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의날
게시글 주소: https://w.orbi.kr/0003683764
오늘 저녁. 주말 자습을 마치고 돌아온 나에게 아버지가 성년의 날이 내일이라며 꽃과 스킨로션을 선물로 주셨다...
/
그래 작년 5월 초 쯤 이였다.
봄에서 여름으로 슬슬 넘어가는 이시점.
내가 지내고 있던 절은 아직 봄이 머물고 있었다.
거의 마지막 벚꽃잎들이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을 무렵..
2달만에 나를 찾아온 대학생이 된 여자친구에게
내년엔 꼭 꽃구경도 가고... 성년의 날도 함께 보내자고 약속을 했었다.
/
문뜩 헤어진 여자친구가 잘 지내고 있나 궁금해서 페이스북에 가입했다.
이제는 더이상 그 애를 좋아하지 않지만 그냥 문득 .. 그냥 문득 어떻게 지내나 궁금했다.
페이스북에 가입을하고 친구찾기에서 그 친구 이름을 검색하고 한참을 찾다가 그 애의 사진을 찾았다.
타임라인에는 대학생 친구들과 계곡에 간 사진.. 꽃놀이한 사진 등등이 있었다.
그렇게 그애가 어떻게 지내나 잠시 확인한뒤
예전에 스터디를 같이하던 동생들을 찾아보았다. 대학에가서 잘 생활하고 있구나... 얘네는 아직도 서로 연락하네.
고등학교 동창들을 찾아보았다. 벌써 군대를 갔구나... 이번에 휴가를 나오나보다..
한참을 그렇게 멍하듯 이리저리 왔다갔다 했다.
/
12월 중순. 나는 독학재수 끝에 겨우 합격한 대학의 등록을 포기했다.
결정에 후회는 없었고 2월 중순까지 학원을 갈지 혼자 공부를 할지 확실히 정해야 했다.
어머니 가게에서 일을 하고 운동도 했으며 친구와 단둘이 일본여행도 갔다왔다.
설이 지나고 곧 아버지의 강력한 압박으로 재종반에 입학하게 되었다.
/
정말 힘들게 공부했던 재수생활을 끝내고 삼수를 시작하며 내 가슴속에 확고한 나침반을 하나 넣어두었다.
잠깐 하는일이 아니고 오랫동안 그 일을 하려 한다면 그 일을 열심히만 하려고 하지 말고
재미있게 즐기면서 하려고 하세요.
쉬지않고 열심히만 하려고 들면 내 페이스를 잃어버려
결국 그 일을 오래 하지 못하게 됩니다. - 혜민스님 저서 中 -
재수때는 항상 쫓기는 기분이였기에 이 말을 실천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내 마음속에 원칙을 정해놓았다.
수업시간엔 반드시 공부하자 주어진 자습시간은 반드시 이행하자. 주말 자습은 반드시 필수는 아니지만 필수라고 생각하고 매번 참여하자.
매일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공부가 잘되는 날에 무리하지 않고 안된다고 조금하지 않는다. 매일 전과목을 정해진 분량만큼 꼭 한다.
쉬는시간, 공부 외의 시간은 공부를 해도 무관 안해도 무관. 스터디 플레너를 반드시 사용하자.
2월 중순부터 4월 말까지 내가 정해놓은 원칙대로 정말 잘 살아온것 같다. 성적이 예전만큼 잘 나오진 않았지만 스스로 내 공부에 만족했다.
난 잘하고 있어 난 열심히 하고 있어.
하지만 어느순간부터 나의 규칙이 조금씩 무너지는것 같다.
주말 자습을 늦게나오고... 나오면 식사시간에 다른 친구들과 밥먹고 동전 노래방에 가고..
여자애들한테 관심이 자꾸 가고...
나는 내가 절대 완벽한 절대의지의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않기에 저정도면 사람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
왜 저것도 다 따라가지 못하는걸까...
나를 사랑해야하는데 요즘들어 점점 더 나를 미워하게 되는것같다.
정말 오랜만에 오르비에 들어와서 생각나는대로 적다보니 푸념만 늘어놓고 있는거 같네요..
힘냅시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ㅇㅇ?
-
승리쌤 첨들어봐서 어떨지 궁금함 근데 책 시켰는데 본책도 안오고 총정리 1~3만 온거 실환가
-
프사 맘에든다 2
좋아 좋아
-
민족 명절에는 0
우리 선조들이 즐기던 제주첫물 녹차쌀푸딩을 먹어줘야. 제사를 안 지내는 것이 가장...
