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치 [443926]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17-02-04 16:17:46
조회수 20,638

[이코치] 수재들이 낙오하는 순간을 구경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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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똑똑한 친구들이 많습니다. 제대로만 한다면 서울대에 갈 실력인데 어처구니없는 순간에 낙오를 하곤 해요. 오늘은왜곡된 인지도식이 어떻게 이 똑똑한 수재들을 망치는지 보여 드리겠습니다.다음은 실제 케이스입니다.L군과 K군이 있습니다. 적절히 똑똑합니다. 중학교 때는 중위권을 유지했고, 고등학교 올라와서는 중상위권에 올라가더니 고2가 되니 학교 안에서는 5~10등 합니다. 이제 수능 준비를 해보자고 하고 수학 문제를 풀어 봅니다. 반타작입니다. 문제집 좀 어려운 것을 풀면 한바닥을 다 틀려 버립니다.L군은 이렇게 생각합니다.역시 어렵군. 인생이란 그런 거지. 자 이제 함 외워보자.K군은 이렇게 생각하더랍니다.헐. 옆에 앉아 있는 저놈은 아마 다 맞을 텐데. 나는 벌써 이 문제를 틀렸네. 끝이군. 지금 시점에 이런 문제를 틀려가지고는 명문대가 가당키가 한가ㅠㅠL군은 그 이후로 틀린문제를 무식하게 쓰면서 공부. 하루 4시간씩 2달간 수학에 몰입한 결과 1등급을 달성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최상위 학과에 입학했지요.K군은 망연자실한 채PC방에서 하루 종일 살았습니다. 한 명의 수재가 낙오하는 장면입니다. 고3을 그대로 말아먹고, 재수, 삼수를 하고 있는데. 그 습관은 어딜 가지 않습니다. 결국 서울권에 입성하지 못했습니다.같은 지능/실력/재력/체력을 가지고 있지요. 그런데 치명적으로 다른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인지도식(Recognition schema)-인지도식이란 우리가 일생의 삶을 살아가면서 자신도 모르게 형성되고 집적된 개인의 신념체계입니다. 내가 공부를 하다가 수학 문제를 틀렸을 때 그것이 나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되는지도 이 인지도식의 구조와 디테일에 달려 있습니다.같은 INPUT - 수학문제를 풀 때마다 틀린다.다른 인지도식L군 전국 만점이건 서울대건 수학 원래 잘 모른다. 틀리는 게 당연하다.K군 지금 이 문제를 틀렸다는 것은 명문대에 갈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이 인지도식의 차이가 최상위학과와 인서울 실패의 차이를 가져왔습니다.왜곡된 인지도식은 수험생활의매 순간마다 훼방을 놓습니다.국어 연습을 해야 하는데 미루고 미룹니다. 연습하다가 틀렸을 때의 충격을 당신의 인지도식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루고 미루다 결국 수능을 맞습니다. 연습부족은 실수를 낳습니다.삼수 사수를 하는데 킬러를 한 번도 시도해 본 적이 없습니다. 킬러문제를 풀지 못한 내 모습을 당신의 인지도식은 패배자로 처리하기 때문입니다.실수 좀 해도, 문제 마구잡이로 틀려도 패배자로 보지 않는 인지도식이 있다면 결과는 다르게 됩니다. 인지도식은 사고방식의 다른 말입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것에 골몰하는 것보다 사고방식을 간단히 바꾸려 시도하는 것이 결과에 더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입니다.이상입니다. 모두 현명한 수험생활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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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까르비 · 722919 · 17/02/04 16:19 · MS 2016

    조은 글은 추천!!

  • 이코치 · 443926 · 17/02/04 16:21 · MS 2017

    까르비님 추천감사드립니다^^

  • 지과센세 · 694155 · 17/02/04 16:25 · MS 2016

    ‘지금 이 문제를 틀렸다는 것은 명문대에 갈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이것을 상당히 많은 교사 강사들리 애들한테 주입하죠 ㅎㅎ.

