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입니다 [365152] · MS 2011 · 쪽지

2011-01-12 13:19:46
조회수 8,244

의대생의 기본 테크트리

게시글 주소: https://w.orbi.kr/000584093

게시판이 여기가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번에 국시보고 졸업하게된 본4입니다.
고등학생때에도 들어와서 이것저것 정보도 얻고 그랬는데
거의 8년만에 다시 들어와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한석원 선생님은 8년전이나 똑같네요.(미리 늙으셨던건지ㅋㅋㅋ)

잡설은 여기까지 하고, 집안에 의사가 없어 의대에 입학한 후에 의대생이 어떤 테크를 밟으며 살아가게 되는지 정보가 없으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글을 써봅니다.(이미 오르비 분들은 다 아시는 내용일지도 모르겠네요.)

아시다시피 의대는 총 6년 과정으로 예과2년, 본과4년이 기본체제입니다. (의전원은 논외로 하겠습니다.)
간단하게 나타내자면
예과1학년 - 2학년 - 본과1학년 - 2학년 - 3학년 - 4학년
이렇게 되는데, 즉 본과1학년이 일반대학으로 치면 3학년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이것때문에 설날이나 추석같은 명절에 친척분들에게 설명하려면 난감하죠.

"몇학년이니?"
"네 본과1학년이에요."
"아이고 6년인데 1학년이면 아직도 많이 남았네."
"아니 그게아니라요 !@$!@#%$%^"

예과 본과 따로 나눠서 서술하겠습니다.

- 예과 1,2학년
의대만의 전공과목은 전혀 배우지 않고 base가 되는 생물학, 일반화학, 기초물리학 등과 함께 일부 교양을 듣게되며, 타과생들과의 교류도 이때가 가장 많지 않나 생각합니다. 방학도 타과생과 똑같이 2달이 좀 넘고 특히나 예과 성적은 졸업시에 내신성적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으므로 6년중 가장 시간이 남아 도는 시기입니다. 성적 신경쓰지 말고 놀아라라는 말을 많이 들으나 막상 놀다보면 노는것도 지겹고, 관성의 법칙이라고 예과때 바닥쳤던 성적을 본과 때 갑자기 끌어올리는게 말만큼 쉬운게 아닙니다. 어떻게 얼마만큼 뭐하고 놀지는 자기 선택이지만 제 생각에 이시기에 가장 후회되는건 어줍짢은 의대생의 자부심에 타과 친구들과 어울린 경험이 적다는 것.

추천테크 : 연애, 과외, 폭넓은 사람들과의 술자리, 여행, 영어공부, 게임은 폐인이 되지 않을 정도로, 오랫동안 즐길수 있는 취미하나(헬스, 사진, 수영 뭐든 괜찮지만, 문명 이런거 아닙니다-_-)

- 본과 1,2학년
이제 본격적으로 의학을 배운다 해서 본과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시험도 많고 예과랑 180도 다른 태도로 임해야 평균정도 따라갈수 있습니다. 의학중에서도 해부학, 생리학, 조직학, 병리학 등 소위 말하는 기초의학과 내과, 외과, 소아과 같은 임상의학이라는 것을 배웁니다. 시험도 자주 있고 주6일 수업에 방학도 1개월 남짓에 실습이다 뭐다 해서 개인적으로 본과 중에서도 제일 힘든 시기입니다. 대부분 학교 앞에 집을 잡아서 공부하긴 하지만 그래도 연애할 시간도 없다, 술도 못마신다, 잠도 못잔다, 이 정도는 아니고 그냥 예전에 1주일준비했던 중간고사 기말고사 시험기간이 1~2주일마다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거 같네요.

