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하기 문제는 사실, 퍼즐 맞추기에 가깝다.
게시글 주소: https://w.orbi.kr/00067502929
동국대 2018 인문1 기출 3번 변형
제시문 (다)에 나타난 관습이 (가)의 관점에서 '도덕적'으로 볼 수 있는 이유를 서술하시오.
(다)에는 어떤 관습이 나타나겠네요. A 관습이라고 해봅시다.
A 관습이 도덕적으로 올바르다고 말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설명하라고 하네요.
자 그러면 여기서 질문,
대상 제시문인 (다)부터 읽어야 할까요, 기준 제시문인 (가)부터 읽어야 할까요?
A 관습이 뭔지부터 알아야 할까요, 아니면 도덕성 판단의 기준을 제공하는 글부터 읽어야 할까요?
만약 대상 제시문인 (다)를 먼저 읽는다면,
우리는 A라는 관습이 무엇인지 탐구하게 될 텐데,
A 관습의 어떤 측면이 도덕성 판단의 근거가 되는지에 대해서는
그냥 추측, 예측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의 개인적 가치관이나 교과적 상식으로 말이지요.
그래서 A 관습의 속성을 4-5개 발견하다고 하더라도,
그 중에서 어떤 속성이 결국 도덕성 판단의 근거가 되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준인 (가)부터 읽어야 합니다.
(가)의 저자가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도덕성을 판별하는지를 먼저 알아야,
그 논리에 맞춰 A 관습을 효율적으로 탐구할 수 있습니다.
즉, 기준과 대상 중에서는 기준부터 읽고, 기준의 논리에 맞춰 대상을 읽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게 기준에 대상을 적용하는 설명, 평가, 대안, 논쟁, 견해 유형 독해의 기본입니다.
그러면 제시문 (가)를 볼까요? 정독해 보시기 바랍니다. :)
[가]
윤리 상대주의는 도덕적인 진리가 문화·계층·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서로 다른 사회에서는 서로 다른 도덕규범이 존재하므로, 한 사회에서 무엇이 옳은가는 그 사회의 도덕규범에 의존한다. 따라서 특정한 사회의 규칙이 다른 사회의 그것보다 더 좋거나 옳다고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공(時空)을 초월하는 도덕적 진리가 없으므로, 옳고 그름은 관점의 문제이며 그 관점은 문화·계층·개인 등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이렇듯 윤리 상대주의는 문화가 상대적이듯이 윤리 규범도 문화에 따라 다양하다는 관점을 취한다. 어떤 사회에서 적용되는 행위 규칙의 타당성은 해당 문화의 승인 여부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 이 견해의 핵심이다. 결국 윤리란 어떤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표준이나 원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각 개인 또는 문화권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는 표준과 규칙을 따르는 문제로 본다.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고등학교 생활과 윤리』
위 글에서 여러분은 어떤 부분에 주목하셨나요?
(가)의 주제를 찾으셨나요? 중심 문장에 밑줄을 그으셨나요?
논술에서 판별과 행동의 최우선 중요도를 갖는 기준은 바로 '논제의 요구사항'입니다.
논제는 (가)에게 '무엇이 도덕적인가?'에 대해 판별하라고 요구했어요.
그러면 우리는 '____ 라는 조건이 지켜져야 도덕적이라고 볼 수 있다.'를 찾아야 합니다.
즉, 도덕성 충족의 조건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 부분은 어디에 있었나요?
[가]
윤리 상대주의는 도덕적인 진리가 문화·계층·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서로 다른 사회에서는 서로 다른 도덕규범이 존재하므로, 한 사회에서 무엇이 옳은가는 그 사회의 도덕규범에 의존한다. 따라서 특정한 사회의 규칙이 다른 사회의 그것보다 더 좋거나 옳다고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공(時空)을 초월하는 도덕적 진리가 없으므로, 옳고 그름은 관점의 문제이며 그 관점은 문화·계층·개인 등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이렇듯 윤리 상대주의는 문화가 상대적이듯이 윤리 규범도 문화에 따라 다양하다는 관점을 취한다. 어떤 사회에서 적용되는 행위 규칙의 타당성은 해당 문화의 승인 여부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 이 견해의 핵심이다. 결국 윤리란 어떤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표준이나 원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각 개인 또는 문화권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는 표준과 규칙을 따르는 문제로 본다.
