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대단해 보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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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때는 대학생이라는 게 정말 대단해 보였는데
무릇 대학생이란 자신만의 가치관과 능동성을 가진, 수험생들의 멘토가 되어줄 만한 사람일 줄 알았고 나도 그런 존재가 될 수 있을거라 믿었는데
대학교 2학년이 끝나가는 이 시점에 뒤돌아 보니까
그 동안 만난 수많은 대학생들 중에 누군가의 멘토가 될 만한 대단한 그릇을 가진 사람은 한 손에 꼽을 정도더군요
겉으로는 그래 보이지 않을지라도,
들여다보면 모두가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있고
인간관계와 진로에 대한 깊은 생각과 고민을 하고 있을 거라고 저는 작년까지 믿었어요
그런데 정말 알면 알수록 그런 사람이 얼마 없더군요
그리고 해를 거듭할수록 사람을 보는 눈이 생기게 되었어요.
깊은 생각을 하는 사람, 진지한 고민을 하는 사람을 보는 눈이.
말 몇 마디와 표정만 봐도 이제는 딱 알겠더라고요. 누구의 그릇이 딱 얼마만큼이고 누구의 수준이 딱 어디까지인지
그 추측에 대한 확인을 거치는 과정에서 느낀 사람에 대한 실망감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더라고요.
이제 수능이 끝나고 17학번이 하나둘 들어오고 물갈이가 되면서
제가 수험 생활을 하던 15 때와는 다르게 오르비에도 저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졌어요.
옛날에는 글 하나만 써도 쪽지상담이 몇개씩 오곤 했는데
이제는 제 닉네임을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 대부분일 거예요
그 잊혀져가는 느낌을 몸으로 느끼다 보면
내가 수험생 때 기대하던 대학생활이란 것을 해볼 만큼은 해봤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올 한 해 동안에도 입시 관련 일을 비록 하긴 했지만
이 풀에서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졌다는 건 그만큼 수험에서 손을 떼고 있었다는 증거니까요
수능이 끝나고 오르비에 들어와서 대학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 있는 후배들을 보니까
대학생활에 참 많은 실망감을 느꼈던 한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참 많네요
좋은 대학에 가는 것과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완전히 독립적인 일인 것 같아요.
좋은 대학에 가면 내 주변 사람들, 내 주변 환경의 퀄리티가 드라마틱하게 달라질 거라는 부푼 기대를 하지 마세요.
어딜 가든 속깊고 내게 힘이 되는 사람들이 있고
가볍고 경박하고 허세 넘치는 사람들이 있고
생각이 많은 사람들이 있고 생각이 없는 사람들이 있고
멋진 사람들이 있고 찌질한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대학이란 건 여러분의 30대 이후의 삶에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
20대 초반에는 &'여러분이 속한 곳&' 그 이상의 의미를 갖지 않아요.
좋은 대학에 들어간 대학생들을 너무 무조건적으로 우러러보진 마세요. 모두가 대단한 사람들일 거란 기대도 하지 마세요.
그 시간에 내가 진정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내가 가고 싶은학과가 어디일지 진지하게 고민을 하는 게 훨씬 이득일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두서없지만 수능 보느라 수고 많으셨고 입시도 모두 탈 없이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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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좋은 사람 만나는게 정말 힘듬을 요즘 세삼 느끼네요
나이가 먹어갈수록 가면을 점점 두껍게 쓰여가고
겉모습만 보고 생각을 읽기는 힘드니까요
정작 나조차도 시선때문에 가면을 쓰고 돌아다니는 형편이니
그만큼 각박해졌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겠죠
^-^
님의 2017학년도 대수능 성적표
저 국영수탐 전체 인강도 안 듣고 독학해서 이 성적 맞았어요... 방향도 모르고 갈피 못 잡다가 커서님 쓰신 과학탐구 공부 칼럼 인쇄해서 진짜 그거대로 공부했습니다 진짜로 감사합니다 ㅠㅠ
도움이 많이 됐다니 뿌듯하네요
입시도 성공적으로 마치시길 바래요
여담이지만
한의대 오면
그냥 시야가 엄청나게 좁아집니다
과제와 시험에 쫒겨 다른걸 할 여유도 여력도 없는
닭장 속의 닭이 된 느낌이랄까요
그걸 느끼고 있다는 게 다행 아닐까요
제 동기들을 보면 그 좁은 그릇에 만족하며 사는 애들도 많더군요
님 예전에 다니는 대학 입결이 그 사람의 가치와 비례하지 않는다 그런 뉘앙스의 글 쓰셨던 분 아닌가요? 인상깊게 봤었는데.. ㅎㅅㅎ
ㅋㅋㅋㅋ 옛날엔 잡담 같은 것도 많이 썼는데.. 왜 몇년새 아재가 되었는지..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문체가 비슷해서 바로 알아봤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는 하고 싶은게 너무 많은데 수험생이라는 신분 때문에 하지 못한걸 하나 하나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에, 대학생의 그 자유가 너무나도 부러웠는데,
이미 대학생이 되어버린 친구들을 보면 교복을 입었을때 서로에게 꿈이랍시고 이야기하던 것들을 잊어버린게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생각보다 잉여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더군요. 저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무섭지만서도 그 모습마저 부러워하게 되네요.
