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는 어떻게 훈련해야 할까? - 3. 사륜안은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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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는 어떻게 훈련해야 할까?
우리가 하는 (또는 했던) 잘못된 국어 학습방법을 다루고, 어떤 훈련방법을 적용해야 할지 다루는 시리즈입니다.
0. 국어는 훈련 https://orbi.kr/00064291733
1. 배경지식은 그만 https://orbi.kr/00064292077
2. 양은 그만 치자 https://orbi.kr/00064677079
3. 사륜안은 필요없다
아래는 국어 학습방법의 체크리스트입니다.
1. 강사가 풀이해주는 지문의 배경지식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따로 학습한다.
2. 기출문제집을 사서 N개의 지문만 따로 학습한다.
3. 강사 또는 해설지가 분류해 준 문제의 유형을 학습한 뒤, 문제를 풀 때 어떤 유형인지 파악하려고 한다.
4. 문제를 풀고 채점한 뒤 해설지를 펼쳐서 해설지의 풀이법을 익히고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학습한다.
5. 틀린 문제의 선지를 분석해본 뒤 '이렇게 바꾸면 맞는 선지인가?' 고민한다.
위의 체크리스트는 제가 모두 해본 학습 방법이고,
제가 경험해본 결과 모두 잘못된 국어 접근방법입니다.
비슷한 경험이 있다면
0. 국어는 훈련 https://orbi.kr/00064291733 를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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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공부를 하다 보면
‘유형 정리’, ‘출제 원리’ 라는 단어와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당장 올해 9월 모의평가 EBS해설만 보아도 유형 정리가 나오지요.
세부 내용 파악, 세부 내용 추론, 구체적 사례 적용 등등의 유형으로 문제를 구분해 두었군요.
그외에도 강사들의 강의를 듣다 보면 문제를 유형별로 분류하여 해설해 줍니다.
이 문제는 A유형이야. 그래서 이게 정답이고 이건 오답이야.
이 문제는 B유형이야. 출제 원리가 이거니까 이렇게 풀어야 돼.
이 문제는 C유형이야. 그래서 지문의 이 부분을 봐야 돼.
등등…
문제 유형이나 출제 원리를 설명해준 후,
유형별 풀이법을 적용해 줍니다.
이렇게 체계적으로 분류된 문제 유형들을 보고 있자면
나도 문제 유형에 맞추어 풀어내면 되겠다는 자신감을 얻게 됩니다.
시험장 가서도 사륜안을 발휘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합! 너는 A유형이구나.
합! 너는 B유형이구나. 네놈의 출제 원리는 이거지?
그래서 질문입니다.
실제로 문제를 풀 때, 유형을 분류할 수 있던가요?
유형을 분류해 냈어도, 맞추지 못할 문제를 맞출 수 있게 되던가요?
사륜안은 갖출 수 없습니다. 갖출 필요도 없지요.
사륜안을 갖추더라도 문제를 푸는 데에 큰 도움이 되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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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몇몇 수험생들, 특히 착실하게 따라하며 배우는 수험생들은
‘강사처럼’ 공부하고 강사처럼 되려고 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강사를 똑같이 따라해서 강사가 하는 해설을 저도 똑같이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강사가 해설해주는 대로 문제를 풀려고 했었습니다.
왜 그런고하니, 국어는 수학이나 탐구와 다른 것 같아서 그랬습니다.
분명 국어는 다른 과목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무언가가 있습니다.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점수와 큰 연관이 없다는 거지요.
분명히 공부를 하는데, 유형 분류와 풀이법도 익히는데,
시험장에 가면 또 틀렸습니다. 답답하지요.
뭔가 ‘내가 모르는 신박한 방법’ 이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문제를 풀었을 때 틀리면
‘내가 모르는 풀이방법이 뭐지?’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리트 재시를 향한 직행열차가...)
강사가 A유형이라고 하면서 A유형의 출제 원리를 알려줍니다.
아, 이 문제는 A유형이었구나. 이걸 몰랐네…
A유형의 풀이법으로 해설해주는 것을 보면서 허탈합니다.
다음부터는 A유형인지 아닌지 잘 봐야지. 하고 넘어갑니다.
올해 리트 재시를 하면서 느낀 것은, 국어도 다른 과목과 다르지 않다는 거였습니다.