도덕성은 결국 해당 사회의 규범을 준수하는지에 따라 결정되겠네요.
그러면 우리의 도덕성 판단 기준은 정리가 되었습니다.
"어떤 관습이 그 사회의 규범을 준수하면, 그 관습은 도덕적인 관습이라고 볼 수 있다." 입니다.
그러면 이 프레임을 갖고 제시문 (다)의 관습을 살펴보도록 하시지요.
(다)를 보여드릴 텐데요, 중요한 건, (다)를 그냥 열심히 읽는 게 아니라,
(다)의 A 관습이 해당 사회의 규범을 지키는 관습인가 하는 지점입니다.
A 관습이 해당 사회의 규범을 지켰을까요? 안 지켰을까요? 아니면 모르나요?
모를 리 없습니다. 왜지요? 이미 논제에선 '도덕적'으로 판단된다고 확정지었으니까요! :)
그러니 우리는 A 관습이 해당 사회의 규범을 '지킨' 모습을 찾으면 되는 겁니다. 이제 (다)를 읽어 보시지요. :)
[다]
발칸 반도 동남부에 사는 트라키아 부족의 풍속은 이러하다. 이 부족의 남자는 모두 많은 아내를 거느린다. 그런데 남편이 죽으면 ‘어떤 아내가 죽은 남편으로부터 생전에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을까’라는 문제를 둘러싸고 아내들 사이에서 격렬한 논쟁이 벌어진다. 죽은 남편의 친구들도 편을 나누어 논쟁을 벌인다. 그리고 평결 결과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아내로 선정되면, 그 아내는 모든 부족민에게서 찬사를 받으며 살해되어 남편과 함께 매장된다.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어디에 주목하셨나요? 정답에 해당하는 부분을 찾으셨나요?
정답은 아래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열심히 찾고, 아래로 내려오세요. :)
[다]
발칸 반도 동남부에 사는 트라키아 부족의 풍속은 이러하다. 이 부족의 남자는 모두 많은 아내를 거느린다. 그런데 남편이 죽으면 ‘어떤 아내가 죽은 남편으로부터 생전에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을까’라는 문제를 둘러싸고 아내들 사이에서 격렬한 논쟁이 벌어진다. 죽은 남편의 친구들도 편을 나누어 논쟁을 벌인다. 그리고 평결 결과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아내로 선정되면, 그 아내는 모든 부족민에게서 찬사를 받으며 살해되어 남편과 함께 매장된다.
A 관습은 결국, 무고한 시민인 아내를 살해하는 관습이었습니다. 끔찍하지요.
하지만 어쨌든 논제는 우리에게 이 관습이 '도덕적'인 이유를 찾으라고 했네요.
그 이유는 무엇이었지요?
1. A 관습이 말 그대로 '풍속'이라는 점, 풍속이라는 게 뭐지요? 그 사회에서 일정 기간 이상 문화로서 행해지교 있는 일종의 행동양식이지요. 그러니 관습, 풍습이라는 속성 자체가 우선 그 사회의 '규범'의 일종이라는 뜻이 됩니다.
2. 마을 사람들의 '평결'이 반영된 풍습이라는 겁니다. 즉, 수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서 결과를 도출했으니, 그 '마을의 동의'를 구한 풍습이라는 셈이지요. 이 부분도 정답 중 하나입니다.
3. '모든 부족민에게서' 찬사를 받으며 진행된 풍습입니다. 여기서 '모든'이라는 게 참 놀랍습니다. 살해되는 딸의 부모님도 계실 텐데, 이 분들까지 포함하는 말이기 때문이지요... 어쨌든 모든 이들의 찬사를 받는다는 것은 마을 사회의 인정을 받은 '규범'에 속한다고 볼 수 있으니, 이것도 정답 중 하나입니다.
