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월성에 집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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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인간이 우월성을 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생존과 직결되어 왔기 때문이다. 더 빠르고 강한 사람은 사냥에 성공할
확률이 높았고, 권력을 가진 사람은 많은 식량을 차지했다. 이처럼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느끼고,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 경쟁하는 일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다. 문제는 ‘집착’이다. 행복은 다양한 가치의 조화와 균형이 중요한데, 우월성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다른 가치를 무시하기에 균형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인간은 환경의 지배를
받는다. 불행의 본질이 우월성에 대한 집착에 있다면, 그 이유 역시 환경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는 열등감을 쉽게 느끼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이러한 열등감은 누적되어 공포가 되었고 이는 우리에게 트라우마가 되었다. 심한 모욕을 느낀 사람은 권력을,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허영심을 삶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듯, 우리의 경우는 불행의 원인을 열등감에 두고, 우월성만 가지면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개인적인 만족은 찾지 못하고, 열등감만을 느끼게 되는 지금의 환경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째는 가난이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지 못할 만큼 빠른 속도로 경제성장을 이루어냈다. 70년대부터 30년 동안
GDP는 100달러에서 2만 달러로 20배 이상 늘었으며 지금은 세계평균을 훌쩍 뛰어넘었다. 하지만 그 만큼 빠른 속도로 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의 격차가 벌어졌다. 여전히 소득의 분배나 사회의 안정성은 문제가 되고 있으며, 더욱이 세계의 경제도 불황에
빠져있는 형편이라 우리나라 보통사람들의 삶은 쉽지 않다.
지금 우리는 보통으로 살아가기에도 너무나
많은 돈이 필요하다. 태어나서 공부를 하고, 일자리를 얻어 결혼을 하며, 집을 사고 병원을 다니며, 노후를 준비하기까지 각
과정에서 어마어마한 돈이 지출된다. 생계는 어렵지만 이를 되물림 하고 싶지 않은 부모는 아이들의 교육에 많은 돈을 쏟아 붓는다.
하지만 취업은 여전히 바늘구멍이다. 게다가 어찌어찌 결혼을 하려해도 주택을 제외한 평균 결혼비용이 커플 당 1억을 웃돌아 이마저도
쉽지 않으며, 살 집을 마련하기는 더욱 힘들다. 다시 자녀의 육아와 교육에 돈을 쏟다보면 모아놓은 노후 자금은 없고, 혹시 누가
병에 걸리기라도 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행복전문가들은 행복과 돈은 큰 연관이 없다는 연구를
발표한다. 일정 수준의 돈이 있다면 그 이상의 돈은 행복 수준을 별로 높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일정 수준의 돈을 우리가
갖고 있는 걸까. 안정된 복지를 통해 기본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우리는 단순히 돈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 불행을 자초해가며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의 삶이 안정되지
않으면 그 이상의 여유를 갖기 힘들고, 다양한 방식의 삶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둘째는 획일화된
평가 위주의 교육이다. 우리나라는 높은 수준의 학구열로 유명하다. 학원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많으며,
청소년의 공부 시간은 OECD 평균보다 일주일에 15시간이나 더 많다. 국제학업성취도 평가에서도 매년 최상위권을 기록하며, 미국
대통령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몇 차례나 한국의 교육열을 언급할 정도다.
물론 이런 교육열에는 이유가
있다. 전쟁 중에도 책을 갖고 다니며 배웠다는 민족의 특성도 연관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공부는 소위 말하는
신분상승을 위한 대표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먹고 살기 힘들다는 지금의 현실에서 공부는 우리의 삶을 좌우한다.
