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문학 학습 가이드 (1) 수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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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본체만채!입니다. 문학 학습 가이드 개론 이후로 일주일 만에 [수필편]으로 돌아왔네요. 앞의 글을 읽지 않으신 분들은 [개론] 글을 다시 읽고 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orbi.kr/00066549568/%5B칼럼%5D%20문학%20학습%20가이드%20(0)%20개론
앞의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평가원이 난이도를 높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지문의 난도를 높이는 방법이 있고, 선지 판단의 난도를 높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올해 9월 모의평가와 수능에서 수필은 기존에 비해, 지문의 난도와 선지 판단의 난도 모두 크게 높아졌습니다. 선지를 제대로 판단해야함은 물론이거니와, 애초에 ‘잘 읽기’를 요구했다는 것이죠. 오늘 저는 여러분들께, 어떻게 하면 수필을 ‘애초에 잘 읽을 수 있을지’, 그리고 평가원이 선지에서 우리에게 어떤 능력을 요구하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1) 어떻게 ‘잘’ 읽을까.
지난 칼럼에서 말씀드렸던 내용을 인용하자면, 평가원은 지문 독해 과정에서 우리에게 “학교 문학에서 강조하는, 장르의 본질”에 입각하여 지문을 독해하길 요구합니다. 이 ‘본질’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기 위해, 수필의 정의에 대해 사전에서 찾아보았습니다.
본인의 ‘감정’이나 ‘체험’을 개성적으로 쓰는 장르라고 하네요. 이 짧은 정의에 참 많은 것이 들어있습니다. 우선 당연하겠지만 ‘정서, 태도’에 입각한 독해를 하셔야합니다. 이건 문학에서 디폴트이기도 하죠.. 다만, 지금까지의 기출문제들을 봤을 때, 수필에선 특히 ‘깨달음’의 정서가 나타나거나, 정서의 ‘변화’가 나타나는 부분을 정확하게 캐치하셔야 합니다. 이 부분이 지문의 주제와 정확하게 관련되기도 하고요. 평가원은 ‘중요한 것’을 ‘중요하게’ 선지에서 물어본다고 말씀드렸죠? 뒤의 기출문제들을 통해서도 보겠지만, ‘깨달음’이라는 포인트를 중요하게 물어봤던 전적이 많습니다.
다음으로 작가의 ‘개성’이 드러난다고 말하네요. 이번 수능에 나왔던, ‘잊음을 논함’을 생각해보시면 이 ‘개성’이라는 말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겠습니다. 굳이 현학적으로, 굳이 말을 꼬아서 유한준이라는 작가의 ‘개성’을 보여주었죠. 이런 수필은 단순히 여러분을 골탕먹이기 위해서 나온 것이 아닌, 어쩌면 본질적인 부분에 입각하여 ‘개성적인 문체’를 가진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가원은, 우리가 이 개성적인 부분을 뚫어내지 못하면 글을 읽을 수 없게 만들지 않습니다. 뒤의 ‘잊음을 논함’ 해설에서도 말씀드리겠지만, 이런 부분들은 ‘일단 넘어가면’, 뒤에서 맥락이 잡힙니다. 그때 다시 앞과 연결하여 포인트를 잡아주시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의 평가원 문제들을 볼 때 ‘대비’되는 포인트들이 참 많이 나타납니다. 자연과 인간, 덕이 없는 사람과 덕이 있는 사람 등등.. 고전시가에서도 많이 나오는 소재들을 많이 대비하곤 했어요. 이번 9월 모의평가와 수능에서도 모두 ‘대비’라는 포인트를 문제로 출제했죠. 그렇기에, 지문에서 대비가 보이면 일단 체크해주세요. 특히 다양한 예시들이, A와 B라는 대립된 포인트 중 어디에 속하는지 정확하게 잡아주시기 바랍니다. 이 예시들의 포함관계가 매칭되지 않는다면, 그 선지는 틀린 선지가 됩니다.
정리하면,
1. ‘정서, 태도’에 당연히 집중하되 깨달음이나 변화에 특히 집중해주시고요,
2. ‘개성’적으로 쓰인 부분이 나올 수 있으니 쫄지 마세요.
3. 대립되는 요소가 나오면 애초에 각각의 관계를 매칭해줍시다.
이렇게만 말해서는 잘 와닿지 않으실테니, 기출문제들을 함께 살펴보며 더 많은 이야기들을 함께 해봅시다.