추천테크 : 학점관리

- 본과 3,4학년
드디어 지옥같은 2년이 끝나고 본과 3학년 부터는 병원 실습을 돌게됩니다.(실습학생을 폴리클,PK라고 흔히 부릅니다.)짧게는 2주 길게는 8주마다 과를 바꿔가며 마이너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과를 돌게되고 어렴풋이나마 '나는 이런 과들은 안해야지, 이런 과가 잘 맞겠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부분 7~8시 출근에 5시 퇴근이지만, 중간중간 쉬는시간도 많고 주5일에 시험도 많지 않아 본1,2보다는 편합니다. 하지만 종합병원 내에서 폴리클은 꿔다놓은 빗자루와 비슷해서 본1,2보다 스트레스는 더 많이 받을 수 있겠습니다. 학점은 노력여하에 따라 달라지지만 말도 안되게 랜덤으로 나오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추천테크 : 쪼개져 남는 시간은 많으니 시간활용 잘하기

- 본과4학년 국시공부
많은 역경을 거치고 실습까지 마치게되면 약 4~6개월 정도의 시간이 남습니다. 학교에서는 별 터치 안하고 각자 알아서 개인 자습으로 의사국가고시 공부를 하게 됩니다.
시험은 실기시험과 필기시험 2가지를 보며 필기는 100점만점기준으로 60점만 넘으면 되는 절대 평가에 합격률은 90%가 넘는 시험이라 주위 사람들 하는 만큼만 한다면 문제없을 듯 싶네요.

- 졸업후
여기서 부터는 저도 선배를 통해 주워들은 얘기가 전부라 간략하게 쓰겠습니다.
일반적인 경우 졸업후 인턴(1년)후 전공과 지원-레지던트(4년) 해서 5년동안 종합병원에서 돈을 받으며 근무하게 되며, 과에 따라서 레지던트 도중 대학원을 해야한다거나, 레지던트 끝나고 펠로우(2년)을 더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 후에도 병원에 스텝으로 남거나, 개원을 하거나, 봉직의로 일을 하거나 길은 있는데 쓸데없는 내용이 될 거 같아서 빼겠습니다. 군대에 관한 내용도 곁가지라 뺐습니다.

국시 끝나고 몇일을 놀다가 쓰는 글이라 두서도 없고 엉망이라도 이해해주시고.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궁금한 점 리플로 남겨주시면 아는대로 대답해 드리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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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일 · 250892 · 11/01/12 13:28 · MS 2008

    이번에 의대합격한 새내기인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이 정보는 의대생 게시판보다는 입시동 의예과에 올려주시면 새내기들이 더 많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ㅎㅎ

  • 오랜만입니다 · 365152 · 11/01/12 15:47 · MS 2011

    그대로 복사해서 올렸습니다~

  • ㅅㅇㅊㅇ · 361827 · 11/01/12 13:56 · MS 2010

    그냥 예전에 1주일준비했던 중간고사 기말고사 시험기간이 1~2주일마다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거 같네요.


    의대 선배님들이 정말 존경스러워지면서 앞날이 걱정되는 말씀이세요...ㅠㅠㅠㅠ

  • FiveStar · 270514 · 11/01/12 15:34 · MS 2008

    삼수해서 의대간게 의대에서 생활하는 데에 큰 문제가 될까요?(남자에요)
    의대는 상하관계가 엄격하다는데 나이많은 사람은 적응하기 어려울까요?
    나이 많으면 과선택에서 불리하는 말도 들은적이 있고요..

  • 오랜만입니다 · 365152 · 11/01/12 15:51 · MS 2011

    의대에 삼수는 물론 사수 오수 나이대 형누나들도 있는데요 뭘. 게다가 의전도 같이 섞이면 삼수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나이많아서 손해보고 그러는 나이 아닙니다.

    적응 문제는 사람 하기 나름이라 '나보다 나이도 어린게 선배라고 내가 존대를 꼭 해야하냐' 이런 마음이시라면 힘들거고요, 그런게 아니라면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대부분의 삼수형누나들 잘 적응하고 지냅니다 너무 걱정마세요ㅎㅎ

  • FiveStar · 270514 · 11/01/12 16:09 · MS 2008

    존대야 당연하죠. 대학가서 저보다 나이많건적건간에 무조건 존대말할생각이에요.
    하나 걱정했던건 저는 존대하는데 나이 어린 선배가 저한테 반말할까? 이게 좀 신경쓰여서요ㅎㅎ

  • 오랜만입니다 · 365152 · 11/01/12 16:36 · MS 2011

    처음부터 반말하는 선배는 '거의' 없을 거 같네요.(학번차이 별로 안나는 경우입니다.)
    걱정하시는 경우가 현역10-삼수11 인 경우인데, 처음엔 서로 존대하다가 그 후로는 사람 나름인 것 같아요. 좀 친해지면 서로 말 놓기도 하고, 아니면 서로 계속 존대하는 관계가 되기도 하고요.

