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량이 많다고 착각하는 과학/기술 지문 독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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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쑥마늘입니다.
국어와 관련된 제 프로필을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 2021학년도 6월 모의평가 88점
- 2021학년도 9월 모의평가 98점
-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8점
- 2022학년도 6월 모의평가 화작 100점
오늘의 주제는 ‘정보량이 많다고 착각하는 과학/기술 지문 독해하기’입니다.
특히 복잡한 과정이 줄줄이 나올 때 정보량을 줄이고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 얘기하고자 해요.
비례/반비례 관계가 연속적으로 나오는 경우 정보량에 부담을 느끼고 결국 지문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더라고요. 납득하자니 문제 풀이에서 막히고, 이해하자니 지문 읽는 속도가 너무 느려진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납득만으로 정보량을 줄이는 건 불가능합니다. 새로운 개념이나 관계가 끊임없이 제시되는데, 이걸 ‘아~ 이렇구나. ㅇㅋ~’ 수준으로 다르게 수용하기에는 역부족이죠. 그래서 우리는 이 관계에 대해 이해하고 정보량을 줄여나갈 것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이해한 후 정보량을 줄일 수 있는지 직접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오늘 함께 볼 지문은 2019학년도 9월 모의평가 STM 지문입니다. 지난 칼럼과 달리 오늘은 지문 전체에 대해 분석할 거라서 글이 다소 길어질 수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럼 시작해볼까요?
*형광펜으로 표시한 부분에 유의하면서 독해해보세요:)
1문단
우선 주사 터널링 현미경이라는 것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네요. STM에는 금속 탐침과 시료 표면이 있는데, 둘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양자 역학적 터널링 효과라는 것에 의해 접촉 없이도 전류가 흐른다고 하는군요. 아직 이해할 수 있는 아무런 단서도 없으니 납득하고 넘어갑시다.
거리가 원자 단위 크기에서 변해도 전류의 크기는 달라진다고 하네요. 이 민감함을 이용하면 시료 표면의 높낮이를 원자 단위에서도 측정할 수 있다고 합니다. 특별히 아직까지 이해해야 하는 내용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네요. 계속 읽어봅시다.
첫 문장에서 던졌는데 미처 파악하지 못한 내용을 회수할 수 있도록 돕는 문장입니다. 첫 문장에서 시료 표면은 도체와 반도체인 경우만을 얘기했는데, 지금 이 문장에서는 전류가 흐를 수 없는, 즉 부도체인 시료 표면에 대해서는 STM을 이용하여 관찰할 수 없다고 말하네요. 납득하고 다음 문장까지 쭉 읽어봅시다.
민감하다는 표현을 반복한 걸로 보아 원자 단위에서 측정할 수 있는 게 좋은 건가 봅니다. 근데 이게 진공 기술과 연관되어 있다고 하네요. 다음 문장에서 제시될 내용이 진공 기술과 과련된 거라고 예측하고 넘어갑시다.
2문단
앞서 언급한 진공과 관련된 내용이네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계속 읽어봅시다.
기체 분자들이 존재하면 시료 표면의 관찰을 방해해서 실험에 영향을 미치므로 차단할 필요가 있겠네요. 그래서 진공 통 안에 설치되어 사용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진공’이라는 단어의 엄밀한 정의를 모르더라도 이를 통해 시료와 기체 분자의 접촉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갑시다.
오, 진공에 대한 엄밀한 정의를 글에서 아예 주네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기압의 개념이라는 지문에서 언급하지 않은 배경지식을 끌고 와야 하므로, 지문에서 ‘-(라)고 한다.’로 표현한 대로 개념을 납득하시면 됩니다. 대신 기체 압력이 낮을수록 진공도가 높다는 비례 관계는 머릿속에 챙겨주세요.
조건문은 다른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말하고자 하는 바 외의 다른 조건들을 고정된 값으로 지정하는 내용이라고 납득하시면 됩니다. 기체 압력과 관련된 관계가 나왔는데, 앞서 제시된 진공의 정의에서도 기체 압력과 관련된 내용이 나왔으니 하나의 인과 관계로 정리해주세요.
기체 분자의 수 ↑↓ → 기체 압력 ↑↓ → 진공도 ↓↑
정리하자면 이렇게 되겠네요.