이 내용들을 찾아내고, 정답으로 글을 써내면 됩니다.
결국 기준에서 요구된 논리를 찾아 정리하고, 그 관점에서 대상의 중요한 부분을 찾아내는 것.
기준의 논리에 부합하는(끼워 맞출 수 있는) 대상의 특정한 부분을 분별해 내는 것. 이것이 이 문제의 핵심이었습니다.
그러니 논술은 단순히 글을 잘 읽는다는 것으로는 안 되고,
논제의 요구사항에 맞춰서 글을 읽는 게 무엇인지 잘 알아야 하는 게 되겠습니다. :)
이제 아래에는 이 문제에 대한 저의 답을 보여드릴 텐데,
전개방식에 대해서도 설명드리고 싶은 게 많으나, 너무 길어지니 오늘은 답안만 보여드리고 물러가겠습니다. :)
다음에 또 좋은 칼럼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
문단 | 기능 | 내용 |
1 | 대상 핵심 | 제시문 (다)에는 트라키아 부족의 풍속인 순장이 나타난다. |
대상 상술 | 트라키아 부족에서는 한 가족의 남편이 죽으면 남편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여겨지는 아내를 평결을 통해 선정한다. 그리고 그녀는 모든 사람들의 성원 속에서 살해되어 남편과 함께 매장된다. | |
2 | 주장 | 이는 도덕적인 풍속이라고 볼 수 있다. |
기준 핵심 | 해당 사회의 규범을 따르는 것이 곧 도덕을 지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 |
기준 상술 | 제시문 (가)는 보편적 도덕 법칙이 존재할 수 없으니, 어떤 사안에 대한 윤리적 타당성은 해당 사회의 규칙을 준수하는 일에 좌우된다고 말한다. | |
적용 | 그러므로 마을 사람 모두가 인정하는 트라키아 부족의 순장 관례는 자신들의 전통 문화에 따른 것이므로 윤리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
아울러, 오르비학원에서 3월에 개강하는 저의 새로운 커리큘럼에 대한 홍보를 하겠습니다. :)
3월 10일 오후 1시30분~5시
강좌 이름: 정보정리 유형 집중훈련
훈련 내용: 요약(논리, 서사, 자료), 분류, 비교에 대한 8주 간의 숙달 훈련. 기본부터 심화까지 씹어먹는 과정입니다.
첨삭 관리: 질적으로 양적으로 대치동 최고 수준의 첨삭 관리 시스템
1) 수업 중에 강사의 독해 점검
2) 1차 작성에 대한 연구원의 첨삭
3) 대표 사례에 대한 강사의 첨삭 강의
4) 학우의 첨삭지, 합격자의 첨삭지 제공
5) 위 모든 걸 공부한 후 2차 작성 후 최은식T 첨삭
6) 최은식T에게 '합격' 통과되지 못하면, 3차, 4차 작성하여 재도전!
이투스 인문논술 3년차부터 1타를 차지하여, 지금까지 5년 연속 1타를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열정에 성장과 결과로 보답할 수 있도록 항상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수업 신청 링크: 오르비 학원 (orbi.kr)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왜 아무도 안살까요……. ㅋ 2025년 뉴런 수1 수2 시냅스 수1 수2 다 합해서...
-
고고
-
수학 n제 고민 8
김기현 커넥션 끝냈고 커넥션이랑 기출 복습 주 2회정도 하면서 다른 n제 하고싶은데...
-
을 알고있다면 저가 여기 읎겠죠…?
-
오늘 바탕 풀고 20분 남기고 1떴는데 바탕이 원래 ㅈ밥인건가요? 이감풀땐 안이랬는데
-
무사와 악사는 5
주인공이 죽은 일규?라는 친구를 친구로 좋아하는 거 맞죠..? 다시 풀고있는데 집착이 너무 심하던데
-
수능칠때 전담 왜 안되는거임 그걸로 부정행위 할 수 있나???
