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거래
게시글 주소: https://w.orbi.kr/00024209907
우리는 거래한다. 거래는 일상이다. 돈을 들여 밥을 먹고, 시간을 들여 운동한다.
트레드밀 땀방울은 멋진 몸으로, 졸음을 이겨낸 공부는 우수한 성적으로 환원된다.
(반드시 환원되는 것은 아니다)
스승은 숭고한 업(業)이지만 그들 역시 국가 혹은 사학재단과 거래관계다.
내가 롤을 하는 시간 역시 나 자신과의 거래다. 찰나의 즐거움대신 대입 성공가능성이 줄어든다.
우리는 이를 기회비용이라 배웠다.
모든 거래는 계약에 기초한다. 복잡한 계약서면이 없어도 사실은 모두 계약이다.
천 원을 주고 콜라를 사는 것, 펜을 빌려주고 받는 것 역시 묵시적 계약에 기반한다.
남성이 군대에 가는 것, 시민이 세금을 내는 것 역시 국가와의 계약 탓이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거래관계에 있었다. 동의하지 않았어도 이 땅에 태어나는 순간
국적이 부여되고 헌법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된다. 그래서 헌법을 지키며 살아가야 한다.
총잡기 싫어도 군대에 가야 한다. 전투력을 TV에서 뽐내는 근육맨이 면제나 공익을 가더라도 나는 가야 한다.
아무리봐도 둘 다 자기공명을 위해 열심히 한은 같은데 금메달은 안 가도 되고 빌보드 1위는 가야 한다.
그렇게 우리는 모두 거래관계다. 국가와도, 사회와도, 회사와도, 학교와도, 철학적으로는 자기 자신과도.
거래를 하다 보니 타산(打算)을 하게 된다. 나그네가 머물고 주인집이 술상을 내는 풍경이 사라진 현대에서
거래관계는 많아도 인간관계는 힘들다. 그래서 거래관계는 관계까지 포섭시켰다. 이제 관계도 거래된다.
모임이 생기고, 친목을 한다. 예전 향우회, 동창회로 한정되었던 관계는 그래도 지연, 학연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었다.
독서모임, 와인모임, 달리기 모임 등은 취향까지 분모로 확장해 정주지를 넓혔다. 특이한 점은 자본거래가 동반된다. 본인들이 좋아서 하는 것임에도 실비 이상의 돈이 걷힌다. 비즈니스에 기반한 이 거래관계는 구성원으로 하여금 취향이 아닌 사람에 매달리게 한다. 책을 빌미로, 와인을 빌미로, 운동을 빌미로 그 이상의 돈을 댔으니 사람취향까지 욕심을 낸다.
얼마 전 책을 읽고 싶어 독서모임에 나갔다. 무료한 감상평과 무익한 의견교환이 끝난 뒤 뒷풀이에 간다. 단톡방이 생겼고 조금씩 친해지는 사람이 생긴다. 책보다 사람에 관심이 많게 된 이 공간에서 누군가 치정으로 싸웠고 모임은 그것으로 막을 내렸다.
물론 일부 얘기다. 고전을 탐독하고, 그랑크뤼와 사랑을 나누며, 유산소의 삶을 나누고 싶은 이들은 아직도 많다. 이런 이들이 있기에 관계도 거래된다. 거래는 일상이다. 돈을 들여 모임에 나가고, 열띤 활동은 인간관계로 환원된다.
(반드시 환원되는 것은 아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모두가행복한 0
언매1컷91-92 화작1컷93-94 미적 88전원생존 영어6퍼 사문1컷 45 한지 1컷 45
-
ㅅㅂ지랄 ㄴ
-
걍 벽이 다섯개는 느껴짐
-
2분 남겨놓고 마킹하고 가채점해서 답안지 확인도 똑바로 못하고 제출했는데 제발...
-
사탐컷은 없나 4
궁금함뇨
-
가형: 공통수학1,2, 미적분, 대수, 고급수학 나형(절대평가): 공통수학1,2
-
가산점 받는 과탐이냐 사탐이냐
-
최예나콘서트하네 2
ㅎㅎㅎㅎ
-
쌍지 교과서 구경해본 적 없는데 35-43점 베이스인 지리퍼거 출신임
-
그래도 표점을 믿는다
-
ㅈ같구나 마킹실수라면 생전안한 마킹실수를 수능때하는구나 정법표점안락사
-
닉 변 완 료. 1
네.
-
나 흐콰했어 사회가 날 이러케 맏들었어
-
가형 고급대수 고급미적분 고급기하 확률과통계 나형 미적분 기하 확률과통계
-
가채점 그냥 입력 안 하는 사람도 많을까요?
-
꼬리질문 ㅈㄴ당황스럽네;;;
-
궁금함뇨
-
일단 지2는 못버림. 8과탐 중에서 제일 잘맞고 점수화도 잘됨 물2는 고인물...
-
한의대는어디도 불가겠져?ㅠㅠ
-
내년엔 컷 정상화 제발...
-
과탐 왜 함?
-
연논 학원 다녀야할지 말지 고민중...
-
부모님 설득도 해야하고 고민도 좀 있어서 대답 한번씩만 해주면...
-
생윤과 화학... 흠...
-
심지어 둘다 외야수임
-
표본이 멸절될거같아
-
사탐은 나만의 꿀이였는데 억울함뇨
-
인구 감소에 따른 수능 응시자수 감소를 막기위해 N수생을 늘리는게 평가원의 의도였고...
-
연세대 수리논술 Final (대응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0
고려대학교 수학과 고려대, 서강대, 시립대 등 수학과 수리논술 합격 (기타 :...
-
입시판이 난장판됐뇨 10
그냥 미기확 가나형 시절대로 하지 대체 이게 뭐뇨
-
오노추란 말은 0
좀...
-
피곤함뇨 3
살려주뇨
-
88에서 갈리는 게 아니라 89에서 갈릴듯
-
교육과정 마지막 수능+개편 내용이 엄청나니까 N수생 덜 양산되게 담백하게 내고...
-
물1 물2는 2
가산점 10점씩 더 줘야한다고 생각하면 갳우 ㅋㅋㅋ 이건아니지 시2발
-
48점 백분위 92 47점 백분위 88 예상이라는데 사실이면 물화는 ㄹㅇ 안락사네
-
오노추 0
힙찔이가되
-
화학1 서비스종료
-
아 걍 2
인하의 논술 응시 포기할까 ........ 등급컷이랑 백분위 예측들때매 아예 집중도...
-
그게 나야 바 둠바 두비두밥~ ^^
-
다 구해서 더하는 문제가 화나는게 하나라도 빼먹으면 조지는 정답 나옴 문제는...
-
선택과목 ㅈ 까고 미기확 상관없이 같은 점수=같은 백분위 같은 표점을 부여했으면...
-
와… 이게 서양인가. 난 당연히 나보다 위로 5살은 차이날줄
-
언매 91 2
공통 -7 언매 -2 1컷 희망 회로 돌려봐도되나요?
-
28수능은 국수 1컷 64 탐구 1컷 30으로 맞추죠? 5
그냥 말이 안될 수준으로 시원하게 불 질러보면 좋겠음
-
나도 반수생각 있기는 한데 반수 <<< 이건 진짜 개선해야댐 누군가에게 간절한 대학...
-
한서삼 최초합, 광운대 가천대 추합선이던데 이게 제일 정확한건가요?
이 글은 거래가 되지 않았다.
제가 사겠습니다
이분 글 너무 재밋음 다읽는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