수학, 탐구 같은 과목들과 국어 과목은 똑같습니다.
정답만 맞추면 장땡입니다.
문제 유형? 출제 원리? 올바른 유형별 풀이법?
무슨 상관입니까, 답만 맞추면 그만인데…
강사들의 문제 유형 분류가 뜬구름잡는 소리라는 게 아닙니다.
문제의 유형은 분명히 있습니다. 출제원리(?)도 분명 있을 겁니다.
그러나 수험생은 그걸 알 필요가 없습니다.
문제 유형을 분류 못하면 어때요? 출제 원리를 모르면 어떻습니까?
답이나 맞추면 그만입니다.
2.
그렇다면 강사들이 유형을 분류하는 이유는 뭐지요?
체계적으로 가르쳐야 (혹은 가르치는 것처럼 보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를 하나하나 뜯어서 여러분에게 해설해줘야 하니까요.
강사가 갖춘 사륜안은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의 사륜안도 있지만,
여러분에게 문제를 해설해주기 위해 사후적으로 고민하며 만들어낸 사륜안도 있습니다.
‘강사를 따라해야지’ 강사처럼 되어야지’ 라며 유형 분류를 할 필요가 없는 게 이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사후적으로 문제를 유형별로 분류하는 사륜안이 아니라,
시험장에서 문제를 맞춰내는 전략입니다.
3.
문제 유형 분류는 전혀 필요하지 않습니다. 단언할 수 있습니다.
유형별 풀이법도 익힐 필요가 없습니다.
국어 문제는 어렵게 접근할 필요가 없습니다.
답이나 맞추면 그만입니다.
답을 맞추려면 많은 도구를 가지면 안 됩니다.
최대한 간단한 도구 두세 개로 답을 맞춰내야 합니다.
문제를 풀 때 유형에 따라 문제를 풀어내려고 하면,
활용할 수 있는 도구가 너무 많아 효율적이지 않은 데다가
실제로 이 문제가 이 유형이 맞는지를 의심하는 습관이 생기게 됩니다.
문제 풀라고 냈더니 머릿속으로 이것저것 따지고 있는 거지요.
서론이 길었습니다.
그러면 도대체 문제 유형 분류 말고 뭘 하면 되느냐?
풀이 전략을 세워야 됩니다.
풀이 전략도 복잡하게 세우지 마시고 최대한 간결하게 세우십시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올해 리트를 준비하면서 풀었던 2023학년도 리트 언어이해 12번인데요.
답은 오답인 5번을 골랐습니다.
파란색이 제가 생각했던 사고방식을 복기해서 적어놓은 것인데요.
선지 1~5모두 맞는 것 같아 정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시간상 그냥 5번을 찍고 넘겼군요.
그러면 여기서 저는 왜 틀렸는지를 분석했는데요,
‘모르는 내용이 나왔다’
‘유형을 몰랐다’
이런 것이 아니라
뭘 못 본 건지?
독해에 안좋은 습관이 있는건지?
를 고민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이 문제에서 정답인 2번을 찍지 못한 이유를 분석했습니다.
분석해보니 2번을 찍지 못한 이유는
‘A가 B이다’ 라는 문장에서 ‘B’에만 집중하고, ‘A’에는 집중하지 않는 습관이 있기 때문이었네요.
‘설명의 대상에도 집중하자’ 라는 전략이 필요하겠군요.
전략을 문제 옆에 따로 적어둡니다.
시험지 한 회차 풀이가 끝나면,
정리했던 전략을 시험지 맨 앞 장에 정리해서 적습니다.
이렇게 시험지마다 풀어나가면서 전략을 적고 있으면,
전략이 또 수정되기도 하고요.
어떤 전략은 자연스럽게 습득되기도 합니다.
저는 ‘설명의 대상에도 집중하자’ 는 전략은 시험 전날까지도 제대로 습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시험 당일날 가서 볼 전략노트에 적었습니다.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리트성적은 삭제합니다)
문제 유형을 분류하지 마시고,
풀이 전략을 세워야 됩니다.
문제 유형별 올바른 풀이법 같은 건 다 필요없습니다.
답만 맞추면 그만입니다.
가장 실전적인 전략, 효율적인 전략, 정답을 찍을 수 있는 전략을 세워서 실천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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