(2) 기출으로 확인하기
pdf 파일로도 만들어뒀으니 필요하시면 다운로드 받으셔도 되고, 아니면 사진으로 띄워둔 화면을 보고 먼저 생각해보신 후에 제 코멘트를 보셔도 됩니다.
[2022_11]
22학년도 수능에 현대시+수필 세트로 출제되었던, ‘담초’입니다. 지문을 읽고, 문제를 풀어보신 뒤에 제 코멘트들을 읽어보시면 더욱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해보셨나요? 함께 가봅시다.
중략 이전에는 정서-태도를 정확하게 잡아주는게 핵심이였습니다. 1문단에서 작가가 ‘한숨’, ‘탄식’하는 정서를 보였네요. 그에 대한 이유가 2문단에서 정확하게 나옵니다. 여기서, 마지막에 나온 “공교함과 졸렬함에 다른 헤아림에 있었겠는가?”라는 설의적인 표현을 통해 제시된 포인트를 보고 “아, 이게 작가의 깨달음이고, 주제이겠구나.”/“공교함과 졸렬함이라는 대비적인 포인트가 보이네?”라는 것을 파악했다면 100점짜리 독해를 하신 것입니다. 물론 이 부분을 정확하게 보지 않으셨더라도, 뒤에서 맥락을 파악하셨다면 괜찮았을 겁니다.
중략 이후에는 ‘대비’ 포인트를 정확하게 잡아주며 독해를 할 수 있으셨어야 합니다. 혹시나 본인이 최초 독해에서 그런 지점들을 느끼지 못하셨다면, 위로 돌아가 다시 읽어봅시다.
중략 이후 3문단에서는 ‘귀함’과 ‘천함’이라는 말을 통해, 중략 이전 끝 부분에 나온 ‘공교함’과 ‘졸렬함’이라는 대비적 포인트와 연결된다는 점을 볼 수 있었다면 좋았겠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대비적인 포인트가 중요한 수필에서는 이렇듯 독서에서 많이 하는 ‘유기적 연결’, ‘Paraphrasing의 파악’과 같은 능력들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 뒤로 계속 대비적인 포인트들이 이어지는데, 제가 동그라미/세모로 표시한 것처럼 여러분들도 읽으면서 대비적인 포인트를 체크하실 수 있으셨다면 좋았겠습니다.
마지막 4문단에서는 ‘하늘’과 ‘인간’이라는 새로운 대비적인 포인트가 나타납니다. 이 역시나 범주를 구분하여 정확하게 잡아줄 수 있었다면 좋았겠습니다. 저는 보라색 동그라미/세모로 구분해서 나타냈습니다. 이 사이에 위에서 나왔던 ‘귀함’, ‘천함’이라는 대비 포인트도 섞여있으니 범주를 정확하게 구분하며 읽으셔야 했고요.
누군가는 저의 지문 독해를 보고, 효율적이지 않다/과하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여러분들이 뒤에서 보실 2409와 2411은 이렇게 연습하지 않으면 현장에서 “절대” 매끄럽게 뚫어낼 수 없습니다.
독서든, 문학이든, 수학이든, 과탐이든, 분석할 땐, 과하더라도 최대한 모든 것을 뽑아내겠다는 마음으로 분석합시다.
문제들도 함께 보겠습니다. 중요한 선지들을 위주로 살펴봅시다.
1번의 1, 2, 3번 문제 모두 대비 관계를 묻고 있다는 것이 보이시나요? 그러나, 대비 관계의 범주가 세 선지 모두에서 잘못됐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으셔야 했습니다.
4번 선지가 정답이 되겠죠. ‘인간’과 ‘하늘’의 대비 포인트에 정확하게 맞습니다. 5번 선지는 ‘인간’이라는 범주에 ‘하늘’과 관련된 내용을 붙여뒀으니, 범주 착오입니다. 이렇듯, 평가원은 수필에서 ‘대비’에 관련된 내용을 중요하게 물어봅니다.
2번은 이 수필이 포함된 선지인 4, 5번 선지만 함께 보도록 하겠습니다.
4번 선지는 귀한 대우를 받는 삶, 즉 푸른색 동그라미에 해당하는 범주를 묻고 있네요. ‘적막하다.’라는 말은 적막한 부잣집의 도련님을 생각해보시면 ‘귀한 대우를 받는 중이다.’라고 이해할 수 있겠네요.
