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현장에서 사용할 머릿속 회로
게시글 주소: https://w.orbi.kr/00068549635
오늘은 원리에 대한 통념과 함께 학습 방향을 어떻게 정해야 효과적인지에 대한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많은 분들이 '원리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공부를 잘했던 사람들이나 이른바 '지식인'들은 이러한 신념을 더욱 굳건히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보통 사람들의 공부가 부족한 이유를 원리 이해의 부족으로 생각하며, 원리를 제대로 알면 어려운 문제도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공부를 할 때 근본적인 원리와 공식을 우선적으로 깨우치라고 이를 수험생들에게 강조하곤 합니다.
하지만, 미국의 과학철학자 토마스 쿤에 따르면, 단순히 F=ma와 같은 공식을 외운다고 해서 모든 물리학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기초가 부족해서 원리를 공부한다고 해서 문제를 풀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공부를 잘 하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입니다. 결국 물리적으로 뇌의 네트워크를 바꿔서 몸으로 체화해야 합니다. 실제 문제 해결 과정에서는 의식적으로 통제하기 어려운 비의식적인 과정이 열쇠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원리의 이해나 개념의 파악은 경험으로 얻어진 기억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시험의 모든 문제는 개념을 넘어서 표준적인 예제와 그것의 변형들을 공부하면서 비로소 풀립니다. 실제로 수능 고득점을 받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개념과 교과서 내용의 이해를 넘어 실제 상황에서 많이 연습해 가슴속에 깊이 새길 때까지 반복했기 때문에 문제 해결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수능 공부든 내신 공부든 간에, 몸으로 체화되지 않은 지식은 실제 문제 해결 능력으로 연결되지 못합니다. 수능이 암기가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신다면 그것은 큰 오산입니다. 내신식의 단순 암기와는 분명 결이 다르지만,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뇌의 네트워크가 물리적으로 변화해야 하며, 이 과정은 상당히 힘들고 결국 경험에 대한 기억, 암기의 과정입니다. 실제로 문제를 푸는 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단계화되어 있으며 ‘패러다임’, 혹은 '스키마'라고 부르는 비의식적이고 암묵적인 인지 요소들을 포함한 네트워크 내부의 문제 해결 패턴을 필요로 합니다. 우리가 추구할 공부의 방향 역시 특정 상황에서 적절히 대응하고 처리할 수 있는 능력과 기술, 스킬을 기르는 것입니다. 실전 개념이라고 부르는 영역을 실제로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머릿속에 회로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봐도 좋겠습니다.
시험의 긴박한 상황에서 문제를 제한 시간 내에 해결할 때, 우리는 정해진 규칙이나 행동 강령을 하나씩 기억해서 차근차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패러다임을 적용해 풀이의 상당수를 비의식적인 부분, 혹은 매우 빠르게 압축된 의식적인 기억과 함께 간추리며 문제를 해결합니다. "이해가 아니고 능숙해짐이 공부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 이해보다 기억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오늘날의 뇌과학적 관점에서 우리는 이론, 개념, 법칙, 관점, 정의 등의 추상적 규칙을 직접 적용하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구체적인 전례와 사례를 경험으로 축적해 기억하고, 이를 통해 문제 해결 및 의사결정에 능숙해져야 합니다. 수능 공부는 N제와 실모, 기출을 매개로 한 이런 과정의 연속입니다. 예제를 통해 다양한 문제 유형을 경험하고, 그 과정에서 익힌 접근 방법을 반복적으로 연습해 머릿속에 깊이 새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적이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았다면, 안타깝게도 피지컬의 부족일 수도 있겠지만 수능을 근본적으로 잘못 알고 계실 가능성도 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내용에 공감하며 자신의 방향성이 의심되신다면 단순히 원리와 개념을 이해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다양한 문제를 풀어보면서 실제 상황에서의 적용 능력을 기르도록 노력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여러 번 반복해서 연습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패턴을 체화함으로써 긴박한 시험 상황에서도 비의식과 의식의 모든 것을 단련해 문제를 풀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특히 하반기가 시작된 지금 시즌부터는 등급대와 무관하게 원리와 개념을 넘어 실전 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연습까지 시작해 보시길 권장드립니다. 그렇게 꾸준히 준비하신다면, 올해 수능에서 생각했던 것 이상의 좋은 성과를 거두실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0 XDK (+1,000)
-
1,000
-
1등급 비율이 1퍼다 뭐다 했던거 같은데 정확히 어떤 부분에서 어려웠나요? 50분...
-
하.. 아니 오늘 3일인줄 알았는데 4일이네요 접수 시간도 4시 30분 까지던데.....
-
쓸데없는데에 신경 쓰이네 아무이유 없이 신경 쓰이게 하는 행동을 왜 한 거지..
-
이번 달 목표 0
기록하는 습관 들이기,,
-
여러분의 선택은?
-
그거보러 6시에 일어나야 하는 나…
-
그 0/0꼴로 갈떄 미적에서 식이 너무 복잡해서 수렴안될때 f(x)/x^2 일때...
