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기준] 기출을 통해 무엇을 배워야 할까
게시글 주소: https://w.orbi.kr/0004406482
기출문제를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
교과 과정의 기본 개념에 따라
어느 시험이든 기출문제를 분석하는 것은 가장 효과적인 공부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그 시험의 성격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수단이 바로 기출 문제이기 때문이지요. 물론 수능시험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렇다면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수학영역은 대체 어떤 능력을 측정하려는 시험일까요?
평가원의 출제 매뉴얼에 따르면 수학(수리)영역의 시험의 성격은‘고등학교까지의 수학 학습에서 배운 기본 개념·원리·법칙을 이해하고 이를 적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너무도 당연한 얘기로 들리겠지만, 실제로 수능시험장에서 이러한 시험의 성격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실천에 옮기는 학생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정말로 교과 과정에서 배운 기본 개념·원리·법칙을 이해하고 적용할 줄만 알면 모든 문제가 풀린다는 데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기출문제를 통해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것이 바로 여기에 대한 확신입니다.
-‘내가 배우고 이해한 내용만으로 정말 문제들이 다 풀리는구나!’
이러한 확신이 없이 문제를 풀다 보면 막히는 부분이 나올 때마다 내가 아직 배우지 못한 뭔가 새로운 내용을 적용해야 되는 것이 아닌지 자꾸 의심이 들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을 찾아내려고 새로운 고민을 하게 되면 문제가 요구하는 방향과는 더더욱 멀어지기가 쉽지요.
따라서 기출문제를 공부할 때는 우선적으로 풀이의 근거가 모두 교과 과정의 기본 개념과 원리에 담겨 있는 지를 꼭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자신이 이해하고 있는 기본 개념의 범위가 교과 과정보다 더 넓다면 거기에 기준을 맞추면 되지만, 가능하면 문제 해결에 필요한 내용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대다수의 학생들에게는 훨씬 유리합니다.
확신이 들지 않는 경우에는
그런데 풀이의 근거를 하나하나 점검하다 보면 이것이 과연 교과 과정의 개념만으로 해결이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게 됩니다.
그 대표적인 예로 2011학년도 9월 평가원 문항(그 이름도 유명한 스티커 문제)을 들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설명을 보기 전에 문제를 잠시라도 풀어보시기 바랍니다)
2011학년도 9월 평가원
주머니 안에 스티커가 1개, 2개, 3개 붙어 있는 카드가 각각 1장씩 들어 있다. 주머니에서 임의로 카드 1장을 꺼내어 스티커 1개를 더 붙인 후 다시 주머니에 넣는 시행을 반복한다. 주머니 안의 각 카드에 붙어 있는 스티커의 개수를 3으로 나눈 나머지가 모두 같아지는 사건을 A라 하자.
시행을 6번 하였을 때, 1회부터 5회까지는 사건 A가 일어나지 않고, 6회에서 사건 A가 일어날 확률을 구하시오.
문제를 읽어 보니, 자칫하면 1회부터 6회까지의 모든 경우의 수(총 729가지)를 다 헤아려 봐야할 것 같군요. 하지만 문제당 평균 3분 정도의 풀이 시간을 요구하는 시험, 그것도 수학시험에서 그런 것을 요구할 리는 없습니다.
일단은 사건 A가 일어나는 어떤 규칙성이 존재한다는 가정 하에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사실 이러한 가정은 모든 수학적인 법칙의 대전제와도 같으며, 고교 과정에서는 특히 수열 단원에서 그 원리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사건 A가 일어나는 경우부터 조사해 봅시다.
이때, 사건 A는 각 카드에 붙어 있는 스티커의 개수가 아니라 그것을 3으로 나눈 나머지에 따라 결정되므로 카드에 붙어 있는 스티커의 개수는 사건 A의 결정요소인 나머지만으로 표현하겠습니다.
즉, 카드0 은 카드에 붙어 있는 스티커의 개수를 3으로 나눈 나머지가 0이고, 카드1 은 카드에 붙어 있는 스티커의 개수를 3으로 나눈 나머지가 1임을 뜻합니다.