앞서 정리한 인과 관계에 대한 내용입니다. 진공 통에서 기체 분자들을 뽑아내어 기체 분자를 없애버리거나,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하면 기체 압력을 낮출 수 있고, 이는 곧 진공도가 높아진다는 말이겠네요. 진공도가 높아졌다는 말은 실험을 방해할 요인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뜻이고, 이는 곧 STM이 대체로 진공 통 안에 설치되어 사용되는 이유와 귀결됩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부분은 오직 앞에서 제시한 인과 관계가 전부이고, 나머지는 이해만으로 충분히 소화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시된 정보를 모두 엮어 이해하니 정보량이 그리 많다고만 느끼지는 않으셨으리라 봅니다. 그럼 계속 읽어봅시다.
3문단
너무 친절한 문장이네요. 앞으로 나올 개념들을 이해해야 한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2문단에서 기체 압력을 낮춰서 진공도를 높이는 방법에 대해 정리한 바 있습니다. 3문단에서는 이게 더욱 확장되어,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진공도가 요구되는지에 대해 말하려고 하고 있네요.
단분자층 형성 시간의 개념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했는데, 마침 개념이 나왔습니다. 한 층의 막을 형성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라고 하네요. 이어 새로운 인과 관계가 제시됐는데, 이는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표면에 달라붙어 한 층의 막을 형성하는 것인 만큼 달라붙을 확률이 크고, 충돌 빈도가 높을수록 그 시간은 짧아지겠죠. 이렇듯 개념들을 연결해서 읽으면 정보량을 줄이면서 독해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에 따르면’이라는 표현이 나왔을 때, 그 개념이 사전에 제시된 게 아니라면 지문 내 내용만으로는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서술된 관계만을 정리하고 납득한 뒤 넘어갑시다.
수치에 주목할 게 아니라 앞의 내용을 다시 반복해서 말하는 것임을 파악해야 합니다. 압력이 낮아지면 단분자층 형성 시간이 증가한다고 하네요. STM을 진공 통 안에서 사용하는 이유가 기체 분자의 방해를 받지 않기 위함이므로 글에서 명시한 수준의 초고진공이 요구되어야 시료를 관찰할 만큼 충분한 시간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3문단에서는 비례/반비례 관계가 굉장히 많이 나와서 정보량이 많다고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허나 직관적인 이해가 가능한 부분은 그대로 수용하고, 그렇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체크하신 후 향후 문제에서 언급할 때 되돌아올 것을 추천합니다. 모든 정보를 기억하는 것은 비효율적이고, 애초에 그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4문단
*다음 그림을 참고해서 읽어주세요.
방금 3문단의 마지막 문장에서 초고진공이 요구된다고 했는데, 이 초고진공을 얻기 위해 쓰이는 스퍼터 이온 펌프라는 장치에 대한 설명을 하려나 봅니다. 이는 펌프 내부로 유입되도록 진공 통과 연결하여 사용한다고 하네요. 진공 통 안에는 STM이 설치되어 있다는 점을 잊지 않으셨죠? 이 경우에는 언어 자체로 수용하기보다 표상을 통해 머릿속에 이미지를 구현하거나, 이 지문처럼 그림이 있는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활용하시면 좋습니다.
기술 지문에서 흔히 나타나는 특징으로, 장치의 구성 요소들에 대한 설명입니다. 이걸 기억하기보다는 체크하고, 후에 부연 설명을 한다면 그것과 엮어 이해하려고 노력합시다.
우선 영구 자석에 대한 설명이군요. 고전압의 영향으로 음극에서 전자가 방출되고, 양극으로 이동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전자는 주변의 기체 분자와 충돌하며 기체 분자들을 양이온과 전자로 분리시킨다고 하네요. 초고진공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계속 읽어봅시다.
양이온의 경우에는 음극으로 당겨져 이동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고 합니다. 분리된 전자야 기체 분자를 분리하겠네요. 이걸 1차 펌프 과정이라고 명명한다고 합니다. 다만 이 목적을 상기하세요. 기체 분자가 관찰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이 과정을 거치는 거잖아요.
양이온이 음극에 충돌하면 타이타늄이 떨어져 나오는데, 이게 주변 기체 분자들을 흡착한다고 하네요. 이걸 2차 펌프 작용이라고 부르고요. 이것 역시 기체 분자가 관찰에 방해되기 때문에 거치는 과정입니다.
네, 초고진공 상태를 얻기 위해서 스퍼터 이온 펌프를 사용한다고 했는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초고진공 상태를 만든다는 걸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는 문장이네요. 초고진공 상태는 결국 기체 분자를 없애 시료 표면을 관찰하기 위함임을 잊지 맙시다.
자, 이제 독해가 끝났습니다.
