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생활부 [286859] · MS 2009 · 쪽지

2010-11-20 01: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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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수기-2- (사탐~ 수능 끝난 날 밤) 역시 약간의 스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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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잉쁘잉. 사탐시간이 돌아왔다. 쉬는시간 30분 중에서 15분을 울고불고 눈물닦고 난리치다 보니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는 사실을 급 깨닫고 급하게 국사책을 읽어내려갔다.

교실에서 보고 있었는데, 괜히 감독관이 미리 집어넣으라고 할까봐 불안했다. 화장실에 책을 들고가서

10분 전까지 봤다. 사실 전날 밤까지 사회 파트까지는 봤는데 점심시간+쉬는시간을 이용해서 마지막으로

문화파트를 보려고 했었다.


결국 다 보지 못했다. 문화가 제일 양이 많다는 사실을 간과했다-_-


똥마려운 표정으로 교실로 돌아갔다. 그리고 시험지를 받았고, 전혀 긴장할 필요가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익 ㅅㅂㅇㄴㅁ;ㅣㅏㅓㅇㄹ;민아ㅓㄹㄴㅇ;ㅣㅏㅓㅁㄴㅇ;ㅣ!!!!!!

내가 그 동안 짜잘하게 외운 것들 다 어쩔거야...............오르비언 님들 녹읍을 부활시킨 경덕왕 때 까지는 시중 이름이

중시였다는거 아시나요 ㅋㅋㅋ ㅋㅋㅋ 고려의 동서대비원에는 빈민구휼이 있지만 조선에는 없습니다.

한반도를 수륙양면!으로 공격해온 건 고조선 때의 한나라였습니다.



또 뭐더라............

어제까지는 진짜-_- 일부러 짜잘한것만 골라서 다시 보고 이랬는데 진짜 시험지 푸는데 빡치더라 ㅋㅋㅋㅋ

배부른 소리라고 들릴 수도 있지만 진짜 열심히 공부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큼직큼직 쉽게 나와서 짜증이 돋았다.

결과는 50점-_- 뭐 50점이었지만 별 감흥도 없었다.


한국지리는 으잉 쉬웡 ㅋㅋㅋㅋ 이러고 풀었는데 하나가 틀렸더라.

짜증나서 무슨 문제 틀렸는지 확인하지도 않고 있다가 오늘 친구랑 대화하다가 드디어 알았다-_-;

3점짜리였다. 뭐....솔직히 지리덕후들에 비하면 들인 시간이 그리 길지 않으므로

(4월까지 근현대사로 시험을 봤었다-_-;;) 그냥 만족했다.


경제는...........말하기가 조금 짜증난다.

그냥 점수만 말하면 47점-_-;;

경제 관련해서 교과외로 공부도 많이 하고 TESAT이나 AP, 매경TEST등도 치고 수상도 했었는데

틀린 게 부끄러워서 그냥 말하지 않겠다.



사회문화는 50점이라고 기뻐했는데 오늘 교실에 가보니 너도나도 50점이라고 씐나 하더라.

그래서 그냥 소심하게 기뻐했다.




사탐까지 끝나니 교실에서 두어명이 퇴장했다 ㅋㅋㅋ

나는 그래도 3년간 중국어를 공부한 공이 있었고. 1등급 못맞으면 사살 ㅋ 이라고 중국어 선생님께서

장난스레 말씀하셨기 때문에 정신을 똑바로 차렸다-_-;;

마지막까지 시나공 HSK 어법책을 놓지 않고 있었다.


주변의 아이들은 나를 신기하게 쳐다봤다 ㅋㅋㅋㅋㅋ



시험지를 받자마자 문화부터 봤다. 광주 아시안 게임 관련 문제였다.

헐씌. 춘절 청명절 단오절 추석 중양절 스승의날 청년의날

언젠지 뭐하는지 뭐먹는지 다 외우고 갔더니 답이 광ㅋ주ㅋ 라니.......

뭔가 허탈했지만 50점만 받으면 되겠지......하는 생각에 문제를 풀기시작했다.







내가 풀어보던 중국어 문제가 아니었다. 까다로웠던 10월도 수능에 비하면 장난이었다.

