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내인생개망함 [605053] · MS 2015 · 쪽지

2015-11-24 03:49:07
조회수 14,470

친구가 펑펑 우네요..

게시글 주소: https://w.orbi.kr/0006897012

같이 재수하고, 이번에 삼수까지 함께 한 친구가 있어요. (참고로 남자입니다.)



참.. 예..

저는 이번에 정말 역대급 점수가 터졌습니다.(제 기준에서요.) 하지만 친구는 잘 나왔으나 똑같은 재수 때랑 비스무리한 점수가 나왔어요.



그렇게 저희는 수능 끝나고 자연스레 헤어졌어요.

그리고 오늘..



친구가 전화가 왔어요.

"..............뭐하냐.. ㅎ... 나올래....?"

저는 잘 본 티도 내지 않았고, 수능 시험 얘기 나오면 아이 뭔 그딴 얘기해 임마 하고 딴 주제로 말 돌리자 하고 다짐하고 나갔습니다.



어두컴컴한 놀이터에 친구가 맥주 한 캔 마시는 뒷 모습이 얼마나 처량해보이는지..



한 편으론 원망도 했답니다.

저는 솔직히 무한도전도 보고, 드라마도 보고.. 가끔 영화도 보고..

친구는 정말 열심히 했거든요.. 정말로요..



그 친구가 보상을 받아야하는 데 내가 가로챈 게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친구가 정말 저를 보자마자 울더군요..

자존심 강한 친군데.. 정말 냉정하고, 냉혈한이라고 불리던 친구인데.. 정말 펑펑 꺼이꺼이 소리내면서 울더라구요..



그냥.. 안아서 토닥여줬습니다..

뭐라 할 말이 없더라구요..



정말 자기 인생 왜 이러냐고.. 진짜 살기 싫다고.. 부모님이 일부러 자기 눈치보며 밝은 척 하시는 데 가슴이 찢어질 거 같다고..



저는 그냥 말없이 들어줬어요..

그리고 들어줘서 고맙다고, 너 밖에 없다고..

대학가서 여친 생긴다고 연락 안 하면 죽인다고..농담하고 걸어가는 친구보는 데 왜 제가 눈물이 나던지..



집에 가서 장문의 카톡 보냈네요.. 말로 했어야 했는데

나는 너를 봤다고. 수험생이 아니라 너를 봤다고.

정말 너는 대단하고, 무한한 가능성이 잠재되어있는 거 같다고. 내가 사소한 감정에 흔들릴 때 든든하게 버텨줬고, 내가 맨날 한솥도시락 먹냐고 투정 부릴 때 좋아하는 과자 하나 던져주면서 열공하라고. 나는 잊을 수가 없다고.. 정말 넌 소중한 친구라고. 그 꼴랑 하찮고 아주 더러운 시험 문제 몇문제에 너를 평가하지 말라고... 세상은 모른다해도 나는 너를 안다고..



저는 그냥 고3이든.. N수생이든..

너무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그 꼴랑 몇 문제에 우리의 삶이 담길 수가 있을까요? 정말 그 꼴랑 몇 문제에.



다들 그깟 시험 하나에 송두리째 흔들려 자신을 잃지 않기를..



https://youtu.be/SxbK7kLtdTA



https://youtu.be/o52TO0KT938



요즘 듣는 노래인데 좋더라구요.



다들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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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어유희왕 · 615506 · 15/11/24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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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꾸는식물 · 250957 · 15/11/24 05:23 · MS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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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HveoYMxFZwSUm · 601191 · 15/11/24 05:46 · MS 2015

    ㅠㅠ....님도 난처하셨겠군요...그래도 우정 잘 이어나가시길...

  • 폰트힐 · 449084 · 15/11/24 06:25 · MS 2013

    우정 변치마시고 이어가시길

  • 라쿠카라챠 · 539096 · 15/11/24 07:24

    그 친구가 이 글 보면 좀 그럴거같은데;

  • To_mato · 433978 · 15/11/24 09:22 · MS 2012

    그러게요..

  • 하내인생개망함 · 605053 · 15/11/24 15:20 · MS 2015

    칭구 오르비 안해서요...ㅎㅎㅎ

  • 지피지기백전백승 · 461458 · 15/11/24 18:09 · MS 2013

    왜요??

  • 라쿠카라챠 · 539096 · 15/11/24 18:14

    친구랑 울면서 진지하게 한 얘기가 인터넷에 올라왔는데 그 글 보고 아무 느낌 안드는 사람은 얼마 없지 않을까요

  • 지피지기백전백승 · 461458 · 15/11/24 18:53 · MS 2013

    인터넷에 그냥 올라온게 아니고 그 얘기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적어놓은 글인데
    어찌 보면 위로해주는 친구의마음이 궁금했던 차에 이 글을 보고 진심을 알게 되어 저같으면 더 감동받을것 같은데요
    결국 수능 결과 안 좋은 친구의 노력을 알고 있다는 진심이 적힌 글을 보고 어느 누가 안 좋게 바라볼까요

  • 라쿠카라챠 · 539096 · 15/11/24 21:09

    사람마다 다르겠죠 제가 친구였으면 좀 그랬을듯

  • UrvfqE5snOQJ0S · 607631 · 15/11/24 09:42 · MS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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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곤일척 · 607631 · 15/11/24 09:45 · MS 2015