자유/속박의 상태의 차이는 너무나도 큰 거 같아요..
대학생의 위대함을 동경하는 수험생도 많겠지만, 저는 그 자유가, 너무나도 부럽습니다 ㅠㅠ
사람은 원래 몇 개월 전 일도 다 까먹는 법인데요 뭐
속박에 익숙해져서 자유를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네요
대학생형들보면 생각깊고 진짜 착할거같은데 꼭 그런건 아닌가보네요...
제가 옛날에 그랬었는데 또래 친구들 보면 너무 한심해보이고,왜 저렇게 살까 했었는데 대부분 어느정도 생각은 다 하더라고요 다만 밖으로 꺼내지 않을 뿐이지..그래서 저는 왠만하면 좋다 나쁘다 어떻다 판단 안하려고 하는중이에요 제 기준대로 남을 재단하고 꺼리는거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어린생각이더라고요
철학자!!!
자신만의 인생관 인생철학을 모두가 가지고 있지요 다만 탁상공론 일뿐이죠.실천을 안하고 사고만 하기때문에 실제 상황에 적용하면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그 사고 수준에 계속 머무를 뿐이죠.설령 경험이 쌓여 조금씩 생각은 변할수 있지만 그런 실천없는 사고는 건설적이고 유의미한 변화를 하지 못하죠.저는 사람을 기본적으로 비관해서 바라보는 사람이어서 아무리 공부를 잘하고 노벨상을 받았건 돈이많건 그 사람이 정말로 존경받을 만한 인물인지 의심부터 합니다.그런데 님같은 사람을 볼때마다 제 생각이 잘못되었다는것을 느낄때가 많습니다.깊이있는 성찰 너무 존경 스럽네요.
이 양반이 또 기어코 로그인을 해서 좋아요를 하게 만드시네 :)
저는 인간쓰레기 입니다
윤도영 쌤도 앱솔루트 피니쉬에서 비슷한 말씀을 하신적이 있었는데 대충내용이 "여러분 어른들이 뭔가 대단해 보이시겠지만 사실 어른들도 별거 없습니다." 제가 여러분들보다 두배정도 살았는데 이나이가 돼서 주변사람들을보면 그사람이 삼십대, 사십대 ,오십대든지 전부다 인격체로 보인다고, 너무 감명깊게 느낀 멘트라서 아직도 기억하는데 역시 배우신분들은..
인간으로서 많이 성숙하시네요:)
현재 예비고3인 학생입니다.
나름 인간관계나 사람에 대한 고민도 많이하고 나만의 철학도 점점 구체화돠고 있는 사람으로서 공감되는 글입니다.
우리반 30여명만 놓고 봐도 그렇습니다. 벌 생각없이 사는것같은 친구. 말을 안하고 다른사람에게 관심이 없어서 친구가 없는 친구. 과묵하지만 말 한마디한마디가 묵직한 친구도 있네요. 이런 친구들이 그대로 나이가 먹어서 올라가겠죠??
작년 올해 50제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반수로 올해는 커서님 후배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