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오이카와가 말아주는 기출문제 - 2006 MD 언어추론 <「국가」, 플라톤>
게시글 주소: https://w.orbi.kr/00071736556
2006학년도 MD 언어추론 플라톤 국가.pdf
비정기 컨텐츠 <오이카와가 말아주는 기출문제>를 시작합니다.
기본적으로 기출 분석 컨텐츠는 많습니다. 하지만 이 중 정작 도움이 되는 컨텐츠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 문장에 달라붙는 한 문단이 넘어가는 해설, 논리적이지도 깔끔하지도 않은 선지판단...
그리하여 제가 직접 기출분석 컨텐츠를 연재해 보고자 합니다.
오늘 살펴보고자 하는 기출문제는 2006 MD 언어추론 11~13번 기출 문항입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기출이며 문학 학습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2024수능 당시 장안의 화제였던 '잊음을 논함' 지문의 경우, 비록 고전 수필이라는 text를 출제하였음에도 전형적으로 비문학에 가까운 독해(이중부정 및 트리 구조, 함수 관계)를 요구하는 문항이었습니다.
이처럼 변화된 문학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수능 평가원 기출만으로는 대비가 힘듭니다. 문학은 비문학화되고 있습니다. 이 사실을 빨리 catch할수록 성적은 빨리 오른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문학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과거 MD 언어추론이나 LEET 언어이해에 출제된 고문국역 및 수필 텍스트를 풀어보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 지문 수능 2일전에 풀고 백분위 100 받았습니다.
특히 난해한 서술과, 비유적인 설명이 결이 비슷합니다.
물론 이 지문은 그보다 어렵고, 기본적인 존재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존재는 실재와 관념으로, 실재는 현상과 본체로 구분합니다.
이 정도로만 언급하고, 존재론이나 철학적으로 지문 외의 설명은 최대한 배제하며 지문을 분석해 봅시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필요에 따라서 첨부드린 자료를 먼저 풀어보시고 칼럼을 읽으시면 효과가 더 좋을 것입니다.
시작부터 난해합니다. 사실, 선분의 비유는 이 지문에서 핵심이 아닙니다. 핵심은 '존재'를 나누는 방식에 있습니다. 즉, 이 문단을 읽고 다음과 같은 구조도를 그릴 수 있습니다.
여기서 빨간 화살표는 인과 관계입니다. 실제는 영상의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다음 부분입니다. 난해하기가 잊잊잊을 선녀처럼 보이게 만듭니다. 지문의 상대방도 "무슨 말씀이신지요?"라고 물어볼 정도입니다. 이에 보충 설명이 들어갑니다.
사실, 이 부분만 읽고도 앞서 구조도의 빈칸을 채울 수는 있습니다. 이 이후의 부분은 아래의 예시를 읽으며 채우기로 하겠습니다.
이 부류의 한 부분은 '가정에서 ~ 결론으로 나아가는 식으로 탐구'하는 반면, 다른 부분에서는 무가정의 원리로 나아간다고 합니다. 가정과 무가정은 A와 ~A이므로 이항대립적이며 MECE합니다.
가정해야 하는 것에 있어서, 혼은 결론을 도출할 뿐 일반적인 원리로는 나아가지 못합니다. 즉, 가정된 것 만으로는 일반적인 원리를 도출하기에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아래 문단까지 읽어 줘야 비로소 가정과 무가정의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둘은 이항대립적이라는 것에 주목하여 보충도식과 보충도식의 이항대립으로 나타내 보겠습니다.
즉, 그 인식에 있어 차이가 나타난다는 것이죠.
여기서 '인식하기 위해 꼭 가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는 얼핏 보기에 지문의 내용과 상충하는 것 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문에 따르면 이성은 가정을 원리로서 대하는 것이 아닌 문자 그대로의 기반으로만 대한다고 하였습니다. 또, 이데아만을 이용하며 이데아에서 끝을 내린다고 하였으므로 그 부분에 주목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탐구에 있어서 다음과 같은 관계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원리를 탐구하는 데에 있어 가정된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었습니다. 무가정의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 불쌍한 제자는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것 같은데, 화자는 말을 끝내 버립니다. 그리고 이 4가지 분류에 대해 명칭을 부여하고, 이에 대해 '진리에 관여하는 만큼 명확성을 가지는 것으로 생각하고, 비례에 따라 차례대로 배열하라'고 주문합니다.
즉, 위와 같이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것입니다. 직관과 추론적 사고를 매칭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만, 확신과 상상을 매칭하는 것이 다소 tricky합니다.
