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활 이야기] 선택과 집중? 아직 포기하긴 이릅니다.
게시글 주소: https://w.orbi.kr/0008365769
수능이 198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백의 자리 숫자가 바뀜에 따라, 많은 분들이 심리적으로 쫓기는 듯한 느낌을 받으실 겁니다.
그리고, 이쯤 되면 늘 수험생들 사이에서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는 것이 있으니.
바로 "선택과 집중" 이라는 전략입니다.
대단히 현명한 전략인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상 이는 '포기'를 미화하는 말에 불과합니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제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글을 쓰게 되겠지만...
적어도 이 시점에서는 그렇습니다. 지금 여러분들이 하려는 일은 '포기'입니다.
중간고사를 막 치른 고3 수험생들은, '수능에 집중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남은 3학년 1학기 내신을 포기하고 싶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중간고사를 막 끝낸 반수 수험생들도 1학기 학점을 포기하고 싶을 수 있고.
재수생들은 특정 과목에 대한 생각을, 서서히 내려놓고 싶어할 수 있습니다.
그러시면 안 됩니다. 아직 뭔가를 선택하기에는, 시간이 너무나 많이 남았습니다.
반잔 남은 물을 두고, '반이나 남았네' 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투의
진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정말로 시간이 너무나 많이 남았습니다.
지금부터, 멍청해보일 수도 있는 무식한 방법으로 이걸 증명해 드리겠습니다.
여러분들이 하루에 온전히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5시간에 불과하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렇다면 수능까지 여러분께 정확히 990시간의 공부시간이 주어집니다.
국 / 수 / 영 / 탐구1 / 탐구2 / 제2외국어,
총 6과목을 공부한다고 가정하고 시간을 배분해 보겠습니다.
본인의 강점, 약점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겠으나
일반적으로 국/수/영 vs 탐구 등의 비중을 7:3 정도로 가정할 수 있습니다.
즉, 앞으로 남은 990시간을 국 / 수 / 영 에 693시간,
그리고 나머지 과목에 297시간 투자한다고 봅시다.
그리고 모두 균등하게 배분하여 투자한다고 가정해 본다면
국 / 수 / 영 각 과목에 231시간씩, 탐구 등의 과목에 99시간씩을 투자할 수 있습니다.
[국어]
231시간 = 13,860분
여러분들이 한 문제에 3분씩 투자해서 (물론 실전에서 3분씩 투자한다는 건 말도 안 되지만)
열심히 국어 문제를 푼다고 하면 산술적으로 4,620 문제를 풀어낼 수 있습니다.
한 강좌당 15시간짜리 인터넷강의를 3강좌 듣는다고 가정해도,
남는 시간에 국어 문제 3,720 문제를 풀고 시험장에 갈 수 있습니다.
국어 만점 받기에 충분해 보이지 않나요?
(우리는 한국어의 원어민이잖아요... 3천문제면 충분합니다.)
아직 포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수학]
역시 주어진 시간은, 231시간 = 13,860분
심혈을 기울여 엄선된 문제들을 한 문제당 10분씩 고민해 가면서 푼다고 가정하면
무려 1,386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수학의 경우에도, 완강에 15시간이 필요한 인터넷강의를 3강좌 듣는다고 가정해도,
여전히 1,116문제를 풀 수 있는 시간이 남습니다.
수학공부를 전혀 안 한 상태로 출발한다고 해도, 수능에서 원하는 성적을 내기에 충분한 공부량입니다.
[영어]
영어 또한 주어진 시간은, 231시간 = 13,860분
사실 이쯤되면, 여러분들이 제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셨을 테니
더 이상의 계산은 무의미하겠으나... 여기까지만 이어서 해 보겠습니다.
한 문제당 5분씩, 독해 안 되는 지문을 사전 찾아가며 열심히 해석하고 풀어본다고 가정하면
2,772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인강 듣는다고 해도, 2,232문제를 풀 시간이 남네요.
탐구과목이나 제2외국어 영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과목마다 99시간씩을 투자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여러분들이 수능에서 원하는 성적을 얻을 수 있을 만큼의 실력을 기르는 건 충분히 가능합니다.
(탐구과목을 인강 찍을 수준으로 마스터하거나,
제2외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동시통역사가 되어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이 모든 계산이, 여러분들이 하루에 겨우 5시간만 공부한다고 했을 때 가능한 것들이었습니다.
물론, 하루에 5시간만 공부하세요 - 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더 오랜 시간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게 될수록, 포기해야 할 이유는 점점 더 사라져가겠죠.
이제, 이 시점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왜 변명에 불과한 것인지, 이해가 되시나요.
수능시험은 아직 저 멀리에 있습니다.
벌써부터 포기할 과목, 포기할 전형, 그런 거 없습니다.
선택과 집중은 "절대적으로 역량이나 시간이 부족할 때" 하는 겁니다.
그 때가 되면, 다시 알려 드리겠습니다.
내일도, 후회가 남지 않는 하루로 만드세요. 언제나 응원하겠습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일어서자마자 주머니에서 에어팟 빠져서 변기속으로 빨려들어감 개씨발 쪽팔려서 주변에...
-
검더텅이랑 사만다랑 둘 중에 뭐 살지 고민 중인데 추천 부탁드립니다
-
수학 수능완성 0
원래 모의고사보다 수완이 더 어렵나요? 수완 작년도포함 9개정도 풀었는데 수완이 더 어려운거같은데
-
수시 논술 2
지금 상경논술 준비하긴 넘 늦었나요…… 과외비만 낭비할 것 같아서 부담됨
-
이름하여 ‘돌파 공부법’ 중3 - 수학 하루에 12시간씩 1년 해서 마스터 고1 -...