어차피 오르비 내에 중국어 선택자 몇 명이나 있을지 알 수 없으므로

결론부터 말하면 2점짜리를 두 개 틀렸다-_-

모의고사 본 이래로 중국어는 틀려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타격이 좀 컸다.

제 2 외국어는 등급컷도 안 올라오는데 진짜 걱정돼서 죽을 것 같다 ㅋㅋㅋㅋㅋ



혼자 얼굴 벌개져 가며 긴장해서 풀고 있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어느새

다들 엎드려서 잠을 청하고 있었다-_-; 괜히 열심히 푸는 내가 부끄러웠다ㅋㅋㅋㅋㅋ



끝나고 나니 한숨이 터져 나왔다. 아.....진짜 끝났다......

내 12년의 어린 시절도 끝났고, 이제 내 대학 이름은 대충 결정이 났겠구나, 싶었다.



다 걷어가놓고도 고사실에서 대기하라더라.

엎드렸다.

눈물이 나왔다.

훌쩍훌쩍훌쩍.......킁킁 흑흑 헉헉 으허어거엉 으힉 으힉 으끽 으끽

결국 훌쩍은 조용히 꺽꺽대며 우는 소리로 바뀌었다.

아까 외국어가 끝나고 그 시끄러운 쉬는 시간과 달리-_- 다들 조용하게 대기하는 시간이었기에

감히 통곡은 못하고 흐끽흐끽 울었다.


주체가 안돼서 두 손으로 눈을 가리고 있었는데 살짝 눈 떠보니 부감독관이 안쓰럽게 보고 있었다.

'저 망한 건 아니고요-_-;; 아쉽고 그래서 그래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용기가 없었다 ㅋㅋㅋㅋㅋ


혹시 오르비에서 이 후기 보고 왠지 자기네 교실에 있던 학생이 나 같다면 덧글 하나 남겨 주세여.

저 그렇게 망한거 아니었어여ㅋㅋㅋㅋ



생각해보니까 엄마한테 문자로 미리 답을 보내놓으라고 주문했었다. 나 짝수형이니까 꼭꼭! 끝날때 바로!

라고 새겨놨으니 왔겠지 싶었다.

감독관이 미리 폰을 나눠주고 대기했었는데 핸드폰 전원이 켜지는 그 순간이 왜 그리 긴지......미치겠더라.

그런데 막상 폰이 켜지고 문자 9개가 통째로 날아오니까 오히려 엄마의 문자는 못 보겠더라.

친구랑 다른 아이들이 보낸 문자를 먼저 확인하고,

수험표 뒤 가채점한 걸 꺼내고

차분히 마음을 다스리고 가채점을 시작했다.




언어 한 개

외국어 두 개 (이 때서야 듣기도 틀렸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ㅋㅋㅋㅋ 충격은 콤보가 됐다! 오예!)

한지 한 개 (헐 뭘 틀린거야)

경제 한 개 (틀릴 줄 알았다)



중국어는 아직 답이 오질 않았다.


.................외국어의 충격이 두 배가 됐다.

다시 으헝으헝 울려는데 18고사실 돌아가라는 방송이 나오고 애들이 빠져나갔다.

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이OO~~~ 어디야~~~~?' (친구)

'나 지금 엄마가 보내준 문자로 가채점했는데......기분 너무 안 좋다. 너 먼저 가라.'

'뭐?'

'너 먼저 가라고. 아 진짜...........나 미쳤어.'

그리곤 대답도 안 듣고 끊었다.

나란 친구 못난 친구 나쁜 친구 ㅋㅋㅋㅋㅋ 한마디로 개년이었다-_-;;; 어제는 기분이 너무 안 좋았다-_-;



생각해보니 이러면 안될 것 같았다. 다시 친구한테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너 멀리 갔어?'

'으헝ㅀㅇ어허허허엏어어어엉 ㅇ 나쁜 ㄴ앙ㄴㅂ;ㅇㅇ챠야야 으허허허허허허헝

너만 망했냐 너만 망했냐고 ㅁㄴㅇ으어어어어엉ㅇㅇㅇ ㅇ 나 재수해야 될 지도 모른다고 으엉너엉어어어엉'


길에서 통곡하는 걸 보니 역시 내 친구였다>_< 우린 중1때 울다가 친해진 사이였닼ㅋㅋㅋ ㅋㅋㅋㅋㅋ



갑자기 너무 미안해져서 부랴부랴 짐을 챙겨 뛰어나갔다.

