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수능 공부에 관한 고찰
게시글 주소: https://w.orbi.kr/00066162235
이번에는 독해법이나 팁 같은 것이 아닌 수능 공부의 본질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인터넷에는 좋은 콘텐츠들이 정말 많이 있다.
이감 모의고사, 서바이벌 모의고사, 문제해결전략 등등...
출제자들의 피와 땀이 배어 있는, 엄청난 퀄리티의 콘텐츠들이다. 나도 저것들을 사용했고,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하지만, 한번 고민해보자. 과연 저런 콘텐츠는 왜 쓰는 걸까?
“새로운 문제를 접해보고 싶어서”
“실전 감각을 키우고 싶어서” 등등
모두 비슷한 답변을 할 것이다.
모든 작업을 수행할 때에는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이런 상황을 생각해보자.
춘천에 사는 내가 사당역에 약속이 잡혔다.
나는 네이버 지도 앱에 출발: 춘천, 도착: 사당을 입력한다.
ITX를 타고 용산역으로 간 뒤, 신용산역으로 걸어가 4호선을 타고 사당역으로 가면 된다고 한다.
ITX를 타본 적이 없는 나는 서울에 자주 가는 친구에게 물어본다.
옆의 친구는 ITX를 예매하려면 코레일 앱을 설치해야 한다고 한다.
나는 코레일 앱을 설치한 뒤 접속한다.
홈 화면에는 ITX 예매 시 N 카드를 구매하면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는 광고가 있다.
나는 N 카드를 구매하려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한다.
입력하던 중 토스페이로 결제 시 할인 혜택이 있다는 광고를 본다.
토스페이에 가입한다.
N 카드를 토스페이로 구매한다.
열차의 좌석을 선택한다.
예매를 완료했다.
옆의 친구는 ITX에는 자유석이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인터넷에 ITX 자유석 검색을 해본다.
자유석은 20% 저렴하다고 한다.
나는 예매했던 승차권을 취소하고, 자유석으로 다시 예매를 한다.
하지만 기차표 예매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요한 나머지 기차를 놓쳤고, 나는 제시간에 사당역에 도착하지 못하게 되었다.
사실 알고 보니 ITX는 역 안에서 신용카드로 20초면 구매할 수 있었다.
나는 화가 나고, 친구를 원망한다.
내가 원하던 궁극적인 목표는 사당역에 제시간에 도착하는 것이었지만, 친구는 친구의 처지에서 여려가지 할인 혜택 등 최선의 정보를 알려준 것뿐이다.
내 친구는 과연 잘못한 것이 있을까?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보자.
수능 공부를 하는 근본적인 목적은 좋은 점수를 받고 싶기 때문이다.
좋은 점수를 받고 싶다는 거시적인 목표로부터 하위 과제들이 파생된다.
오타니 선수의 만다라트를 알고 있는가?
근본적 목표로부터 하위 목표가, 하위 목표로부터 구체적인 과제들이 파생된다.
내 예상이지만 오타니 선수는 아마 흰색 칸에도 각각 8개의 하위 과제들을 설정해 놓았을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가?
수학 3등급 학생이 있다.
9월 모의고사에서 6월보다 수학 성적이 떨어졌다.
미적분을 많이 틀렸다.
미적분 기출을 한번 다시 보고, 미적분 N 제 중 문해전이 좋다고 하니 한번 풀어봐야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그렇게 문해전을 풀다가 중간에 포기한다.
너무 어렵다.
어영부영 9월이 지나 10월이 온다.
커뮤니티에서 이 시기에는 실전 감각을 길러야 한다는 글을 봤던 것이 기억난다.
킬링캠프, 서바이벌 모의고사를 사서 푼다.
점수가 영 아니다.
미적분은 기출을 한 번 더 보고 문해전도 조금 풀었는데, 더 점수가 떨어진 것 같다.
그렇게 수능 날이 온다.
양질의 콘텐츠는 시중에 넘쳐난다.
수학 만점자나, 단기간에 성적이 향상된 괴물들은 그들만의 특별한 콘텐츠를 풀어서 그런 성적을 받은 것이 아니다.
아마 당신과 거의 차이가 없을 것이다.
다만 그들은 “나”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있을 뿐이다.
그들은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가?
시험이 끝나면 그들은 틀린 문제를 바로 다시 본다.
문제의 유형을 분석한다.
비슷한 기출문제를 떠올려본다.
그 문제를 풀며 했던 행동들을 되짚어본다.
그 문제를 풀며 시간이 소요된 부분들을 체크한다.
그러면서 틀린 이유에 대해 고민해본다. 원인은 보통 자신의 능력 부족에 있다.
그리고, 비슷한 문제를 앞으로 맞히려면 어떤 능력치를 더 갖추어야 할지를 생각해본다.
각각의 능력치를 세분화한다 뒤, 각각을 향상시켜줄 공부법, 학습 컨텐츠를 찾는다.
같은 과정을 반복한다.
성적이 오르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은 “나에 대해 고민해보는 것”이다.
내 실수, 능력 부족을 매 순간 인지하고 그에 알맞은 최적의 방법을 찾아라.
