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현역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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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다 쓰고나니 무언가를 말하려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기승전결 하나도 안맞는것 같네요.
그냥 편히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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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4일 5시 30분 서울대에서 발표가 났다.
속으로는 '우선선발됬으면 좋겠다.' 하고 간절히 기도 했던것 같다.
그리고 1차에서 떨어지리라고는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설마 설마 하는 마음으로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전화기 넘어 들리는 한마디. '불합격 입니다. 감사합니다.'
처음에는 멍하니 서있다 잘못들은줄 알았다.
그리고 인터넷으로 들어가 확인했다.
'불합격' 3글자 밖에 없었다.
집으로 와서 펑펑울다 온몸에 피가 안통해 저릴 때까지 계속 울었다.
다음날 아침 꿈일까 확인해봐도 꿈은 아니었고
그리고 그 현실속에 지금도 살고 있다.
나는 왜 떨어졌을까?
꿈속에 자꾸 서울대 교수들이 나와 이유를 가르쳐 주겠다고 한다.
꿈속에서 너무 슬퍼서 가위에 눌리기도 한다.
꿈속이 아닌 현실에서도 울고 싶을 때가 너무 많다.
나는 왜 떨어 졌을까 보다도 나는 참 바보 같다는 생각 때문에.
나는 참 학교 생활에 충실한 학생이었다. 그리고 내가 한가지 자부할 수 있는 사실은
누구보다도 '학생답게' 학창시절을 보내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난 그것이 자랑스러웠다.
성적은 학원을 다니지 않은 채로 친구들을 제치고 전 과목 내신(이과) 1.06을 받았고
학생다운 모습으로 친구들이 자는 음,미,체 시간에도 항상 맨 앞자리에서 경청해서 실기 만점,
이렇게 비리비리한 몸으로 체육 만점을 받아냈고, 음악도 1등에 가까운 성적이었다.
언제나 선생님께 질문을 하느라 쉬는시간을 할애 했고
전교에 60명에 가까운 선생님중 날 모르는 선생님 한 분 안계셨다.
내가 좋아하는 선생님은 3년간 1000번도 넘게 찾아 뵜고,
쉬는시간에는 쉬고, 공부할 시간애는 친구들에게 '공부하자' 말하며 열심히 공부한
그런 '학생다운' 학생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런 공부에만 치중하지 않았던, 학생답게 행동했던 시간들이 나에게 도움이 될 줄 알고 있었다.
한가지 더, 친구들이 알파테크닉을 볼때 혼자 숨마쿰라우데를 잡고 있었다는 사실이
누군가 헬리오스 화학2를 들을 때 일반화학과 숨마쿰라우데 화학2로 혼자 공부해왔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
1.06이 된 이유인 물리와 영어, 물리 1등급은 0.1점 차이로 물리 인강을 듣던 학생에게 돌아갔고
학원을 다니지 않아 약했던 영어 문법문제만 틀려 2등급을 맞았지만
그래도 대학은 혼자 열심히 한 사실을 높게 평가 해 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렇게 내신 0.03점 차이로 쓰게된 지균이 아닌 서울대 특기자 전형에서 '똑' 떨어졌다.
나는 그렇게 바보가 되었다.
아무리 혼자 대학원서를 읽고 공부 할 줄 아는 학생이라도 0.03점 차이인 사교육 학생을 대학은 더 좋아하나보다.
대학에서 아무리 자소서와 추천서를 강조 한들, 1년간 공들여 쓰고, 수십명에게 칭찬을 받은 내 자소서와
3년간 1000번이나 찾아 뵌 선생님의 추천서가 의미 없어지는 걸 보면, 그것 보다는 내가 특목고가 아닌 일반고라는 사실이 더 중요한가 보다.
생기부와 스펙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한들 24페이지 가득 나의 이야기로 채워진 생기부와, 그 많은 스펙들이 다 날라가는 것 보면... 이 더 중요한가 보다.
도대체 무엇이 중요한걸까.
학교생활에 충실한것?
사교육을 받지 않은것?
생기부 추천서 자소서?
내신?
정말로 모르겠지만, 그렇게 믿었던 내가 바보였지만
나는 앞으로도 바보처럼, 그렇게 항상 학교에 성실하고 현재에 충실하게 살아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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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비방하거나 깍아 내리거나, 지 잘났다고 쓴 의도는 없습니다.
또한 위로를 바라며 쓴것 또한 아니고요.
단지 누군가는 성공해서 수기를 쓰기도 하지만 이런 사람 또한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부연설명을 하자면 저희 학교는 1년에 서울대3명 포공 2명 연고대8명정도 가는 경기도 비평준화 고교입니다.
거기서 전 유래없는 서울대, 포공 둘다 1차에서 떨어진 사람이 되었고요.
한가지 의심이 되신다면 아마 내신 거저먹는 학교가 아니냐?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그정도는 아니고 저도 3학년6월까지 언수외탐 99%이상 맞았구요, 수능은 언수외 백분위 95 96 98입니다.
참 많이 허탈하네요. 지금은 고대 학추 결과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가 이유가 아닐까요 라는 말은 딱히 안써주셔도 됩니다.
그냥..ㅎㅎ 이런 사람도 있다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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