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m PPL 칼럼 86호] 시험장에서의 시간 부족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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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이 끝나고 풀어보면 쉽게 잘 풀리는데 막상 시험장에선 시간이 부족해서 어떤 문제는 제대로 읽지도 못했던 경험, 대부분 한 번쯤은 있었을 겁니다. 1등급 초반 즈음의 학생들이 특히 이런 경험을 자주 합니다. 100점은 아니지만 어쨌든 1등급이니 자신의 실력에는 문제가 없고 단순히 계산 속도가 느려서, 혹은 문제 독해 속도가 느려서 1등급 컷에 걸쳐있는 것이므로 시험 볼 때 좀 더 빠르게 계산하고, 빨리 읽으면 성적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죠. 저도 그런 학생 중 한 명이었습니다. 고3이 되고 매 모의고사마다 시간이 부족했지만 끝나고 풀면 쉽게 풀리기에 실력적인 면에선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6평이 끝나고 담임선생님께 스스로의 생각을 이야기했을 때 선생님께서 ‘그러다 내년에 재수학원에서 똑같은 소리한다.’라고 하셨을 때도 정신을 못 차리고 그냥 더 빨리 풀면 될 것이라고 믿었죠. 그 상황에서 저는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갑자기 여름방학 때 수학 문제 푸는 시간을 줄이고 강의 듣는 시간만 늘렸습니다. 그렇게 9월 모의평가, 10월 모의고사에서도 같은 짓을 반복했습니다. 1년 내내 똑같은 행동을 하던 수험생이 수능 날이라고 바뀌었을까요? 그럴 리가 없습니다. 한심하게도 저는 결국 수능이 끝나고도 같은 짓을 반복했습니다. 그렇게 재수생이 되고, 겨울방학 기간 동안 고3 1년 동안 풀었던 만큼, 아니 그 이상의 문제들을 접했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 치르게 된 대부분의 모의고사에서는 이전만큼의 시간 부족을 경험하지 않았습니다.
저의 이야기를 통해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시간 부족은 곧 실력 부족이라는 것입니다. 고3 시절엔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서 회피하기만 했는데, 결국 수능 날에 심판받더군요. 괜히 시간 관리한다고 모의고사 풀 때 앞 페이지의 쉬운 문제들을 빨리 푼다느니, 문제를 빨리 읽는다고 대충 슥 보며 넘긴다느니 하며 이상한 해결책만 강구했었죠. 저와 같은 수험생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과목도 해야 하는데 100점은 아니지만 그래도 계속 1등급이 나오는 수학에 더 시간을 투자하고 싶지 않은 것이죠. 그렇지만, 그런 마음이 들수록 수학 공부에 더 시간을 쏟아야 합니다. 그대로 쭉 가다가 파멸을 맞이한 저라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뭘 해야 될까요? 제가 생각하는 답은 ‘그저 많이 푸는 것’입니다. 수많은 문제를 풀면서 문제의 상황들이 머릿속에 쌓이고 쌓이다보면, 즉 실력이 늘어나다보면 시간 부족은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것이죠. 늘 시간이 부족했던, 그리고 스스로의 실력을 과신하던 제게는 문제를 많이 푸는 것이 크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었습니다. 어차피 무슨 문제든 시간만 있으면 다 풀 수 있는데, 문제들을 많이 푸는 것이 의미가 있나? 하면서 말이죠. 그런데 많은 문제들을 풀고 나중에 돌아보니, 이는 정말 웃기는 고민이었습니다. ‘시간만 있으면 다 풀 수 있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저와 비슷한 부류의 학생들이 이것을 만병통치약인 양 여기지요. 이는 크나큰 오산입니다. 거기서 ‘빠르고 정확하게 푸는 것’까지 더해져야 하는데, 그저 풀 수 있다는 사실에 매몰되어 나아가기를 멈춥니다. 다양한 문제들을 풀면서 쌓인 경험들이 나중에 다른 문제를 풀 때 추론하는 속도를 더 빠르게 할 수 있는데, 이 기회를 발로 걷어차 버리는 것입니다. 이는 곧 문제를 아무 생각 없이 많이 풀기만 하면 안 된다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결국 제가 주장하는 바는 수많은 문제들의 발상의 축적하자는 것이기에, 흔히들 말하는 무지성 양치기와는 구별되는 것이지요.
이제 이런 점이 궁금해질 수 있습니다. 다양한 문제를 많이 풀기 위해서는, 한 문제당 얼마나 고민하면 좋을까? 저는 이 시간을 5분으로 정했었습니다. 여기서의 5분은, ‘정말 아무것도 못하고 그저 멍만 때린 지 5분’을 의미합니다. 이것저것 해보면서 3 ~ 40분 정도 고민하는 것은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무런 진척 없이 5분 이상 날리게 되면 일단 다른 문제로 넘어가고 나중에 다시 돌아와서 고민해보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저는 수험생 때 그렇게 넘어가고 다른 문제를 푼 다음에 다시 돌아와서 다른 방법으로 풀어보고, 안 풀리면 일단 다시 다른 문제로 넘어가고... 이걸 반복하다가 이것은 정말 내 능력 밖의 문제다 싶으면 미련 없이 해설을 참고했었습니다. 그런데 해설을 볼 때도 한 번에 다 보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조금씩 읽어 내려가면서 딱 제가 막혔던 부분까지만 읽고 그 뒤로 다시 스스로 계속 도전해보는 방식으로 공부했었습니다. 대개 막혔다는 것은 발상 하나가 떠오르지 않아서이지 그 뒤로 전혀 어찌할지 몰라서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복습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틀렸거나 못 푼 문제는 해설을 참고하며 정리하고, 그 다음 날 필기해둔 것을 가린 채 다른 곳에다 쭉 다시 풀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풀이 전개가 필기한 내용과 거의 일치한다 싶으면 그 문제는 넘어가고, 그렇지 않고 그냥 기억에 의존해서 그냥 ‘복기’만 한 느낌이 들거나 혹은 아예 풀이가 잘못되었다면 다시 복습하고 그 다음 날 똑같이 하는 식으로 반복했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오답, 복습에 쓰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그 시간에 다른 공부를 더 하고자 하는 제게 최적화된 방식이라 복습을 더 열심히 하고 싶으면 다르게 해도 괜찮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제 슬슬 실모 시즌에 접어드는 시기인데, 이때 점점 체력도 고갈되고 수학 말고 다른 과목이 더 급한 것 같아 수학에 손을 잠시 놓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원래 하던 만큼의 수학 공부의 양은 유지하고, 가능하면 더 늘리는 방향으로 계획을 잡으시길 바랍니다.
칼럼 제작 |Team PPL 수하기팀
제작 일자 |2023.07.16
Team PPL Insatagram |@ppl_prem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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