렵다고 생각하면 “음, 어려운가보군.” 하고 말테지만 얼마나 쉽지 않은지 느껴 봐야한다. 고등학생들은 모의고사에서는 느낄 수 없는 그 수능당일의 간절함과, 긴장감들을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며, 그냥 막연히 재수를 시작했던 N수생들은, N이 충분히 커지지 않으면 알기 힘든 수많은 변수들을 깨달을 때, 정시가 “어렵다” 는 말의 본 뜻을 깨달을 수 있다.
출제자부터 변수가 너무 많다. 우선 난이도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올해 시험은 국어 통합이라 쉽게 나올 거라고 예상한 사람도 있고, 국어가 통합되니 변별력을 위해 존나 어려울 거라고 생각한 사람도 있다. 9평 영어 문제를 보고 수능에서 영어 유형이 바뀔 거라고 예상한 사람도 있고, 다시 원상복귀 될 것을 예측한 사람도 있다. 18학년도 시험부터 영어가 절대평가가 시행되니 영어가 쉽게 나오고 국수탐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절대평가이기 때문에 더 어렵게 낼지도 모른다는 사람도 있다. 여태껏 뻔하게 출제했다고 생각했던 시험들이 막상 닥치고 나니 전혀 모르는 신 유형이 과다하게 출제될지도 모른다. - 수능이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
기본적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사람인지도 잘 모른다. 진짜 할 수 있을까? 수능은 머리좋은 사람들만 잘 치는 게 아닐까? 나 같은 사람이 할 수 있을까? 혹은 머리는 그냥 재능이 아닐까? 나는 걍 다른 쪽을 바라봐야하는 게 아닐까? - 자존감, 자신감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환경적인 문제도 있다. 집안에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학원을 못 보내고, 어쩔 수 없이 국립 도서관에서 간신히 교과서나 수능특강으로밖에 공부할 수 없는 환경, 혹은 주변에 불량한 친구들이 너무 많아서 공부하기 어려운 환경, 유혹이 너무 많은 환경, ‘니가 수능을 잘 볼 수 있겠어?’ 라는 친구들의 조롱들, 심지어는 핍박하는 부모 때문에 낮을 대로 낮아진 자존감과 공부할 수 없는 환경들. - 환경이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조금 더 사소하게, 신체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만성적인 어깨 통증이 있어서 매일 내내 어깨가 아프고, 허리가 아프고, 또 시험 치는 도중에도 자꾸 통증이 쑤셔서 제 점수를 못 낼 수 도 있고, 또 불면증이나 우울증을 앓고 있어서, 쉽게 공부에 집중을 못할 수 도 있다. 정신적으로 자신이 산만한 성격이라 한 순간에 쉽게 집중하지 못하는 성격이라서 수능에 불리한 사람도 있을 수 있다. - 신체적, 정신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개개인 마다 치는 수능의 난이도가 다르다.
수많은 변수들이 있고, 어떤 사람은 수능을 잘 보기 어려운 환경이 있을 수 있고, 어떤 사람은 수능을 잘 보기에 최적인 성격과 환경, 지능과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어떤 사람은 긴장을 잘 하지 않는 무덤덤한 사람이라, 수능 날 까지도 딱히 긴장하지 않고 잘 제 실력, 혹은 그 이상의 점수를 받고 나오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근육경직이 일어나 수능 내내 근육통을 겪느라 제 실력을 못 내고 나오기도 한다. 인생 불공평하다. 나도 안다. 수능을 위해 이것저것 해보고 싶고, 이 인강도 들어보고 싶고, 저것도 해보고 싶은데, 또 나는 서울에 가서 대성학원 같은 유명한 입시 학원을 가보고 싶은데, 지방에 살아서 어쩔 수 없다거나, 혹은 집안 형편이 따라주질 않는다거나.
세상은 불공평하다, 어떤 사람은 우연치 않게 수능에 유리한 인생을 살아 왔을 수 있고, 어떤 사람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러한 세상에 대한 불평이 아니다. 기분 나쁘게 들리겠지만. 노력을 하라는 말이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수능을 잘 치고 싶어서 들어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불공평한 세상을 비난하고, 욕을 하고 싶은 사람은,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을 욕하거나, 혹은 말리진 않겠지만, 이 글은 그런 사람들을 대상으로 쓰는 글이 아님을 밝힌다. 일단 수능을 잘 쳐보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최대한 객관적으로 봐야한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행위는 나에게 독이 된다. 어떤 사람은 나보다 환경이 더 좋다고 생각이 들면, 괜히 하기 싫고, 억울한 감정이 든다. 그러한 감정들은 수능 공부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오직 “내가” 수능을 잘 치는 것만 생각을 해야 한다. “내가”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내가” 치는 수능을 위해서 준비를 해야 하고, “내가” 직접, 수능에 맞춰 가야한다.