  • 이코치 · 443926 · 17/02/04 16:26 · MS 2017

    ㅋㅋ 그렇죠. 모르면 공부해서 익히면되는데 겁들을 많이주시죠^^

  • 지과센세 · 694155 · 17/02/04 16:28 · MS 2016

    너희는 교과서 보자마자 킬러문제를 못푸니
    너희는 태어날때부터 교과개념이 내제되지 않았으니
    너희는 특목고 전국단위 자사고 학생이 아니니
    너희는 어차피 안된다며
    그래놓고 선행은 하지 말라는거 보면 정말 이중적임

  • 이코치 · 443926 · 17/02/04 17:04 · MS 2017

    선생님들 모순되는 말을 하는경우가 많죠. 제가 이전에도 쓴 글이 있지만 나중에 다시 선생과 학생 사이의 심리작용에 대해 써 볼 생각입니다. 관심 감사드립니다^^

  • · 612914 · 17/02/21 12:58

    이코치님의 관찰력..진짜 예리하고 학생들의 심리를 읽는데 탁월하시다는

  • 지도리 · 473113 · 17/02/04 16:58 · MS 2013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지도리 · 473113 · 17/02/04 17:00 · MS 2013

    에이 그냥 지우자 했는데 좋아요가 달리네..
    그냥 제가 민감해졌나봅니다

  • 이코치 · 443926 · 17/02/04 17:02 · MS 2017

    제가 좋아요 달았는데 그러셨군요 의견 감사드립니다^^

  • 푸린_ · 607710 · 17/02/04 17:37 · MS 2015

    그래서 요즘은 받아들이고 차근차근 개념부터 보며 끝까지 붙들고 가려 하도 있어요ㅎㅎ

  • 이코치 · 443926 · 17/02/04 18:20 · MS 2017

    차근차근 우직하게 하는 것이 참 중요하죠^^ 화이팅!

  • SNU CEE · 726191 · 17/02/04 17:39 · MS 2017

    진짜 좋은 글이네요

  • 이코치 · 443926 · 17/02/05 10:18 · MS 2017

    snu님 감사합니다^^

  • 픽미픽미픽미업 · 576558 · 17/02/04 17:59 · MS 2015

    최상위'대학' 아니라 '학과'라면 의대나 한의대인가 보네요

  • 이코치 · 443926 · 17/02/04 18:22 · MS 2017

    합리적인 추론이군요^^ 사실은 최상위 수능 점수를 맞고 스카이에 들어간 학생이에요. 너무 특정될까봐 걱정되어서요^^

  • Lotus · 684236 · 17/02/04 18:07 · MS 2016

    선생님ㅠㅠ 댓글은 처음 쓰지만 늘 칼럼 잘 보고 있습니다! 오늘도 좋은 글 감사드려요 :-) 항상 염두에 두던 내용인데 정말 공감됩니다...그런데 아이들 가르칠 때마다, 저 자신감 부족을 강사로서 어떻게 해결해 줘야할지 막막합니다.. 때로는 그래, 본인이 생각을 바꿀만한 아이니까 좋은 결과를 얻는거야.. 그것조차 타고난 거야.. 싶다가도, 한 끝만 더 나아가면 정말 생각만 다르게 하면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는 아이들 같은데.. 안타깝고 마음이 무겁기 그지 없습니다..ㅠㅠ

  • Lotus · 684236 · 17/02/04 18:08 · MS 2016

    혹시나! 쓰시는 칼럼들과 맥락이 비슷한, 책 한권 추천 부탁드릴수 있을까요?

  • 이코치 · 443926 · 17/02/04 18:26 · MS 2017

    안녕하세요^^ 선생님이신가봐요. 책은 제가 쓴 원고가 있긴 한데 출간이 아직 멀어서요 아깝네요^^ 일단 편집증의 메커니즘과 자기애성 인격장애에 대하여 이해할 필요가 있어요. 학지사에서 나온 인격장애 시리즈가 아주 좋습니다. 다음으로 전이 현상과 역전이 현상이 아주 중요한데 제 칼럼 중에 있답니다.^^