-
수리논술 독학책 좀 추천해주세요 나이로 4수 입니다 0
2년전에 재수 끝내고 더 이상 입시판에 안 들어올거라 생각했는데 공군에 있으면서...
-
수1수2시즌1은 슥슥슥했는데 시즌1미적분왤케어렵게느껴지지 함수추론에서개박살남
-
감사했습니다 센세
-
의치한약수 아니면 다 씹어먹는 거 보면 취업보장이 개ㅆ사기인가 스캠은 아닐거고
-
중고거래 앱에서 책/ 실모 팔고있는데 7더프 답지 찾는 사람 왤케 많음? 이사람들...
-
십덕)이런거 좋으네요 11
-
개념기출 7월달내 끝내기로 계획했고 진행중인데, 작년에 안 보였던 부분 채워지고...
-
의대 좃 댔 지 국가권력급 장수생이간다...
-
10명한테 물어놓고 “10명 중 9명 합격”…에듀윌 과태료 500만원 13
공무원 온라인 강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듀윌이 단 10명만 응답한 설문 결과를...
-
6평 언매 1컷 1
원점수 몇점?
-
군수생 달린다 7
야근하고 왔어도... 달려야겠지?
-
위에 등식이 임의의 x, n에 대해서 성립하는 등식일 때 아래 부등식이 해당 등식을...
-
언매 0
문법 클리어랑 올인원 강의 안 듣고 읽어만 보고 기출 n제 양치기만 해도 됨? 강의는 완강함
-
오리온 미쳤지 8
꺼억~우주편 우마이
-
안녕하세요 대학 다니다 반수중이고 4월말부터 본격적인 공부에 들어간 한 학생입니다....
-
이게뭐냐 십 ㅋㅋㅋ
-
스카 여유로우니 좋네요
-
제가 고1 1학기때 4등급을 받고 2학기때 3등급, 현재 고2 1학기는 2등급을...
-
덮이니까 복습위주로 21111 가보자 &&
-
무려 이틀만에 오르비 11
저를기억하시나요 흐흐
-
내신 부교재 자이+수특이었어서 수1 안까먹을려고 자이 어려웠던 것만 한번씩 돌려볼까...
-
시냅스는 2
뉴런 드릴드 드크북 했는데 뉴런 복습하면서 시냅스 풀어도 되나요? 난이도 쉬 4정도인가..
-
이지영쌤은 4개년?인거 같던데 충분한가요? 보통 몇개년치 하나요
-
초5~중2까지 영재교육원 같이 다녔던 앤데 고1, 고2땐 모고 8번 다 합쳐서...
-
난 대학시절 2
이 없다는 사실
-
어땠는지 후기좀
-
굉장히 만족
-
안녕하세요 대학 다니다 반수중이고 4월말부터 본격적인 공부에 들어간 한 학생입니다....
-
국어 실모 치다가 탐구 지식으로 날먹하는 지문 나오면 3
김빠짐… 방금도 롤스 나와서 3문제 30초컷 했는데 이런거 좀 검토해주지….
-
오늘은 쉬운 난도의 현대소설 세트입니다 보상 I. 2점 문제 28-100 XDK...
-
책꽂이에 책 하나도 안꽂혀있고 하루에 엔제수탐 한권씩 들고와서 파란색 볼펜으로...
-
이제 곧 7모구나 7모치면 다음엔 9모네 9모치면 다음엔 수능이네
-
자괴감든다 8
이 임티보고 순간 뇌정지옴…
-
수학 모고 질문 11
킬캠 해모 로운모 결국 다 풀건데 젤 쉬운게 뭘까요? 킬캠 해모 로운모 꿀모(현강)...
-
크게 싸웠던 친구 한명 하고는 자꾸 만나게 되는데 이게 인연이 남아 있는건가...
-
후 갈길이 멀구먼
-
업그레이드수학 대학별고사 라는 문제집 풀어보신분 계신가요??? 0
고등수학을 깊이 공부하는데 도음이 될까요??? 풀어보신분들 어떤가요???
-
힘드러 5
작년에 어케했냐 진짜
-
왜 발전이 없지. 왜 항상 76점도 못넘기는거지. 문제를 많이 안풀어서 그런가 진짜...
-
격3 떴냐? 2
ㅋㅋㅋㅋㅋ
-
5점대인가 4점대 후반인가 그런데 수능에서 표점 몇 점 정도 떼먹힐까요? 서 연 고 궁금합니다.
-
인스타 지우니까 1
적응 안 돼서 오르비만 들어오네
-
밀린 거 다 채점하니까 왜 처참하죠?? 전 요즘 닛몰캐쉬 노래들 듣고......
일단 스크랩하고 자러 가겠습니다
최적화가중요하죵..
실전 문제는 무얼 풀어보는개 좋을까요..? 사실 아직 기출도 안 돌린 상태입니다.. (수학 4등급 확통러)
우선 BLANK 기출문제집으로 기출 한 바퀴 돌리고 기출에 자주 출제되는 유형들을 이비에스와 함께 정리하는 것만 해도 많이 오르실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