나는 중학교 때부터 약한 불면증을 앓았고, 자세가 좋지 않아서 왼쪽어깨에 만성 통증을 앓았다. 병원을 가 봐도 뼈는 멀쩡하니, 신경적인 문제라는 말만 듣기 일쑤였다. 나에게는 수능은 공부보다는 불면증을 치료하고, 어깨 통증을 완화하는 것이 더 큰 문제로 여겨졌었다. 긴장을 잘 하는 성격이라 긴장을 과도하게 하면 잠을 못자고, 잠을 못자고 나면 실수가 잦아졌다. 나는 이러한 나의 환경들을 깨달았을 때 우선 불평했다. 왜 나만 어깨가 더 아프고, 왜 나만 더 노력을 해야 하냐고 짜증을 냈는데, 결국 짜증에서 얻은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실제로는 나처럼 이런 불공평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은 많았고, 그 자리에 서서 불평만 하다보면, 그저 도태될 뿐이었다. 나는 여러분들의 불평을 모두 이해한다. 세상은 불공평하고, 여러분들의 상황이 수능에 있어서 좀 더 불리할지도 모른다. 그게 너무나 서럽고 짜증이 나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지만 목표가 수능을 잘 치는 것인 이상, 불평은 의미가 없다. 짜증내는 사람을 위해 도와줄 사람도 없고, 따로 비서가 있거나, 혹은 입시에 온몸을 바치시는 열성적이신 부모님들이 계신 학생이 아니라면 그러한 환경들을 케어 해줄 사람들도 결국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막상 이런 얘기를 하면 꼰대 같으니 덧붙이자면, 불평과 불만이 자신의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면 해도 괜찮다. 오직 수능을 위한 사고방식을 가지기를 바란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과도한 노력이 오히려 독이 되는 사람이라면 적당히 하는 게 더 좋을 수 있고, 불평, 불만 속에서 열정이 불타오르는 사람이라면, 불평, 불만하며 수험생활을 해나가는 게 더 좋을 수 있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아까 던졌던 질문을 다시 보자.
나는 어떤 사람이고, 수능이라는 적을 위해 무엇이 부족하며,
그렇다면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할까?
결국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알려줄 사람은, 나 자신이다. 자아를 찾는 것은, 수능이 무엇인가를 아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어려운 일이며, 자아를 찾은 뒤에 이 질문에 답을 내리는 것 또한 고통스러운 일이다. 재수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이렇게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 가면서, 스스로 어떻게 나아갈지를 찾았다면, 그 뒤로는 어렵지 않다. 문제를 찾는 것이 어려운 것이지, 막상 그 문제를 푸는 것은, 찾는 것에 비해서는 너무나도 간단하니까. 나는 공책에 적어가면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고민했다. 수능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 했으며, 수능 전날까지도 계속해서 고민했다. 그러기 위해서 이기적인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나를 위해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한다. 스스로를 사랑하고, 나를 위한 마음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감히 나는 여러분들에게 이기적이고 본인 스스로를 위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인생철학에 대해 논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수능을 위해서 이야기 하는 것이다. 또한 이 글을 찾아서, 여기까지 읽어온 여러분들은 이기적이기에 충분한 자격을 지녔으며, 자기 자신을 사랑하기 충분한 가치를 지녔다고 생각한다.
+ 긍정적인 마음가짐에 관하여
긍정적인 마음이 행운을 불러온다. 지겹도록 들어온 이야기일지 모른다. 하지만 더 자세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 긍정적 마음가짐은,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 R=VD처럼 유사과학스러운 이야기가 아니라, 긍정적 마음가짐은 실질적으로 수능 공부에 영향을 끼친다. 스스로 “나는 안 돼.” 라고 생각하면, 수능 공부 그 자체로 이미 불가능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의욕이 나질 않으며, 의미 없는 일을 한다는 생각에 더더욱 능률이 떨어진다. 기본적으로 수능에 있어서 마음가짐은, 긍정적이어야 하며, 어느 면으로 보나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자신감은 수능공부에 도움이 된다. 수학 문제를 못 풀 때 “내가 지금 수학문제를 못 풀고 막힌 건, 내가 멍청해서가 아니야. 수학 문제는 결국 지식이 부족하거나, 방향을 못 잡았거나, 둘 중 하나니까 이 문제를 못 풀더라도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지 포기하려는 이유가 되지 않아.” 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시발 좆같네 안해.” 라고 생각하는 사람. 둘 중에 어떤 사람이 수능을 잘 볼지는, 불 보듯 뻔한 이야기다. 수능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심리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진짜로 나 자신을 바꿔버릴 수 있으며, 필자는 머리가 나쁜 사람들은 스스로가 머리가 나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거라고 본다. 인과관계가 뒤바뀐 것 같고,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나는 그만큼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공감가지 않는다면 믿지 않아도 좋다. 허나 긍정적 마음가짐의 효용성만큼은, 절대 손해 보는 일이 없을 테니 꼭 수험기간동안 긍정적 마인드를 갖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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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번 파트에서는 하고싶은 말들이 많다. 수능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얘기한 만큼, 재수시절에도 이 부분에 엄청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기 때문에 해주고 싶은 말들도 많고, 탈도 많았다. 허나 일일이 모든 수험생들의 개인적인 자아를 다 찾아주는 일은 실질적으로 불가능 하니, 나중에 따로 쪽지를 받아 이야기 했으면 좋겠다. 다음에 쓸 글에서는 각 과목별 공부법, 중요한 부분등을 다룬다. 틀렸다고 생각되는 부분이나, 혹은 공감되지 않는, 의견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대한 지적은 항상 달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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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한번 많은생각할시간 갖게되네요. 감사합니다.
이전글을 통해 계속 읽고 있어요. 끝까지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잘 읽고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