사건 A가 일어나는 경우는 아래와 같이 시행 후에 모두 카드1이 되거나 모두 카드2 또는 모두 카드0이 되는 세 가지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보이는 바와 같이 처음 (카드1,카드2,카드0)의 상태에서 사건 A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3장의 카드가 필요합니다.(규칙성을 찾았습니다!!)
따라서 1회와 2회의 시행에서는 절대 사건 A가 일어날 수 없으며, 3회의 시행 후 사건 A가 일어날 확률은 세 문자 +1, +1, +1 중 두 개를 세 카드 중 하나에 배열하는 방법의 수와 같습니다. (계산 과정은 생략)
∴ P(A)=1/3
그러므로 3회의 시행에서 사건 A가 일어나지 않을 확률은
P(A^C)=2/3
이때, 3회의 시행 후 사건 A가 일어나지 않는 경우는 아래와 같이 3개의 스티커를 모두 다른 카드에 붙이거나 모두 같은 카드에 붙이는 두 가지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3회의 시행에서 사건 A가 일어나지 않으면, 세 장의 카드는 3으로 나눈 나머지가 다시 처음 (카드1,카드2,카드0)의 상태와 같아집니다.
결국, 5회까지 사건 A가 일어나지 않고, 6회에서 사건 A가 일어날 확률은 3회까지 사건 A가 일어나지 않고 그 이후의 3회에서 사건 A가 일어날 확률과 같습니다.
∴ P=P(A)×P(A^C)=(2/3)×(1/3)=2/9
결론적으로 문제에서 묻고 있는 시행은 확률이 일정한 독립시행이었던 것입니다.
(교과 과정에서 여러 번의 시행을 반복했을 때의 확률에 대한 개념이 독립시행의 확률밖에 없음을 알고 있었다면 조금 더 접근하기가 수월했을 것입니다.)
주어진 상황을 그것을 결정하는 요소(변수)로 표현하려는 것은 수열의 일반항을 찾거나 방정식(또는 함수)을 구성할 때 매번 다뤄지는 원리이며(지난칼럼 '개념을 효과적으로 공부하는 방법' 참조), 자연수를 특정한 수로 나눈 나머지에 따라 분류하는 것 역시 짝수와 홀수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면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입니다.
(이와 같이 여러 단원의 개념들이 통합되어 풀이의 근거를 혼자의 힘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문제에 대해서는 주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출분석의 관건은 내가 알고 있는 내용만으로 문제가 다 풀린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하는 것이며, 여기에 대한 확신이 생겼을 때 수능에 대한 두려움은 대부분 사라질 것입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피곤타 1
자자
-
때는 대학을 합격하고 5월 즈음에 메가에서 장학금이 나왔지 형은 그걸로 다음 년도...
-
집이 훨 더 잘 댐
-
4명중에 2명만 들을 것 같습니다.
-
한의대를 가장현실적인 목표라고 잡았을때 사탐2개하는게 맞겠죠? 의치는 어차피 과탐을...
-
아오그냥던질까 5
졸리네...
-
국어 화작 표점 131/백분위 96(1) 수학 미적 표점 113/백분위 66(4)...
-
제곧내에요 설대식 402.X인데 지금 등수 보니까 넘 불안하네요…
-
전개 앞부분에 발단이 포함되어 있는거같던데 그럼 발단 안하고 전개 바로 들어가도 되는건가요..?
-
피곤하니 더 버러지가됐군.
-
사탐런 고민 0
언매 82 미적99 영1 생99 지구50 인데 의치한 생각하면 생지 다시해야될까요?...
-
내신 열심히 챙기다 벽 느껴서 던져버린 고2 2학기 하루에 폰 12시간 하던...
-
낄낄
-
월요일 독서 들으면 화요일에 문학+독서 복습 이런식으로 해야하나요
-
intj-p인 사람들은 귀신같이 맞추네 ㅋㅋㅋ
-
사탐 커리 질문 3
쌤들 인강 커리에 기출도 있는데 기출 강의&교재 하고 마더텅도 해야하나요?...