여기서 ‘네’라고 대답하셨다면, 여전히 본인의 생각을 빼지 못한 것입니다. 대체 적막하다는 것과 부잣집의 도련님이 무슨 관계가 있나요? 이 수필에 전혀 나오지 않았던, 자신만의 ‘상상’을 갖다 붙였을 뿐입니다. 이런 사고는 합리적인 ‘개연성 있는 사고’가 아닌, ‘망상’입니다.
5번 선지는 풀의 가치를 ‘소원함’에 해당하는 ‘소’와, ‘친함’에 해당하는 ‘나비’의 행위와 연관지었다고 했네요. 둘의 차이를 구체적 이미지로 보여줫다는 말은 허용 가능하겠습니다.
참고로 이 문제는 22수능에서 가장 오답률이 높았던 문제 중 하나인데요, 정답인 4번과 오답인 5번의 선택률이 거의 비슷했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자의적 해석에 빠져있다는 것, 그리고 정확하게 대비하지 않고 읽은 학생들이 굉장히 많았다는 것을 추측해볼 수 있죠.
[2024_09]
난이도를 높여, 올해 9월에 출제된 문의당기로 가봅시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깨달음’, ‘변화’, ‘대비’에 집중하여 지문을 읽고, 문제를 풀어봅시다.
해보셨나요? 함께 지문부터 다시 읽어봅시다.
1문단에서 ‘신위’가 하는 말에서, ‘깨우친 점이 있다.’라는 말이 눈에 딱 들어오셨어야 합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던, 수필에서 꼭 읽어내야하는 포인트라고 말씀드렸죠? 이 뒤의 문단에서 이어지는 내용을 통해 ‘깨우친 점’이 ‘모든 사람들이 물 한가운데 있을 뿐’이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으셔야 했습니다.
이 뒤에, ‘나’가 하는 말을 보고 대비 지점을 찾아내는 것이 이 지문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글을 읽어내려가다 보시면, ‘바다의 섬 가운데 집을 짓고 사는 사람’이 나오는데, 이 사람을 보고 1문단에서 본 ‘바다와는 멀리 떨어져서 사는, 신위’가 생각나며 대비됐다면 좋았겠습니다. 물론 너무 어려운 일이고, 저도 현장에서 이렇게 읽진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뒤에, 단서가 더 있습니다. 계속 가보자고요.
두 번째 문단의 후반부와, 마지막 문단의 초반부에서 계속 ‘섬 가운데 집을 짓고 사는 사람’ 역시 바다가 가까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신위’와 ‘섬 가운데의 사람’ 모두 바다 가까이에 살지 못하는 공통점이 있네?라고 생각하셨으면 정말 좋았을 것 같습니다.
이를 인지하지 못했더라도, 마지막 문장에서 결정타를 때려줍니다. “겨우 반걸음을 움직인 것이나, 천 리를 간 것이나 매한가지라 할 것이오.”라는 문장이 나오는데, 짧게 줄여서 말하면 그냥 “오십보 백보”라는 말이 되죠. 앞에서 공통점이 있는 두 대상을 못 찾았더라도, 이 말을 봤을 때는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라도 인지해줄 수 있으셔야 했습니다. 이를 독해 중에 찾아내지 못했다면, 1번 문제의 두 번째 선지를 판정하기 굉장히 어려웠을 것입니다.
독서처럼 ‘의식적으로’ 깨달음, 그리고 대비 포인트를 찾아가며 읽지 않으면 굉장히 고전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최근 수필은 나오고 있습니다. 이 지문을 통해, 많은 점을 느끼셨길 바랍니다.
문제를 함께 살펴봅시다. 1번 문제는 ‘주제’를 묻는 문제였습니다. 1번 선지에선 우리가 살펴봤던 신위의 “깨달음”을 건드리네요. 2번 선지에서는 신위와 ‘배를 집으로 삼아 사는 사람’의 대비를 물어봅니다. 우리가 읽은 지문의 포인트는, 이 두 대상이 ‘오십보 백보’라는 것이였기에, 둘 중 어느 대상에 가까울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2번 선지는 틀린 말이 되겠습니다. 여기서 확신이 서지 않았다면, 굉장히 힘들었을거에요.