지문에 따르면 셋째 것에 대하여는 확신을, 가장 하위의 것에 대하여는 상상을 배당하라고 합니다. 눈에 보이는 부류 중 닮음의 대상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고, 닮은 것은 실제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눈에 보일 뿐이죠. 이 부분에 입각해 생각해 보면, 실제하는 대상이 영상에 비해 조금이나마 더 '명확성'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언어적 맥락에 따른 추론에 해당하겠습니다.
이제 문제로 가 보겠습니다.
ㄱ. 호수에 비친 달은 '상상'의 대상이다. (O)
: 호수에 비친 달은'닮은 것'의 정의에 부합합니다. 즉, 상상의 대상입니다.
ㄴ. 내가 앉아 있는 의자는 '확신'의 대상이다. (O)
: 내가 앉아 있는 의자는 실제하는 대상입니다. 따라서 확신입니다.
ㄷ. 열매 속의 씨앗은 '추론적 사고'의 대상이다. (X)
: 추론적 사고의 대상은 지성에 의해서야 인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열매 속의 씨앗은 눈으로 볼 수 있는 대상입니다.
ㄹ. 칠판에 그려진 직선은 '직관'의 대상이다. (X)
: 필자는 기하학의 대상은 추론의 대상이지 직관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11번의 정답은 ①입니다.
① '선분'이 나뉘는 기준은 명확성 혹은 진리에 관여하는 정도이다. (O)
: 지문에 그대로 나와 있는 선지입니다. 필자는 선분을 명확성 또는 진리에 관여하는 정도를 근거로 나누려 하고 있습니다.
② 존재하는 것들을 네 가지 부류로 나누는 이면에는 가치의 서열이 개재되어 있다. (O)
: 이 선지를 정오판단하기 위해서는 '가치의 서열'이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지문의 '진리에 관여하는 정도'라는 부분을 가치의 서열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 본문에서 '최상위', '하위'라는 워딩을 사용한 것도 판단의 근거가 됩니다.
③ 존재하는 것들의 단계와 그것을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은 일대일 대응 관계에 있다. (O)
: 직관, 확신, 추론적 사고, 상상 모두 인식의 능력에 해당합니다. 일대일 대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④ 기하학이나 산술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그 어떤 감각적인 것도 이용하지 않고 도형이나 수 자체를 누구나 안다고 가정하고서 탐구한다. (X)
: 적어도 그들이 감각적인 것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이를테면 칠판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이, 감각적으로 눈에 보이는 도형을 사용하기는 합니다.
⑤ '눈에 보이는 부류'가 '지성에 의해 알 수 있는 부류'에 대해 갖는 관계는, '의견의 대상'이 '인식의 대상'에 대해 갖는 관계와 같다. (O)
: 지문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온 선지입니다.
따라서 12번의 정답은 ④번입니다.
지성에 의해 알 수 있는 부분을 나누는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것을 고르라는 문항입니다.
① '추론적 사고'와 '직관'이 갈리는 지점에서 나눈다. (O)
: 지문 내용 그대로입니다.
② 이데아만을 이용하여 탐구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기준으로 나눈다. (O)
: 역시 지문 내용 그대로입니다.
③ 변증술적 논변의 힘에 의해 파악되는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으로 구별하여 나눈다. (O)
: 역시 지문 내용 그대로입니다.
④ 눈에 보이는 도형을 탐구하느냐, 이 도형이 닮아 보이는 사물을 탐구하느냐를 기준으로 나눈다. (X)
: '눈에 보이는' 부분이 우선 잘못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을 탐구하지 않습니다. 또, '이 도형이 닮이 보이는 사물'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이 선지의 서술 대상은 눈에 보이는 부류와 지성에 의해 알 수 있는 부류를 나누는 기준으로 보는 것이 적당합니다.
⑤ 가정에서 출발하여 결론으로 나아가는 부분과 가정에서 출발하여 '무가정의 것'으로 나아가는 부분을 구별하여 나눈다. (O)
: 지문 내용 그대로입니다.
따라서 13번의 정답은 ④번입니다.
처음 써 본 본격 지문 분석 칼럼입니다. 여러 건의와 평가, 덕코는 저에게 힘이 됩니다.