-
실모 언제부터 2
국어 수학 언제부터 얼마나 풀먼 좋음요? 가능하면 국수 좋은 실모 추천좀요 국어 3...
-
난 거지야 0
흙흙
-
재수 수능사진 3
작년에 썼던 학교에서 교복입고 찍었던 거 또 써도 되나요? 아님 다시 찍어야되나.. 돈아까운데
-
10월 논술이면 뭐 4번 공부하는거니 4개년 기출 다 보고 주중에 조금 복습해주면...
-
어느정돈가요? 시즌1 풀고있는데 평가원이랑 비슷함 수준 같아서.. 시즌2되면 많이 어려워지나영
-
수학 고2기출 풀어야함? 아니면 바로 고삼 기출 풀어야함?? 그리고 보통 일반적으로...
-
수학 과외받으면 어떤 거 배우는거지 이번 6평 4등급이라했나 과외쌤이랑 기출 하나...
-
. 1
굿나잇
-
https://youtu.be/Hxcj3ZoPvws?si=u4IBUoK-17vPyKd...
-
ㄹㅇ 순수하게 재미 그 자체가 없어짐... 뭔가 지문들의 구조가 딱 맞아떨어지면서...
-
그냥 갤탭을 사는게 낫지않나? 애플펜슬 비싸서 짭플펜슬 쓸거면 필기감좋고 라미,...
-
볼 사람이 많지 않음(한학기 다님) 이럼 잘못 산건가..?
-
9모 힘내보자 2
오랜만에 수학 기출 문제 보고 왔어!! 너희 잘 할 수 있을거야 힘내!! -- 건공이R 올림 --
-
독학서로 직접 말로 풀어진 글 읽는 게 더 나은듯..
-
현 고3이고 진지하게 수시가 끝난 시점에서 더이상 학교를 다닐 이유가 있나 싶습니다...
-
인생은 마라톤 1
수능 1년도 마라톤 페이스 조절은 필수
-
일반고 2.5에 생명과학 생기부입니다. 생기부는 진짜 엄청 좋다고 평가 받는...
-
교재 사놓고 중화반응 안 들었는데;;
-
미탐 일요일 8시 40분 이정수샘 국어 수업 장소 어딘가요? 1
미탐 이정수샘 일욜 8시40분 수업 장소 어딘가요?문자를 못받아서 수업가야해서요. 급해요ㅜ
-
21수능 나형 92점 맞고 재수한형 지는 뭐 수학은 완성됐다고 공통봐도 1나온다고...
-
배기범 모의고사 , 특난도 모의고사>>>>>브릿지 이거 맞냐 물리 모고 요새 왤케 상향평준화됨…
-
한 15,21번 즈음에다가 박아주면 재미질거같은데 왜 안하지 진짜 재밌는꼴...
-
올해 수학 모고 1
머가 젤 어려운거 같음뇨 대체적으로 난이도 팍 올렸던데 다들 전 킬캠4회차
-
암기 능지싸움 밸런스 완벽하게 맞는 두과목인데
-
오야스미 5
네루!
-
그럴수가없네.. 사탐이 또 ㄹㅇ 내 성적 하드캐리해주는데
-
고3 가정학습 0
보통 언제부터 가정학습 쓰는건가요?
-
덕코뿌리면 5
천만덕에서 멀어지는데 왜그러는걸까.. 사실 후회는 없어요
-
요새 8번 19번 27번은 걍 4점이라고 보는게 맞다 8
반박 안받음
-
아이패드 제일 싼거 9세대 있습니다. 근데 애플펜슬 말고 그냥 뭐 예를 들어 아무...
-
공군 학군단 관련해서 질문 좀 하고싶은데..
-
의외로 수시러들이 많이하는 픽인듯? 보통 메디컬이나 간호대 생명공학과 준비하는...
-
1. 도형 안보일때 2. 9번부터 느낌이 쎄~ 하더니 10번 부터 식은땀나고...
-
정석민 비독원 2회독 마쳤는데 시기상 비원실 듣는게 맞을까요? 볼륨이 좀 큰 감이...
-
D-96 오공완 1
신촌(2호선)을 향하여
-
물론 100점 받는거는 어느때보다 쉬움 하지만 수능이 100점 가리는 시험은...
-
한완수 그거도 실전개념서인가요?
-
맥밀러들어라 0
심신의안정이된다
-
?? 근데 저 학점 ㅈ 망한거 같아요
-
입을게있는데입을게없어요진짜개짜증남
-
유명 배우분들중에 대학 잡지?? 같은데 사진 실렸다가 캐스팅 되신 분들 많던데
-
화학1 사랑하기 5
아주아주사랑해주기 문제만질만질하기
지금 내신으로는 또는 내신을 올리더라도 자신이 만족하지 못 할 대학(합격해도 반수할 가능성이 높은 대학)에만 지원 가능하다면 그 내신 준비하는 시간에 수능 공부를 하는 게 좋은 선택 아닐까요...?
물론 온전히 그 시간을 수능공부하는 데에 열심히 썼을 때요...
내신 준비 역시 수능 준비의 일부로 볼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경우엔 응시 안하는 탐구과목은 거르고 자습하는게 답일까요?
좋아요. 역시 갓
용기 잔뜩 얻구가요ㅠㅠ♡
수학1000문제면 마플한과목밖에 못푸는뎅.....ㅈㅅ합니다
감사합니다..포기하지않을거에요...
오와 미친 신박하게 좋은 칼럼이에요!댓글 잘 안 다는데 댓글 달 수밖에 없는 내용이다ㅜㅜ 감사합니다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