-
저도 라인 잡아주세요 15
제발 획득비 약수좀 보내주세요 아 ㅋㅋㅋㅋㅋㅋㅋㅋ
-
순서대로 23 24 25임 원점수 순서대로 80 94 98로 기억함
-
새벽에 심심해서 오르비 들어왔는데 잠깐 자기 전에 국어 질문 하실 분 있으면...
-
진학사에서 이새끼는 경제랑 지구를 했어…? 하는 표본이 보이면 저인겁니다
-
올해 반수해서 경외시 낮공 갈 성적받았는데 그냥 다닐까? 한학기 해둔거 아깝기도하고...
-
발상의전환으로 자존감높이기
-
구석에서 혼자 울고있지 말라고...
-
ㅈㄱㄴ
-
고2때외모적으로자존감이바닥을쳤어서 고3때나는그럼에도공부로좋은대학을...
-
ㅈㄱㄴ
-
궁금하구만요
-
백분위로 화작 기하 영어 화1 지1 98.96. 2. 97. 98 나왔는데 시대...
-
흔하디 흔한 양산형 혐한 영상중 하나.. 내용은 다들 예상하시다시피 "한국은 삼성이...
-
난 그때부터 쭈욱인줄
-
평소엔 스팸 김볶밥 같은거먹다가 일주일에 한번 치킨 시켜먹는 정도로 계산했을때
-
발렸다 6
어차피 발릴 걸로 예상하긴 했는데 ㅠㅠ 진짜 골결정력 joat이네..
-
제가 자사고 + 정시라서 내신에 손을 뗀지가 오래라... 좀 성적이 개박았습니다...
-
주관식 답으로 25가 또 나올까? 올해는 6 9 수능에 다 낸거 보면...
-
나한테 바로 키스 갈김 이렇게 매력적인 남자가 어딨음?
-
우울글 조금만 6
뭐 앞으로 창창한 미래가있고 하고싶은것도있고 해야할것도있고 어떤 성장과 성공과...
-
삼각형 4개는 모두 합동임
-
나는 진짜 씹닥후임
-
국숭세단 가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ㅠ ㅠ 스나도 불가능한가요
-
하 그래도 75만원 주고 조금더 대학 잘 가려고 컨설팅 받는건데 구린내 나는...
-
메디컬 가면 행복하려나 12
의문이네
-
글 좀 써볼까 6
이틀 전에 혼자 폭주했었는데
-
날 좋아하는 여자/남자가 있을까
-
ㅋㅋㅋㅋㅌㅌㅌㅋㅋㅌㅋㅌㅋㅋㅌㅌ 쉬지를 않네 사람들
-
전 행복함뇨 3
수능 끝난 이후 친구를 만난적이 단 한 번도 없고 여자친구도 없고 새해 첫날 술마실...
-
2024.12.13 2:00PM 내 진심의 노력이 닿기를
-
ㅈㄱㄴ 중앙대는 안성캠이라 인식이 조금 안 좋을까요 ㅠ
-
굳이 안하는걸 추천합니다 자기가 서강대 이상 갈수있다 하면 런하는게 좋지만 그냥저냥...
-
진짜 벌벌 떨면서봄..
ㅋㅋ 저 문제를 직접 시험장에서 만나본 사람들은 확률문제가 진짜 두려웠었죠... 저때 저문제를 맞춘 친구는 9월 2일이라서 11로 찍었었는데 맞췄는데...
수학자들이 즐겨하는 장난?이긴 하지만... 어쨌든 대단한 직관의 소유자로군요~
9+2=11!!
좋아요
교과과정기본개념.오늘 수비공부하는대많이중요하더군요
죄송한데 2010 나 형 25번도 알려주시면 안되나요??ㅜ 홀 수 번째랑 짝수번째 규칙이 있는건 알겠는데 무엇을 원하는건지 도통 보이지가 않습니다 ㅜ 그냥 노가다로 구하면 답이 나오긴 하는데 ㅜ
그 문제 역시 교과 과정의 기본 개념을 이용하면 가장 효율적이고 정확한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답니다!
힌트를 드리자면 대칭성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왜 홀수번째와 짝수번째의 차이를 묻고 있는지 명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댓글남기고갑니다
잘보고갑니다 ^^
잘보고갑니다 ^^
잘보고갑니다 ^^
좋은글감사드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