다음번에는 2015 LEET <레비의 회색 지대> 지문 분석으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흠
-
ㄹㅇ 인정하면 개추좀
-
근무환경상주변에여자가아예없기도하고여사친이랑다연락끊어서아줌마도좋아아아아아
-
ㅇㅈ 8
은 우리집 고양이
-
아연애하고싶다 4
옆구리가꽁꽁얼어버렸어요 사실연애보단친구가필요해
-
내향인이라.. 0
하하
-
나는 7
무너
-
성대 공학계열 추합 진학사 예상컷 658.0이였다고 알고있는데 누군가는 올해...
-
차단 목록 ㅇㅈ 8
-
지문 흐름 잡으면서 이해한 뒤 문제는 깔끔하게 클리어하는 게 오히려 시간이 절약되지...
-
수학교습 6년한 연대수학과 형한테 모든걸 배우고옴 10
진짜 많은걸 배웠다 ㅋㅋ애들 가르치는거까지 구경함 근데 이 쌤은 넘사벽인게 강x...
-
어쩌다 그런 주제 나오면 물어보기도 하는데 모르겠다 하는 애들은 먼지 이해가...
-
단어가내감정을좌지우지으흐흐할때가있음 뭔말인지알지유남쌩
-
기만하고 싶어 18
기만할게없어 과거의흔적들을자랑하는것은무의미해 현재의나는가치가없어 ㅠㅠ
-
안녕하십니까 2
오르비의 유일한 고등학생 XXX입니다.
-
기분꿀꿀하니까야식먹어야지
-
화면 넘어 연애감정 느끼는거 정상임?
-
야식 ㅇㅈ 2
-
?
-
씨발좆같다수학하나때문에
-
고2말 쯤 학평 수학 2등급이였는데 수능 1등급 찍으신분있나요 (현역기준)
-
해주시요
-
안녕하세요. 대학교에 온 후에 수학 강사를 목표로 공부를 하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
기만합니다 1
전 오늘 뜌땨이를 두번 했습니다
-
덕성약 0
혹시 올해 추합 예비 몇번정도까지 돌까요? ㅠㅠ
-
잘생겼다
-
두명 더 오던가 오던가
-
로스쿨만 바라보다 망하면 답도 없는데 이정도 리트 성적이면 망해도 로스쿨은 갈 수...
-
시립 건축공 14명뽑는데 예비21 홍대 전자 87뽑는데 예비 204 둘다 가능성 없겠죠?….
-
ㅇㅈ메타드가자 16
펑 졸사임
-
제 성적컷이나 집에서부터 거리 따졌을때 이정도 학원들이 나오는데 어디가 그나마...
-
강평 up
-
찜질방인데 2
내 충전기 뺏어서 막쓰는데 아주머니가 다른곳에는 충전기 꽃혀 있다고 하고 40분째...
-
옯스타에 ㅇㅈ도 해봣어!! 난 두려울게 업서!!
-
갑자기 슬퍼졌어 9
배그할래 죽여버릴거야
-
1.투과목러는 거른다 2.수학쌤이 젤 중요하다 3.안맞는거 같다고 초반에 바로 끊지...
-
IQ가 막 150그런게 아니면 120~140정도인분들은 똑똑하다기보다는 잔머리가 좋은거 같아요
-
고1때 영어쌤이랑 개친해져사 놀다가 선넘어서 영어쌤 태더 완전 급변하시고 고2때...
-
정치병자<<진심차단마려움 ㄹㅇ
-
그대로우르프함시발
-
저능아 특징 8
저능함
-
졸업사진 ㅇㅈ 19
펑 애들이 저 상태로 찍게함 ㅅㅂ
-
갈아타야하나
-
몇퍼센트나될까요?
-
다른건 다 괜찮은데 독서를 정복할수 있을지를 모르겠네요..ㅠ 올해 독서 3점짜리만...
-
나 심심해
-
찜질방 왔음 0
나 알아 보는거 아님?
-
덕코거지 6
-
아마 수업에서 주요 작품은 다루시고 강대 강사들 연합해서 만든 연계 자료도 받을 것...
일단 개추박고 감상
원준쌤 존재 실존 관념 도식으로 허휘문제 말아주시던데
한문장당 양이 많아진 해설 ㅠㅜ
사실 쓰다보니 수업에서 못다한 말
하고픈 말을 다 쓰다보니 길어지더라구요
그 부분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보니...
요새 고민이죠
개인적으로 해설은 짧게 끝내고, 별개의 보충설명이나 배경지식 설명을 곁들이는 구성이 제일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 지문도 배경지식 넣을려면 한참 넣을 수 있어요(애초에 저 발화자가 소크라테스인거로 알아요)
와진짜개어렵긴하네요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