-
뭐가 더 어려움? 투표좀
-
현역이면 불가능 하겠지만 n수생이라면 ,
-
수능 때 수험번호 잘못 쓰면 정확히 어떻게 되나요? 7
담독관 선생님께서 제출 전에 알려주시나요? 해당 과목만 빵점처리 되나요 아니면...
-
거의 사라지지 않을까 싶음 옛날처럼 워낙 친인척들과 교류도 없고 당장 우리 부모님...
-
상남자특 3
추석에도 빡공
-
커피를 마셔볼까 4
아침에는 커피지
-
이건 예의가 아닌데
-
9평 기준점 3
사람들 국수 뭐 물어볼 때 9평 어쩌구 저쩌구 이런 거 적는데 올해 9평이 실력...
-
다음날에 이러이러한걸 해야지! 같은 기대감이 사라지니 잠을 자기가 싫어짐 그래서...
-
이런 식의 정보 서술만 하고 왜 그런지 납득할 만한 설명은 과감하게 패스함 즉 이...
-
딱 일찍일어나서 오후단과 전까지 듣고 가면 될거같은데 근데 그러면 수능 전주...
-
피곤해죽것네....
-
할무이집 오니까 0
오기싫었는데 오니까 포근하고 좋네 곧 할머니표 백첩반상먹는다헤헿
-
딸피 질문받음 6
18학번이에요 ㅜㅜ
-
우리 아파트에는 4
초 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라고 유성매직으로 A4용지에 써서 코팅한 다음 무려...
-
언미영물지 지금 성적이 중2 높2 80초 1~2진동 1컷 이상 정도되는대 수능때...
-
ㄹㅇ 그랬으면 좋겠어요!
-
에휴이 10
-
절도에 관해서는 세계 원탑인듯 어제 아침에 보조가방을 길가 벤치에 두고 온 걸...
-
저는 개씹덕무근본뻘글만 싸는 똥글싸개 그 자체인데 글은 또 뒤지게 많이 쓸 수 있는...
-
ㅋㅋㅋㅋ
-
용돈 받음 1
굿 ㅎ
-
똥테 진짜 너무 싫은데 4명만 팔취좀;
-
추천해주실 만한것 있나요?
-
배먹어배 2
얘 가을배가 맛있단다
-
연휴에 스카 1
사람 왤케 많냐
-
못한다 친척분들 오셔서
-
눈이 신기하네요
-
작년에 강원랜드감 18
수능 끝나면 올해도 갈 거임ㅋㅋ
-
확실히 정신이 나갔구나
-
근데 모고에 비해 간쓸개는 시간을 엄청 후하게 줌
-
잠시나마 랭복했다
-
닉네임추천좀 10
.
-
즐추 4
되세용
-
거리에서 내게 우연히 들려온 것처럼~살아가다~ 한 번 쯤 우연히 만날 것 같아~
-
음 3
귀엽군
-
일단 독재 문 안열음.. 그래도 친구는 스벅가서 공부한다는데 놀아도 되나;;
-
지인선 n제가 잘 풀리는 아침이구나
-
한장소 동시성 성립은 이해가는데 한장소에서 A입장에서 a사건 뒤에 b사건이...
-
오늘 계획 0
제사준비 도와드리고 실모 벅벅 예정
-
두렵다..마주하기 두려워..
-
독서실에 왔지만 10
ㄹㅈㄷ공하싫이 나를 반기네
-
일주일하고 2주동안 퍼져있었음 내 체력이 조루라 그런것도 있겠지만 정말 힘들더라
-
공대가지마라 5
하...
-
대충 일어나시면 전화하시겠지
내일 성년의날인데... 타지에서 재수중이라서.. 선물 못받을듯..ㅠㅠ 너무 슬프네요 ㅠㅠ
정말 기분좋으셨겠어요!!!
올해는 꼭 목표를 이루시길 바랍니다!! 화이팅입니다!ㅎㅎㅎ
재수하던 작년엔 성년의 날이 있는 지도 모르게 넘어갔는 데 반수를 하는 지금은 유독 쓸쓸할 내일 학교 생활이 그려지네요..
오늘이 성년의날인가요? 뭐하는날인지도 모르는데 제가 해당되는 나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