    이런건 워낙 사람마다 다르고 학교마다 다르기 때문에 제가 이렇게 말해도 Five님이 걱정하시는 대로 처음부터 말 놓는 선배가 있을 수도 있어요.

  • FiveStar · 270514 · 11/01/12 16:39 · MS 2008

    네 뭐 잘되겠죠 ㅎㅎ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inat · 308170 · 11/01/13 05:06 · MS 2009

    너무너무 잘읽었습니다 선배님 ㅜㅜ

    아마 12학번이 될듯한 아직은 학생 신분이구요..

    메이져의에 대한 미련때문에 1년 더 하게되었습니다.

    한가지 여쭈고 싶은점은...


    12학번이 되면 4수해서 들어가는것이 됩니다.

    하지만 제가... 군대를 가지 않습니다.

    아주 건강한 남자이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군대는 완전히 면제입니다. (민방위 1년차입니다.)


    이 점을 고려한다면 나이로 인해서 받는 디스어드밴티지는 없다고 봐야하나요?...

    이점이 참 궁금해왔습니다 ㅜㅜ

    답변해주시면 굉장히 감사하겠습니다 ㅜㅜ

    아아참 개인적 신상이 조금 들어가있는 내용이니 '비밀글'로 답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오랜만입니다 · 365152 · 11/01/13 14:54 · MS 2011

    4수면.. 고생 많이하셨는데 입학하게 되셔서 다행이네요~

    우선 의대생중 군대는 소수는 졸업 직후 공보의, 다수는 레지 도중에 대위군위관으로 가게됩니다.

    inat님께서 말씀하시는 디스어드밴티지라는 건 인턴 레지 뽑을때를 말하는 거겠지요?

    대부분이 레지뽑을때 까지는 군대로 빠지지 않고 스트레이트로 따기 때분에 사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미필이나 군면제나 똑같은 상황인거지요. 즉, 지금 현역동기보다 3살이 많다면 인턴 레

    지 뽑을 때에도 3살이 많다는 말이에요.

    inat님이 레지 붙고 2~3년차쯤되서 동기들이 군대3년 가있는 그 때에 비로소 군면제받은 이익(?)

    을 챙기실수 있을거에요.

  • 지팡이 · 283189 · 11/01/14 00:59 · MS 2009

    궁금햇던게 좀 해소된것같네요

    감사드려요 잘읽고갑니다~

  • dmleofh · 343457 · 11/01/16 18:05 · MS 2010

    혹시 무슨의대 나오셨나요???

  • 단어거지 · 293424 · 11/01/16 20:54 · MS 2009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어렴풋이만 알고있었는데 말끔하게 정리되서 이제 의대생활을 좀더 잘 할수있을것같습니다. 근데 한가지 궁금한건 곁가지로 빼신 군대에 관련된 겁니다. 전 졸업하고 인턴들어가기전에 군대에 지원할 생각을 하고 있는데요. 인턴도 시험쳐서 들어간다고 들었는데 보통 시험보기전에 먼저 군대 갔다와서(군의관이든 공보의든) 인턴시험을보나요, 아니면 시험쳐서 병원 들간다음에 군대로 빠지나요?

  • 춘이 · 366076 · 11/01/19 16:31 · MS 2011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섭칸 · 366581 · 11/01/30 19:46

    아 정말 궁금했는데 여러모로 정리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 춤추는낙엽 · 340633 · 11/01/31 12:25 · MS 2010

    안녕하세요, 문과집안이라 모르는것 투성이네요.
    전 지금 인제대학교에 입학할지도 모르는 학생입니다. 제가 궁금한 것은 레지던트 이후에 대한 것인데요, 개원,페이닥터,스텝 이 세가지가 있는 걸로 압니다.
    그중에서 스텝은 되기가 힘들다는것 같은데요, 과에따라 다르겠지만, 얼마나 힘든지 알고싶습니다. 그리고, 페이닥터의 경우 근무하는 병원은 어디가 되고 정년은 몇년까지인지 알고싶네요. 답변주시면 고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