3번, 4번, 5번 모두 두 대상의 ‘공통점’이라는 대상간의 관계를 건드립니다. 얼마나 평가원이 두 대상의 대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집단인지 보이시나요..?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저는 이 지문을 통해 수필은 무조건 “대비 독해”를 하며 독서처럼 읽어야 한다는 것을 확신했습니다.
2번 문제는 수필 자체보다는, 선지의 논리적 판단을 요구하는 문제였습니다. 3번 선지를 해석하는게 중요했습니다. 3번 선지에서 '아홉 개 대륙'과 '일만 개 나라'는 '천하의 지도'라는 새로운 의미를 형성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선후관계가 잘못되었습니다. '천하의 지도'에서 '아홉 개 대륙'과 '일만 개 나라'라는 의미가 파생되서 나온 것이에요. 문학에서도 독서처럼 인과성을 물어보는 선지가 나왔다는 점에서 특이했습니다.
4번 선지는 사실 3번을 잘 지웠다면 당연하게 보였어야 했던 이야기이고, 5번 문제에서 혹시 '갈매기'와 '해오라기'가 크고 작음인지에 대해 애매함을 느끼셨다면.. 아직도 본인의 주관을 배재하지 못하고 '상상'을 하고 계신 것입니다.
[2024_11]
여기서 끝내도 좋겠지만! 하이라이트인 이번 수능을 안 보고 넘어갈 순 없죠! 글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ㅠㅠ 그래도 조금만 더 힘을 내서 따라와주세요. 마찬가지로 먼저 글을 읽어보시고, 문제를 풀어보신 다음에 따라오시면 좋겠습니다.
읽어보셨나요? ㅎㅎ 그럼 저와 함, 다시 1문단부터 출발해봅시다.
많은 분들을 절망에 빠뜨렸던 1문단이죠 ㅠ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때때로 작가가 이런 현학적이고, 개성적인 표현들을 활용할 수 있기에 당황하시면 안됩니다. 우리는 우리가 ‘해야만 하는 행동들’을 할 뿐이에요. ‘잊는 것은 병이 아니라는 것’, ‘잊지 않는 것이 병이라는 것’ 두 대상이 대비된다는 말이 대비된다는 것을 파악하고 출발했으면 참 좋았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뒤에서 비슷한 말이 반복되는 흐름을 통해, 다시 앞으로 돌아와서라도 흐름을 잡을 수 있었다면 좋았을거에요.
2문단에 넘어가면, 본격적으로 두 대상의 대비가 진행되며 1문단에서 이야기한 두 대상이 구체화되죠. ‘잊어도 좋을 것을 잊지 못하는 것’=‘잊지 않는 것이 병이 되는 것’, ‘잊어서는 안 될 것을 잊는 것’=‘잊는 것이 병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paraphrasing 해줄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겁니다. 그리고 제가 아래에 큰 세모, 큰 동그라미로 표현해둔 것처럼, 각각의 사례에 해당하는 예시가 두 문단에 걸쳐 쭉 나열됩니다.
앞의 문단들과 다르게, 4문단부터 글의 마지막까지는 두 대상이 섞여, 뒤죽박죽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문맥을 통해 각각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찾아가며 읽을 수 있어야 했습니다. 실제로 문제에서 ‘내적인 것’의 범주를 물어봤음을 고려할 때, 이 범주를 찾아주는 것은 굉장히 중요했습니다.
초반에는 현학적인 표현으로 굉장히 당황할 수 있는 글이였지만, 정신을 차리고 ‘우리가 해야만 하는 행동들’을 하다 보면 어느새 뚫려있는 지문이였습니다. 참 많은 교훈을 주는 지문인 만큼, 여러 번 반복해서 복습하시길 권해드립니다.
그럼 문제를 풀러 가봅시다. 우선 1번 문제를 살펴볼까요??
3번 선지의 ‘그 말이 옳을까?’라고 설의적으로 나타난 부분이 부정의 의미라는 것을 읽어낼 수 있었어야 합니다. 문맥을 보더라도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고, 그게 아니더라도 앞의 가정 에 ‘잊는 것이 병이 되고, 잊지 않는 것이 병이 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작가의 입장인 ‘잊는 것이 병이 아니고, 잊지 않는 것이 병이라는 것.’에 상충되므로 틀렸다고 볼 수도 있었겠습니다.
4번과 5번은 역시나, 대비적으로 잘 독해했는지 묻고 있네요.
2번 문제도 함께 살펴봅시다. (다)가 포함된 2, 3, 4, 5번 선지를 보겠습니다.
