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쓰나미 [475210] · MS 2013 · 쪽지

2014-02-27 03:48:53
조회수 639

나에게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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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XX아^^ ㅎㅎ

내가 이렇게 너한테 편지를 쓴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이렇게 편지를 쓰려고 하니 네게 해주고 싶은 말도 많고, 편지로 내 마음을 온전하게 전해줄 수 있을지 걱정되기도 해. 과거의 너가 자퇴에 대해 정말 많이 생각했다는 거 잘 알아. 그리고 그와 더불어 학교와 친구들, 그리고 너의 꿈에 대해서 또한 많이 생각했다는 것도 알고 있어. 그때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내 생각에 대해 모두 반대했는데, 두 부류로 나뉘었었지. 오직 내가 자퇴에 대한 환상만을 가지고 많은 정보도 수집하지 않고 생각도 많이 하지 않은 체 무작정 일을 벌이려 한다고 걱정 하는 부류와, 오직 자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만을 가진 채로 나의 자퇴를 비난하는 부류가 그들이었지. 주변 사람들이 어떤 부류였던지 간에, 그때의 나는 나보다 자퇴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가진 사람은 없을 것이고 또한 나에 대해서 자세하게 아는 사람도 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며 주변 사람들의 생각에는 전혀 귀기울이지 않았어. 하지만 그래도 나보다 먼저 입시를 겪어보았거나, 자퇴를 해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수험생 커뮤니티를 돌아다녀 자퇴와 관련된 주변의 조언을 깊이 들어본 적도 있었고, 여러 차례 직접 글을 작성해서 내 자퇴에 대한 견해와 현재 심정에 대해서 표현하기도 했었지. 그런데 그러던 과정속에서도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게 자퇴에 대한 부정적인 말은 뻔한 얘기 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극소수의 자퇴에 대한 이점에만 집중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어. 그런 자퇴를 향한 편협적인 시각만을 남겨둘 때즘, 자퇴를 완강히 반대하시던 부모님께서도 어느정도 내 의견을 존중해주겠다는 쪽으로 마음을 돌리셨어. 그래서 나는 속으로 생각했지. '아! 이제야 자퇴가 기정사실화 되는 구나'. 그 때 불현듯 내 뇌리를 스친 생각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친구들과 추억에 대한 것들이었어. 그래서 부리나케 초등학교 이후로 거의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에게도 연락을 해보고, 중학교 때 친구들과 현재 학교에 다니기 전 특목고 친구들에게도 안부를 물었지. 다행히도, 대부분의 친구들은 나의 안부에 따뜻하게 대해줬고, 이를 통해  공부만 하느라 주변에 친구들이 별로 없어도 외로움을 느끼지 못했던 전과 달리 친구들의 부재에 대해서, 고등학교 시절 추억의 부재에 대해서 다시 한번 깊이 사유할 시간을 갖게 되었어. 더불어서 현재 다니고 있는 고등학교 친구와 까톡을 주고받던 중 자퇴 얘기가 나왔는데 그 친구는 자퇴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이 자퇴에 대한 편협적이고 부정적인 생각만을 얘기하면서 자퇴를 하면 나와는 관계를 끊겠다고 심하게 까지 얘기를 했어. 처음에는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아서 많이 서운하기도 했어. 근데 계속 얘기를 주고받고, 밤에 잠들기 전 자퇴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며 그 친구와의 대화내용을 주고받던 중에 그 친구의 진심이 갑자기 느껴지는 거야. 그때부터 갑자기 자퇴를 해야 겠다고 마음을 굳힌 이유로 단 한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던 학교 생활의 유익함과 추억을 쌓고 친구들과 어울면서의 즐거움에 대해서 처음으로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어. 그 생각에서 시작되어 '너가 지금 자퇴를 할 용기와 포부와 자신감으로 고등학교 2,3학년 때 친구들과의 정말 기분 좋고, 평생 잊을 수 없으며, 죽기 전까지 가장 행복했던 기억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추억을 쌓으며, 주변 친구들을 경쟁상대로 삼는 것이 아니라 협력자로 삼으며 도와줘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면서 함께 공부하면 얼마나 기쁠까? 라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어... 그래서 나는 결정했지. "자퇴를 하지 않겠다고... 정말 미친듯이 공부해서, 목동에서 일하는 우리 누나가 말했던 것처럼 한달 과외비 200만원으로 치장한 수능괴물들보다 치열하고 절박하고 행복하게 공부하면서 수능만점을 받겠다고... 만약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하여 재수를 하게되어 교육과정이 바뀌어 여러가지로 다시 공부해야 할지라도 내 인생에서 두 번 다시는 오지 않을 나의 제일 친한 학우들과 '학창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이라는 것을 만들며 열심히 협력하면서 '수능만점'을 위해서 공부해야 겠다고... 그렇게 나는 결심했고... (여기서부터는 상상...ㅎㅎ) 그 이후로 정말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정도로 공부만 했지,,, 그래서 3월 모의고사에서 높은 성적을 거두게 되었고 이어지는 6월달 모의고사에서 꿈에 그리던 만점을 받으며 수능만점을 받을 수 있다는 의지를 새기며 많은 친구들의 응원을 받게 되었지... 뿐만 아니라 학교 일정에 따라 제주도로 미리 수학여행을 가게 되어 친구들과 잊지 못할 추억을 쌓는 것은 물론, 행복한 고등학교 생활의 시초선으로 시작할 수 있게 되었지..^^

-P.S. 욕까지 해가면서 자퇴를 반대해준 유일한 친구인 정치근에게 고마움을 표햐고 싶다..

< 이 게시글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의지를 다지기 위한 편지 형식의 글입니다. 이 글을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되는 오르비에 올리는 이유는 남들에게 민폐를 끼쳐가면서까지 인터넷에 영원히 남겨 내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함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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