문
제는 교육의 방식이다. 지금의 교육은 배움보다는 평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선별을 위한 암기와 시험이 주가 되고, 인적 성숙이나
특성개발, 인간관계와 같은 부분은 등한시 된다. 우리는 자신의 특성과 관심도 모른 채, 무엇에 쓰이는지도 모르고, 그저 좋은
대학과 회사에 가기 위한 공부를 하는 것이다. 즐거움도 의미도 찾지 못하고 단지 억지로 해야 하는 일로만 여겨지는 환경에서 많은
학생들은 적응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는 공부가 삶을 좌우한다고 믿는다. 적응하지 못한 수많은
아이들은 단순히 성적이 낮은 것이 아니라, 인간의 가치조차 인정받지 못한 채 도태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학교가 싫다며
방황하고, 공부를 못해 따돌림을 당하거나, 입시 문제로 고민하다가 자살하는 등의 뉴스가 잊을 만하면 들리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셋째는 죄책감이다. 세상은 바람직한 직업이나 환영받는 행동이 정해져 있다. 해야 하는 것과
해서는 안 되는 것, 현실적인 것과 비현실적인 것이 있다. 사람들은 고민 없이 이를 믿으며, 삶의 기준으로 세운다. 그래서
우리는 하고 싶은 일을 찾기보단, 정해져 있는 제대로 된 직업을 선택하고 이를 위해 할 것들을 우선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의구심을 느끼고 자신만의 삶을 살겠다고 결심해도, 한 번 더 제동이 걸린다. 죄책감이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부모의 많은 희생과 기대를 받으며 자라왔다. 자연스레 우리에겐 기대에 부합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긴 것이다. 아니,
단지 이성적인 생각이 아니라 무의식적으로도 절대로 벗어나면 안 된다는 금기사항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이를 잘 지키고, 또
그러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면 큰 문제는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정말 잘
해낼 수 있을까. 이게 정말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일까. 다르게 살아갈 수는 없을까. 되어야 하는 모습과 다른, 되고 싶은
자아상이 생기며 갈등이 발생하는 것이다. 감옥을 지키는 존재는 부모, 부모의 사랑이다. 사랑해줄수록 더 답답하게 되니 부모의 이런
모습이 싫지만, 동시에 죄책감이 생긴다. 사실 감옥을 지키는 존재는 부모가 아니라 나를 위하는 부모에게 실망을 안기기 싫은
자신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의 이유로 배우자, 자녀, 형제, 친구, 학교, 직장에 이르기
까지 죄책감의 범위는 넓어진다. 이는 책임감으로 표현 할 수도 있다. 가족과 직장, 사회에서 기대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
책임감이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만 하는 사람은 무책임하다고 여겨지는 것이다. 기대에 대한 압박과 기준에서 벗어난다는 두려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불확실함과 같은 이
유로, 우리는 별 수 없이 세상이 정해놓은 가이드라인을 맹목적으로 따르게 된다.
우
리는 소비할 돈은 많고, 벌기는 어려운 세상을 살아간다. 젊음의 대부분은 교육을 위해 존재하며, 교육의 대부분은 돈을 위해
존재한다. 부모님의 희생, 세상의 요구에 따라 성취해야할 수준은 높아지는데, 본질적인 부분은 빈약하고 고통스럽다. 벗어나려고 해도
방법을 알지 못하고, 알려주는 곳도 없다. 우리는 박탈당한 만족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찾지 못해 우월함에만 그토록 집착하는
것이다.
힘들겠지만 세상이 원래 그렇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현실과도 많이 어긋나있다.
사회는 무서운 속도로 변해간다. 좋고 싼 물건들이 가까운 마트에만 나가도 널려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싸고 좋은 것만으로는 경쟁력이 없다. 시장에서는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이나 이야기, 개개인의 취향에 맞는 물품과 서비스 같은
지금까지 개발하지 않았던 분야를 필요로 하며, 이런 변화에 맞춰 인재가 갖춰야 할 요건들도 변화되고 있다.
경
제발전의 핵심이 되었던 성실성과 부지런함, 그리고 모방만으로는 더 이상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새로운 것을 찾아내야하기
때문이다. 시험을 위해 정해진 답을 찾는 기계적인 공부보다는 응용을 위한 깊은 이해와 탄탄한 기초가, 단순 스펙보다는 인성이나
개인의 경험, 특성, 창의성 등이 중요해진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도, 자신과 세상에 대한 깊은 이해와 특정 분야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 다양한 경험과 깊은 감수성이 필요한 것이다. 다시 말해, 행복은 성공을 위해 포기하거나, 성공의 뒤에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성공의 조건이 되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행복을 위해 우월성을 집착해왔지만, 이런 삶의 방식은 오히려 불행의 원인이라는 것을 알았다. 어쩔 수 없다며 수동적으로
살아왔지만 이조차도 현실과 거리가 있었다. 문제를 똑바로 인지하는 것은 해결의 기본이다. 이제 우리는 행복을 말할 자격을 얻게 된
것이다.
행복과 불행은 균형을 유지하는 성향이 있다. 행복한 사람은 불행의 조건이 몇 가지 있어도
다시 행복의 균형을 찾아가고, 불행한 사람은 행복의 조건이 몇 가지 있어도 불행의 균형을 찾아간다. 여기서 행복의 조건이 더
많은지, 불행의 조건이 더 많은지는 큰 의미가 없다. 사랑에 빠지면 똑같은 세상이 장밋빛으로 보이고, 실의에 빠지면 재미있는
것에도 흥미를 잃는 것처럼 문제는 초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있다. 이제 행복에 대해 알아보자.
출처 DC인사이드 철학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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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모 생1 1컷 1
45임? 아님 46임??
좋은 글입니다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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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려서 못 읽겠어요. 죄송해요.
다음편 기대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