    Janet Sasson Edgette 박사가 쓰신 '효과적인 청소년 상담'은 가장 먼저 읽어봐야 할 책입니다. 여러 수준 높은 책입니다.^^

  • Lotus · 684236 · 17/02/05 09:32 · MS 2016

    추천 감사합니다:-) 선생님 쓰신 책 언젠가 나오면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 정채연공부법 · 423998 · 17/02/04 18:38 · MS 2012

    이 정도의 노력으로 성취할 수 있다면, 그게 성취할만한 가치가 있는것인가? 안 오르는게 당연하다! 고 생각하는게 좋은거 같아요

  • 이코치 · 443926 · 17/02/05 10:19 · MS 2017

    그렇지요. 사고방식을 어떻게 하느냐가 핵심 능력인거같아요^^

  • 허르비사냥꾼 · 715660 · 17/02/04 18:43 · MS 2016

    이코치님 진짜 좋은글 많이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수험생활에 도움 많이 됐었어요!

  • 이코치 · 443926 · 17/02/05 10:20 · MS 2017

    감사합니다. 힘이 나네요^^

  • 단념은 더욱 집착을 만들고 · 698481 · 17/02/04 18:49 · MS 2016

    공감가네요 계속 틀려도 꿋꿋하게 계속하는 것이 힘들지만 정답인 것 같아요!

  • 이코치 · 443926 · 17/02/05 10:21 · MS 2017

    그렇지요^^. 틀렸을 때 충격을 얼마나 적게 받느냐가 생각보다 중요하더라구요.

  • 뉴르비 · 695174 · 17/02/04 18:51 · MS 2016

    잘 몰라서 그렇습니다. 요즘 수학도 외우면 되나요?

  • 이코치 · 443926 · 17/02/05 10:23 · MS 2017

    기본적으로 결국은 암기가 기본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창의적인 문제라 하더라도 결국은 패턴으로 분석될 수 있다고 보거든요. 기본 패턴이 아주 강력하게 외워져 있다면 응용문제를 푸는 데 훨씬 도움이 되지요.
    그리고 연습도 많이 해야겠지요. 그런데 암기가 많이 되어 있으면 연습하는 것에 재미를 더 느끼게 되어서요. 아마 더 연습량이 많아질 겁니다.^^

  • 이류마 · 714602 · 17/02/04 19:00 · MS 2016

    감사합니다

  • 이코치 · 443926 · 17/02/05 10:23 · MS 2017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 하루살이삶 · 673095 · 17/02/04 19:34 · MS 2016

    너무 저를 찔러주시는 글인거같네요
    좋은글 잘 읽고 충격받고갑니다..!

  • 이코치 · 443926 · 17/02/05 10:23 · MS 2017

    감사해요. 화이팅해봅시다.~

  • 고고한 큰 물 · 659012 · 17/02/04 20:18 · MS 2016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고고한 큰 물 · 659012 · 17/02/04 20:21 · MS 2016

    관련된 문헌자료를 읽어보고 싶습니다.
    저역시 이런 부분에 관심이 많아서요. ㅎㅎ


    저도 저번에 불확실성과 충격 사이의 관계에 대한 책을 읽고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선생님께서 참고하신 자료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이코치 · 443926 · 17/02/05 10:28 · MS 2017

    tyson 부부가 쓴 정신분석적 발달이론의 통합, 안나 프로이드(프로이드의 딸)의 하버드 강좌. 사쿠라이 시게오 학습의욕의 심리학 정도가 이 글에 관계되는 것 같습니다.~

  • 연머익머 · 568282 · 17/02/04 22:03 · MS 2015

    칼럼 감사히 잘 읽고 있습니다

  • 이코치 · 443926 · 17/02/05 10:28 · MS 2017

    관심 감사드려요~

  • Staysee · 687039 · 17/02/04 23:35 · MS 2016

    감사합니다 새기겠습니다

  • 이코치 · 443926 · 17/02/05 10:28 · MS 2017

    감사합니다.^^

  • 별별별 · 694275 · 17/02/04 23:59 · MS 2016

    저.. 약간 주제 외의 얘기지만 저 L군과 같은 무식한 수학 공부법 통하나요..?