정말 긴 내용이었는데 따라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글이 말하고자 하는 바, 즉 하나의 화제를 중심으로 모든 내용을 엮어서 읽으면 정보량이 많은 듯 보이는 지문들도 차곡차곡 쌓이는 느낌을 받으면서 깔끔하게 독해하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특히 이런 정보량이 많은 글일수록 문장 하나하나를 읽는 힘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하여 문장 독해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으신 분들의 경우 개인적으로 'PIRAM 생각의 발단 - 독서편'을 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기본에 가까운 내용만을 담고 있어 너무 쉬운 게 아닌가, 이 시기에 해야 할 게 맞나 생각이 드실 수 있겠으나, 기본이라는 건 쉬운 내용을 일컫는 표현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근본을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문장에 내포된 의미를 제대로 독해할 수 있는 사람만이 지문을 온전히 독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재 관련 추천 글도 썼으니 참고하실 분들은 링크 보세요.
솔직히 제 칼럼 한 번 읽는 것보다 이 교재 3일~2주 잡고 끝내는 게 효과가 더 좋을 듯
오늘의 칼럼은 여기까지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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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칼럼은 스크랩하고 시간 있을때 다시 정독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혹시 경제...글을 올리셨나 찾아보러가야겠네요)
경제...는 올린 바 없습니다ㅠㅠ
7모에서 기술이랑 경제그래프 두개 다 나와서 뇌절왔는데 나중에 이 주제로도
시간 있으시면 한 번... 다뤄주시면 정말 감사할 것 같아요 ㅠㅠ 하 그렇게 풀어도 볼때마다 새로운...
어디서 얼핏 듣기로는 예전 기출에서 나온 개념은 다 안다는 베이스로 간다는 소리도 들어서 좀 불안하네요 ㅠ
혹시 원하시는 평가원 지문이 있다면...그걸로 해보겠습니다:)
학 집가서 찾아보고 댓글 남길게요!!
아마 글 전체를 뚫어내는 힘이 아직 부족한 듯 싶은데, 이걸 어떻게 쇼부봐야할지가 가장 큰 고민입니다..
그런면에서 칼럼 아주 잘 읽고 있습니다
전 미토콘드리아 지문 요청합니다 ㅎㅎ
선생님 진짜 진지하게 피램 발단편으로 문장독해 강화하시는 건 어떻습니까...! 이게 게임으로 따지면 +1 능력치 올려도 전체 능력치에 모두 적용되는 듯한 범용성이라서....
SookManeul Column Brings Me Here♥︎♥︎
기술지문이랑.... 과학지문은 넘모 어려운것같아요....
그래서 저같이 기술과학 어려워하는친구들한테는 많은 도움이 될것같네용 ㅎㅎ
(휴 수능판 빨리 떠서 다행이다 어려워서 어후)
10,000덕의 주인공 축하드려요:)
해으응첵오다는거신단단다아
10,000덕의 주인공 축하해요:)
10,000덕의 주인공 축하드립니다!
10,000덕의 주인공 축하드려요!
가즈아
10,000덕의 주인공 축하드립니다
오예
국어 자료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만덕 주데염
26시켜주시는 분들 다들 칼럼 한 번 정독 해주세요 진짜 좋은 칼럼입니다..
맨날 과학기술 지문 풀 때 식겁하는데 참고해야겠네여
칼럼 매번 감사함둥 ㅎㅎ,,
이 지문 읽을 때 진짜 빡셌는데 국어 칼럼 너무 달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공들여서 칼럼을 작성해주시다니.... 오르비 칼럼의 부흥에 힘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칼럼이야말로 정말 대단하신...!
혹시 기술지문중에서 부호화지문같은 과학적 원리가 많이 없는 지문은 어떻게 하시나요? 과학지문이랑 기술지문이 섞인 stm이나 이번 6평 기술지문, 키트지문들은 이해위주의 독해가 되는데 부호화지문이나 gps지문같은거는 잘 안읽히더라구요 ㅠㅠ 혹시 해주실수 있으신가요?
부호화...라...한 번 해보겠습니다:)
기다릴게요
저는 그냥 납득하고 가는 수 밖에없는 것같아요,,만약 여력이 되면 대충 읽고 문제풀 떄 힘줘서 다시 읽어보는 것도 좋은 듯
피램의 핵심 관점이나 실전 행동영역들을
가져가려면
피램 독서문학 생각의 발단편만 봐도 모두 얻어갈수 있나요?
ㅇㅏ니 이시험왜 1컷97?
죄송하지만 질문하나 드려도 될까요?
기체분자수와 압력 사이의 관계는 비례한다고 지문에 나와있는데
수식에서는 반비례로 표현해주신거같은데 확인가능할까요....?
ㄹㅇ 피램인줄 ㅋㅋㅋ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