-
고2 2학기 (유전) 내신을 한종철쌤 강좌로 준비하려고 하는데요 철두철미 +...
-
히히 똥 1
똥발싸 히히!
-
중범죄
-
수능이 쉽든 어렵든, 6평과 9평은 언제나 물물물모평이였음. 올해 9평도 백퍼 물로...
-
당연히 보러 갈 것
-
사실 알빠노하고 그냥 갈거긴해요
-
모솔이라 잘 모르긴 한데 나한테 투자할 돈도 부족하더라… 아 물론 알바 간간이 하는...
-
쉬워서 다맞을까 했지만 역시나 ㅋㅋ ㅜㅜ 오 괜찮은데? 하면 한두개 틀려있 ㅜㅜ
-
왜냐면 아니니깐
-
보고싶다 8
왜 우리 두고 갔어..
-
강민철 김동욱 2
내년 김동욱 강민철 병행해도 될까요? 아마 병행하면 일취만 들을듯 함 6모...
-
오늘 0회 풀어봤는데 좀 ㄱㅊ은거 같아서.. 쉬운편인가요??
-
백분위 몇정도인가여 등급컷 말해주시는 부분 놓쳤어요ㅠ
-
흠냐
-
원장이 버니즈 2
-
…?
-
삼수까지 해도 인간관계에 잡음이 없음 오히려 더 가까워짐..
-
수능을알려주겠다 4
우흥을알려주겠다
-
그 돈없고 순수한 시절의 연애 이제는 못하니까 그때만 할 수 있는건데 난 못해봐서 부럽긴함
-
시간무제한이면 거의 다 풀수있는데 시험칠때 가계도 풀시간조차 안나오는데 버리는게 맞죠?
-
세줄풀이 버릴까 12
시간이 오래걸리니까 자신감 떡락 + 하기싫음 이슈 ㅅㅂ 지금부터라도 고쳐봐야하나
-
늙어서 체력이 너무 빨리 바닥남
-
기도메타인가 근데 선지 민감성이 생각보다 큰거같음 내가 생각못하는것도 승리쌤이...
-
둘중에 뭐하지
-
고딩때 선생과 싸워서 자퇴하고 재종 2년 다닌 사람 3
있었다는데 지원해주신 부모님 대단한듯 재종 2년이면 비용이 진짜 부담될텐데 부모님의 사랑은 위대함요
-
옯-하 6
ㅎㅇ
-
자퇴는 진짜 죽어도 학교 못 다니겠다 싶으신 분 말고는 개인적으로 비추....
-
잘 안들려요우~~~
-
수능에 나오는 고전 문학 작품들 교과서 + ebs에서만 출제되나요? 2
아니면 교과서,ebs에 수록된 작품 말고도 출제될 수 있나요?
-
국어 실전 3
에서 시간에 구애되지 않고 천천히 읽으시나요? 제가 실전에선 완전 날려읽엇거든요 급해서 ㅠㅠ
-
유명 강사들 자기 페이지에서 구하는거 말고도 문제 팔만한 곳이 있을까요
-
외로움+다른애들이랑 다른 길+ 1년동안 루틴 지키면서 수능공부하면서 성공까지? 이거...
-
169고 헬스 열심히 하고있긴 한데 체격 커지면 비율 망할까봐 걱정임... 걍...
-
프사 맘에 든다 1
진작에할껄
-
고1때 우리반은 아니고 딴반에서 반장 자퇴해버려서 그 반은 남은 학기동안 반장 없이 쭉 갔음
-
이게뭐야…
-
좋은 말이다 대우가 1년 해서 할 수 있는 거면 100일 동안도 할 수 있음 이거자나
-
사실 필자는 학벌을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음 하지만 사회적인 인식을 생각해보면...
-
수학 독학 엔제 0
독학 엔제 난이도 많이 높지않은거로 추천해주세요ㅠ
-
괜찮을까요
-
정시 준비하면서 조금조금 논술 맛 볼려고 하는데 ㅊㅊ 좀 메가 대성 다 잇음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ㅎㅎ 반가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