  • 이코치 · 443926 · 17/02/05 10:31 · MS 2017

    처음 실력을 쌓을 때만은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L군은 1등급(문과)을 만들때까지는수능고난도문제암기로 했고요. 그 이후 수학을 아주 좋아하게 되어서시중 모의고사를 거의 다 풀고 옛날 고난도 문제로 훈련했습니다. 실력이 쌓이면 무식한 공부가 아닌 생각을 사용하는 공부를 하게 되더라구요.^^

  • 정문박살남 · 644552 · 17/02/05 02:21 · MS 2016

    리얼 공감합니다

  • 이코치 · 443926 · 17/02/05 10:31 · MS 2017

    감사합니다~

  • 공허속의구도자 · 648299 · 17/02/05 02:23 · MS 2016

    선생님의 글을 매번 올라올때마다 빼놓지 않고 읽고 있는데요.. 공부과정에서 겪는 여러가지 심리현상의 본질을 너무 쉽고 생생히 설명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수험생이 아니어도 공부를 시작하는 단계에 있거나 공부습관에 익숙치 않은 경우에도 많은 도움이 될듯 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글 올려주세요^^

  • 이코치 · 443926 · 17/02/05 10:32 · MS 2017

    구도자님 칭찬 감사드립니다. 힘이나네요^^

  • 7gX8cvsrOet0Ku · 730048 · 17/02/05 10:05 · MS 2017

    틀린문제에서 그사고과정을 내것으로 만드는게 중요한거같아요 개인적인의견입니다

  • 이코치 · 443926 · 17/02/05 10:33 · MS 2017

    동감해요. 수능이 요구하는 능력이란게 그와 유사한거같아요. 평소에 제시된 문제를 보고 해설을 보고 논리과정을 짚어내는게참중요한 것 같습니다.^^

  • 한­국교육과정평가원 · 697903 · 17/02/05 13:54 · MS 2016

    제가 저마음으로 수험생활 시절 공부했습니다
    원래 성격이 낙천적인 편이긴 하지만
    긍정적 마음 먹으려고 노력했죠
    공부는 태도가 다 해먹습니다
    수험생 여러분 공부를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좋지만
    그전에 마음가짐 영역에서 먼저 1등급이 돼야합니다

  • 이코치 · 443926 · 17/02/06 11:25 · MS 2017

    예 그렇습니다. 마음가짐을 어떻게 설정할 수 있는지가 아주 핵심영역이더라구요^^

  • Odyssey · 694531 · 17/02/05 17:16 · MS 2016

    제가 K군과 정확히 같은 태도로 고등학교 2년 반을 날렸죠
    뒤늦게 정신차리고 재수해서 이번해에는 아쉬움은 남지만 그래도 만족할 만한 성과 얻었네요.
    좀 더 일찍 이 글을 읽을 수 있었으면 좋았을 거란 생각을 하지만 지금이라도 접할 수 있게 돼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앞으로도 좋은 칼럼 많이 올려주세요!!
  • 이코치 · 443926 · 17/02/06 11:25 · MS 2017

    안녕하세요^^ 그래도 고생 많으셨네요. k군과 같은 학생이 정말 아주 많습니다.감사합니다.~

  • Jack.pot · 666989 · 17/02/05 23:38 · MS 2016

    정말 맞는말인것같오요..

  • 이코치 · 443926 · 17/02/06 11:26 · MS 2017

    잭팟님 안녕하세요. 공감 감사드립니다.^^

  • Jt34 · 650579 · 17/02/06 20:51 · MS 2016

    식상한 이야기지만 나는 할 수 있다는 마인드가 없는 사람 치고 성공하는걸 못봤어요 과거 현역재수때의 제 모습이 K군같고 3수4수때의 제 모습이 L군과 닮아있네요 이제 뒤돌아보니

  • 이코치 · 443926 · 17/02/07 16:04 · MS 2017

    그런거같아요. 자존감의 다른 얼굴이기도 하지요^^

  • 고려대사국과18학번 · 573827 · 17/02/08 12:25 · MS 2015

    전 오히려 틀리면 빡쳐서 그 과목만 더 파던데 음...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