친구가 진짜 으헝으헝 울어댔다.

버스를 타고 가까운 PC방에 가서 가채점을 마무리하고 컷을 보려고 버스에 올랐는데

이 지지배가 계속 울었다. (퇴근시간이라 콩나물시루였는데-_-;)


'으허어허허허허헝 나는 관악산 못 가 으허허허허허헣ㅇ

나 논술도 못하고 면접도 못보는데 수시도 못 붙을 거 아냐 으허허허어어허허헝'



친구는 사과대 1차에 붙은 상태였다-_-;

친구 왈, 언어를 다섯 개 찍었댄다.

가채점표를 작성하지 않았기 때문에 피씨방에 가기 전까지는 맞춰볼 수도 없었다.

최선을 다해서 위로했다.

괜찮아 괜찮아.....너라면 갈 수 있어. 넌 논술 잘하잖아. (실제로 잘한다. 엄살 쩐다.)

그만 뚝 뚝 우리 OO이 그만 뚝



생각해보니 버스 사람들이 얼마나 이상하게 생각했을까.

관악산? 분명 서울대 얘기인 것 같은데 뭔가 좀 재수없었으려나.





PC방에 도착했다.

가채점을 시작했다. 어차피 난 몇 개를 틀렸는지는 알았으므로 점수만 봤다.

98 100 95

50 47 47 50

46(ㅅㅂㅅㅂㅅㅂ)


나쁘진 않았다. 그러나 언수외 293이면 기대에 한참 못미쳤다.

솔직히 사탐이 약한 편이라 걱정했는데 쉽게 나와줘서 오히려 다행이었다.(국사 빼고)



중국어는...............중국어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다.

죄송하다고-_-;; 평소에는 점수 잘 나오다가 왜 수능때 이랬는지 모르겠다고.

선생님이 웬 일인지 ㅋㅋㅋㅋ 인자하게 웃으시며 인생이 원래 그런거라고 하셨다.

왠지 기분이 묘해져서

'예 내년 후배들에게 꼭 이런 경우되지 않으려면 끝까지 공부하라고 전해주세요-_-;' 라고 말씀을 드리고 끊었다.





친구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어때...?'

'나 미쳤나봐.'


내 불안감은 상승했지만-_-;; 애써 위로했다.

'괜찮아;; 괜찮아;;;'

그랬는데

'찍은 게 다 맞았어..................나 미쳤나봐..................'

'뭐?'


ㅅㅂ 뭐 이런 년이 다 있어 ㅋㅋㅋㅋㅋ 아무리 6년 친구라지만 좀 빡쳤닼ㅋㅋㅋㅋㅋ ㅋㅋㅋㅋ ㅋㅋㅋ

결과는 1점짜리 하나 틀려서 99점이라는데 감히 나보다 잘봐놓고 나의 위로를 받아?ㅋㅋㅋ

내가 너무 미안해서 버스비도 냈는데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ㅋㅋㅋㅋ


이 샹샹바 ㅠㅠㅠㅠ



친구가 원래 잘하는 편이긴 했다.

결과를 들어보니 언수외탐 합쳐서 4문제를 틀렸댄다.



물론 나도 기뻤지만 언어에 배신 때린 건 용서할 수 없었다-_-

네 이년 이 후기를 보거든 오늘 아침에 탄 택시비 때문에 나한테 빌려간 200원 내놔라




엄마를 만나서 집에 돌아오는데,

왠지 아무 책도 안 보고 있으려니 불안했다.

헐......빨리 가방에서 국사책을 꺼내어 보면서 집에 가야할 것 같은 기분.........

묘했다.

집에 와서 새벽 두시까지 영화를 다운 받았다.

다운만! 받았다. 다 받아놓고 볼려고 하니 졸립더라-_-;; 다운 받으면서 어제 분량의 수기를 썼는데

쓰고 나니 피곤해서-_-;;;;;;; 네이버와 다음 웹툰을 깔짝대다가 껐다.




오늘부터는 논면 준비.

다음 주에 경영대에 특기자 2차 논술 면접 보러 가는데 잘 될지 모르겠다.



으잉? 수능 후기로 시작해서 이상한 마무리.

아무튼 수능 후기 끝~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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