    그 친구가 보상을 받아야하는 데 내가 가로챈 게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 이런 생각 심정적으로 이해는 가나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ㅜ 님이 충분한 노력을 하셨기에 수확을 거둔거에요!. 그리구 삼수까지 하셨으면 아시겠지만 n수를 한다고 점수가 오르지는 않는것 같아요... 열심히 하는 것도 표면적이고 머릿 속으로 들어가보지 않는 이상 어떻게 보냈는지도 모르는거구요.. 너무 미안해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수능보느라 고생하셨어요

  • 유흥업소1등급 · 573267 · 15/11/24 10:13 · MS 2015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 함께 노래합시다
    그대 아픈 기억들 모두 그대여
    그대 가슴에 깊이 묻어버리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떠난 이에게 노래하세요
    후회없이 사랑했노라 말해요
    그대는 너무 힘든 일이 많았죠
    새로움을 잃어버렸죠
    그대 슬픈 얘기들 모두 그대여
    그대 탓으로 훌훌 털어버리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함께 노래합시다
    후회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함께 노래 합시다
    후회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함께 노래합시다
    후회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함께 노래합시다
    후회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함께 노래합시다
    후회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 up1031 · 600896 · 15/11/24 12:09 · MS 2015

    닉네임보니 반전

  • 결과에 따른 대가 · 459021 · 15/11/24 10:58 · MS 2013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팡팡우러따8ㅅ8 · 577246 · 15/11/24 12:44 · MS 2017

    광광우럭따8ㅅ8

  • mathyonsei · 408134 · 15/11/24 13:16

    친구분 우는건 안타깝지만 ....

    친구가 제대로 공부했는지는 아무도 모르는거죠

    겉보기엔 열심히 하는것 같아도 막상보면

    비효율적으로 하거나 집중력 부족하고 머리가 나쁜 학생들은 자주 시험 망하죠

  • 앗메리카노 · 572933 · 15/11/24 13:33

    이 정도면 불신도 병인 듯

    우리나라는 참 사람 말을 믿게하는게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 엔젤피그 · 462201 · 15/11/24 13:50 · MS 2013

    ㅋㅋㅋㅋ.. 글읽으면서 아무리 오르비라지만 또 이런댓글이 있겠어? 하면서 내렸는데.. ㅋㅋ 네 너혼자 멋있고 합리적이고 냉철하고 논리적이고 감정에 휩쓸리지않는 글 많이 쓰면서 사세요~

  • 연필로마킹했는데만점 · 533316 · 15/11/24 14:48 · MS 2014

    「사회성 일정 미만에게 키보드 접근권을 제한해야한다」 를 지지하는 자료로 쓸 수 있겠군.

  • 소이현이쁘다 · 452991 · 15/11/24 16:35 · MS 2013

    ㄷㄷㄷ....

  • 나생고존 · 300548 · 15/11/27 02:26 · MS 2009

    열심히하는것보다 잘 하는게 더 중요한건 맞는말이라 공감함. 하지만 시험문제 몇 문제 때문에 인생이 망했다고 생각하는 학생한테 해 줄 말은 아니라고 생각.

  • 아벤타도르 · 432326 · 15/11/24 13:34 · MS 2012

    너무 본인을 몰아부치지말라고 해주세요
    수능 그까이꺼 인생전부도 아닌데
    그리고 쉴땐 쉬고 공부해야지
    공부안되는데도 의지력 불태우고
    빨리지치고 부하걸리는 친구들보면...

    원래 공부하다가 쉴거다쉬고도 성적잘나오는
    경우도 엄청나고 쉬지도 않고 꾸준히 열심히해서
    성적 껑충뛰는 경우도 있고...

    그 친구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도 예전에 그랬거든요.

  • 휘적휘적 · 577333 · 15/11/24 14:07 · MS 2015

    부모님 애써 밝은척 얼마나 슬픈지 ㅠㅠㅠㅠ

  • 로제비앙 · 605531 · 15/11/24 16:04 · MS 2015

    지금의 그 우정이 변치 않기를...

  • 대구경라이플 · 609308 · 15/11/24 18:10 · MS 2015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카카누 · 492250 · 15/11/25 00:28 · MS 2014

    저도 현역때 수능대박이었는데... 같이 공부하던 주위친구들이 저빼고는 다 망해서 정말 점수를 뺏어간것같더군요.... 그 마음 이해가되네요...ㅠㅠ

  • 언어유희왕 · 615506 · 15/11/25 10:34

  • 반수생 · 577029 · 15/11/25 10:22 · MS 2015

    그게 수능의 단점이기도 하지요. 상대평가와 한방주의의 단점이기도 하구요

  • Regain · 461848 · 15/11/26 00:26 · MS 2013

    공감되서도 그렇고 그냥 가슴아파요..

  • 우럭아왜우럭 · 380777 · 15/12/02 13:29 · MS 2011

    에고... 힘내세요 인생 길게 봐야됩니다

  • 호무라 · 622144 · 15/12/03 23:30 · MS 2015

    정말 멋진 분이시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