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bi조선생 [112180] · MS 2005 · 쪽지

2015-04-27 23: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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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활 이야기] '포기'의 다른 이름 - 선택과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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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199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백의 자리 숫자가 바뀜에 따라, 많은 분들이 심리적으로 쫓기는 듯한 느낌을 받으실 겁니다.


그리고, 이쯤 되면 늘 수험생들 사이에서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는 것이 있으니.

바로 "선택과 집중" 이라는 전략입니다.


대단히 현명한 전략인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상 이는 '포기'를 미화하는 말에 불과합니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제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글을 쓰게 되겠지만..

적어도 이 시점에서는 그렇습니다. 지금 여러분들이 하려는 일은 '포기'입니다.


중간고사를 막 치른 고3 수험생들은, '수능에 집중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남은 3학년 1학기 내신을 포기하고 싶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중간고사를 막 끝낸 반수 수험생들도 1학기 학점을 포기하고 싶을 수 있고.


재수생들은 특정 과목에 대한 생각을, 서서히 내려놓고 싶어할 수 있습니다.


그러시면 안 됩니다. 아직 뭔가를 선택하기에는, 시간이 너무나 많이 남았습니다.

반잔 남은 물을 두고, '반이나 남았네' 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투의 진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정말로 시간이 너무나 많이 남았습니다.


오늘이 다 지나갔으니 198일이 남았다고 봐야 하고, 

여러분들이 하루에 온전히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5시간에 불과하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렇다면 수능까지 여러분께 정확히 990시간의 공부시간이 주어집니다.


국 / 수 / 영 / 탐구1 / 탐구2 / 제2외국어, 총 6과목을 공부한다고 가정하고 시간을 배분해 보겠습니다.

본인의 강점, 약점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겠으나

일반적으로 국/수/영 vs 탐구 등의 비중을 7:3으로 가정할 수 있습니다.


즉, 앞으로 남은 990시간을 국 / 수 / 영 에 693시간, 그리고 나머지 과목에 297시간 투자한다고 봅시다.


그리고 모두 균등하게 배분하여 투자한다고 가정해 본다면

국 / 수 / 영 각 과목에 231시간씩, 탐구 등의 과목에 99시간씩을 투자할 수 있습니다.


[국어]

231시간 = 13,860분

여러분들이 한 문제에 3분씩 투자해서 (물론 실전에서 3분씩 투자한다는 건 말도 안 되지만)

열심히 국어 문제를 푼다고 하면 산술적으로 4,620 문제를 풀어낼 수 있습니다.

한 강좌당 15시간짜리 인터넷강의를 3강좌 듣는다고 가정해도,

남는 시간에 국어 문제 3,720 문제를 풀고 시험장에 갈 수 있습니다.

국어 만점 받기에 충분해 보이지 않나요?

(우리는 한국어의 원어민이잖아요... 3천문제면 충분합니다.)

아직 포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수학]

역시 주어진 시간은, 231시간 = 13,860분

심혈을 기울여 엄선된 문제들을 한 문제당 10분씩 고민해 가면서 푼다고 가정하면

무려 1,386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수학의 경우에도, 완강에 15시간이 필요한 인터넷강의를 3강좌 듣는다고 가정해도,

여전히 1,116문제를 풀 수 있는 시간이 남습니다.

수학공부를 전혀 안 한 상태로 출발한다고 해도, 수능에서 원하는 성적을 내기에 충분한 공부량입니다.



[영어]

영어 또한 주어진 시간은, 231시간 = 13,860분

사실 이쯤되면, 여러분들이 제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셨을 테니

더 이상의 계산은 무의미하겠으나... 여기까지만 이어서 해 보겠습니다.

한 문제당 5분씩, 독해 안 되는 지문을 사전 찾아가며 열심히 해석하고 풀어본다고 가정하면

2,772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인강 듣는다고 해도, 2,232문제를 풀 시간이 남네요.


탐구과목이나 제2외국어 영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과목마다 99시간씩을 투자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여러분들이 수능에서 원하는 성적을 얻을 수 있을 만큼의 실력을 기르는 건 충분히 가능합니다.

(탐구과목을 인강 찍을 수준으로 마스터하거나,

제2외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동시통역사가 되어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이 모든 계산이, 여러분들이 하루에 겨우 5시간만 공부한다고 했을 때 가능한 것들이었습니다.

물론, 하루에 5시간만 공부하세요 - 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더 오랜 시간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게 될수록, 포기해야 할 이유는 점점 더 사라져가겠죠.


이제, 이 시점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왜 변명에 불과한 것인지, 이해가 되시나요.


수능시험은 아직 저 멀리에 있습니다.

벌써부터 포기할 과목, 포기할 전형, 그런 거 없습니다.


선택과 집중은 "절대적으로 역량이나 시간이 부족할 때" 하는 겁니다.

그 때가 되면, 다시 알려 드리겠습니다.



내일도, 후회가 남지 않는 하루로 만드세요. 언제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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