2번 선지와 3번 선지는 이 수필의 주제를 나타내고 있죠. 특히나 2번 선지와 3번 선지는 ‘대비’를 통한 ‘깨달음’이라고 줌으로써, 수필에서 핵심이 되는 모든 요소를 다 나타내고 있습니다. 평가원이 한 번 더 공식적으로, 수필의 핵심을 천명하는 순간입니다.
4번 선지와 5번 선지는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이 정확하게 어디에 포함되는지, 범주를 파악할 것을 요구한 선지입니다. 4번 선지는 올바른 범주에 포함되었지만, 5번 선지는 지문에서 ‘예의나 분수’가 ‘잊지 않는 것이 병이 아니다.’라는 범주에 포함되었다는 것을 떠올려 볼 때, 선지와 매칭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어야 했죠. 이중부정의 처리까지 요구한, 매우 까다로운 문제였습니다.
첫 칼럼으로 다른 장르에 비해 비교적 가벼운 수필을 가져왔는데, 읽으시는 여러분들께도 가벼운 주제였을진 잘 모르겠네요. 제가 말씀드린 수필 독해 습관을 꼭 여러분들의 것으로 만들고, 제가 여기서 보여드린 문제들은 특히나 반복적으로 복습하여 다시는 이번 수능과 같은 경험을 하지 않으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현대소설 가이드를 준비해서 돌아오겠습니다. 늦은 업로드 죄송하고, 지금까지 본체만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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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감상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저 근데 외람된 질문입니다만... 3등급 이하의 학생들은 어떻게 가르치시나요? 표현이 좀 그렇긴 합니다만 한 번도 3등급 이하가 나와본 적이 없어서 공감이 안된다고 해야 할까요... 이런 학생들은 양을 늘리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지문 하나를 분석하더라도 제대로 분석하는 게 맞는 건가요? 한 학생이 강의 안보고 혼자 기출분석을 하는데 지문 하나에 1시간이 걸린다고 하더라고요. 대체 어떻게 해야 1시간동안 지문 하나를 분석할 수 있는지 상상이 안돼요. 그런데 또 누구는 그런 식으로 기출을 깊게 분석하는 게 맞다고 하기도 하고. 뭐가 맞는지 모르겠어요.
음.. 분석하는데 한 시간이 걸리는 것이 그냥 한 번 슥 읽고 푸는데 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인지, 하나하나 뜯어보는데 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인지 애매하네요. 두 가지 경우를 다 생각해서 말씀드리자면,
전자의 경우는 글과 친하지 않은 상태인 것입니다. 조금은 해당 학생에게 실례인 표현일진 몰라도, 아직 고3의 글을 읽을 준비가 되지 않은거에요. 그런 학생들에겐 비교적 읽을만한 지문과 문제가 수록된 예비 매3비나, 아니면 마더텅 고2책을 사서 양적인 학습을 시켜 지문과 친해지게 만든 다음에 독해 방법, 그리고 기출분석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즉 양치기가 답이라고 할 수 있겠죠.
후자의 경우에는 굉장히 바람직한 기출분석 학습을 하고 있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제 '평가원 성적 모음'에는 부끄러워 올리지 못했지만, 저도 첫 평가원은 4등급으로 시작했거든요. 여기에서 안정적인 1등급, 그리고 백분위 100까지 올리는 과정에서 저는 한 지문을 정말 찐득하게 뜯어봤습니다. '국어 인강 활용법' 칼럼에서도 말했지만 한 지문을 세 시간, 길게는 3일에 가까운 시간에 걸쳐 고민하며 분석한 적도 있고요. 올바른 방향으로, 올바른 학습을 하고 있다면 후자의 경우는 흠잡을 것이 없습니다. 정말 잘하고 있는거에요.
쓰다 보니 하나의 글이 되버렸네요.. 지나가시는 다른 분들도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네 후자의 학생입니다.
정말 엄청 고민하는 주제였는데 해결된 거 같아서 속이 시원하네요. 그렇게 오래 고민하는 것이 맞군요! 이 댓글 살 조금만 붙여서 칼럼으로 쓰셔도 굉장히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정말 좋은 글 감사합니다.
확실히 잊음을 논함은 과대평가가 맞습니다.
현장에서의 당황이 굉장히 큰 요소였다고 봅니다.
믿고 봅니다... 선댓후감상
항상 좋은 글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