나는 수능을 공부하는 모든 학생이 수단에 매몰되는 학생들이 아닌
목적에 충실하여 행동하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나"에 대한 고민이 끝나는 순간이 바로 공부가 끝나는 순간이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님들은 어릴 때 친구집 놀러가서 친구네 누나나 여동생 속옷 구경하는 거 안해봄?
-
갑자기 헷갈려서 그러는데 사진처럼 두 항목이 모두 상댓값 처리 되어있을 때는, 각...
-
에피 따기 2
고2라서 모평 집모밖에 못 치는데 에피나 센츄 못따나요?
-
평가원 ㅅㄲ들아 니들이 사탐에 불지르면 어쩔건데 ㅋㅋ 2
내년에도 수능 보면 그만이야~
-
얼버기 0
7시에자서 지금일어남 내 수면패턴 조졋어요~
-
확통 기출문제집 0
확통런하고 개념 복습까지 어느정도 끝내서 기출 풀려고 하는데 교재 둘 중에 어느게...
-
아무도없군 20
히히
-
수2 자이가 좋을까요 마더텅이 좋을까요 그리고 지금 고2인데 자이 사면 고3꺼...
-
위대하신분 0
ㅇ
-
시간이 남아서 2
오르비라는 사이트가 수능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많이 있는 사이트이지만 공부와는...
-
ㅇㅈㅇㅈ
-
사문 존나불안함 2
평가원이 낚아줄게ㅇㅇ 하면 내가 ㅇㅇ 낚아져줄게~ 할것같음 ㅈㄴ불안함
-
남앗다는사실때문에 자살마려움
-
공지 방송 중에 “저작권 있는 자료는 센터 외부에서 뽑아오라“ 엌ㅋㅋㅋㅋㅋ
-
갤주 경기중 2
-
수학 2
강사들 모고 때 계산 잘 못했으면 고1수학 열심히 하라는데 그럼 문제 잘못 읽었으면...
-
책 추천 해드립니다. 10
4년 전 오르비를 이용했었는데, 오랜만에 들어오네요. 그때 오르비 분들이 공부를...
-
화장실에서 볼 일 보다가 4번째 자리수를 수식화하는 방법은 없을까 의문이 들었어...
-
오늘 계획 1
M스킬 계층이동편 교재&강의 끝내기
-
인문수리논술 0
화상과외vs인강독학
-
야뎊쓰는분들아 2
실모풀때 a4로 뽑아서 품?
-
돌아와 슈바오 0
엉엉엉
-
8학군 특징 8
5년 가까이 굴러본결과 영어 : 패시브, 모의고사 설렁설렁 봐도 1등급 받는 애들...
-
일어서자마자 주머니에서 에어팟 빠져서 변기속으로 빨려들어감 개씨발 쪽팔려서 주변에...
-
검더텅이랑 사만다랑 둘 중에 뭐 살지 고민 중인데 추천 부탁드립니다
-
수학 수능완성 0
원래 모의고사보다 수완이 더 어렵나요? 수완 작년도포함 9개정도 풀었는데 수완이 더 어려운거같은데
-
수시 논술 2
지금 상경논술 준비하긴 넘 늦었나요…… 과외비만 낭비할 것 같아서 부담됨
-
이름하여 ‘돌파 공부법’ 중3 - 수학 하루에 12시간씩 1년 해서 마스터 고1 -...
-
실모 언제부터 2
국어 수학 언제부터 얼마나 풀먼 좋음요? 가능하면 국수 좋은 실모 추천좀요 국어 3...
-
난 거지야 0
흙흙
-
재수 수능사진 3
작년에 썼던 학교에서 교복입고 찍었던 거 또 써도 되나요? 아님 다시 찍어야되나.. 돈아까운데
-
10월 논술이면 뭐 4번 공부하는거니 4개년 기출 다 보고 주중에 조금 복습해주면...
-
어느정돈가요? 시즌1 풀고있는데 평가원이랑 비슷함 수준 같아서.. 시즌2되면 많이 어려워지나영
-
수학 고2기출 풀어야함? 아니면 바로 고삼 기출 풀어야함?? 그리고 보통 일반적으로...
-
수학 과외받으면 어떤 거 배우는거지 이번 6평 4등급이라했나 과외쌤이랑 기출 하나...
-
. 1
굿나잇
-
https://youtu.be/Hxcj3ZoPvws?si=u4IBUoK-17vPyKd...
-
ㄹㅇ 순수하게 재미 그 자체가 없어짐... 뭔가 지문들의 구조가 딱 맞아떨어지면서...
-
그냥 갤탭을 사는게 낫지않나? 애플펜슬 비싸서 짭플펜슬 쓸거면 필기감좋고 라미,...
-
볼 사람이 많지 않음(한학기 다님) 이럼 잘못 산건가..?
-
9모 힘내보자 2
오랜만에 수학 기출 문제 보고 왔어!! 너희 잘 할 수 있을거야 힘내!! -- 건공이R 올림 --
-
독학서로 직접 말로 풀어진 글 읽는 게 더 나은듯..
-
현 고3이고 진지하게 수시가 끝난 시점에서 더이상 학교를 다닐 이유가 있나 싶습니다...
-
인생은 마라톤 0
수능 1년도 마라톤 페이스 조절은 필수
-
일반고 2.5에 생명과학 생기부입니다. 생기부는 진짜 엄청 좋다고 평가 받는...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