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사 이야기 번외편 - 미국의 이순신, 니미츠 제독
게시글 주소: https://w.orbi.kr/00036413598
지난 번외편에서는 엔터프라이즈를 다루었었습니다. 그런데 엔터프라이즈는 태평양 전쟁 발발부터 종전까지 종횡무진하며 활약한 군함으로, 엔터프라이즈의 세세한 전투를 모두 다룰려면 제가 능력이 안될것 같아서 적당히 마무리 짓고 인물 이야기로 넘어가겠습니다.
태평양은 정말, 정~말 넓습니다. 제가 자주 인용한 미드웨이 해전 이전 이후에도 격렬한 일본군과 미군과의 전투가 여러번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미국이나 일본이나 여러 척의 항공모함을 가지고 있었으며, 각자 주요한 전장에서 치열하게 주도권 싸움을 하고 있었습니다.
(1942년 일본은 건국 이래 최대의 영토와 영해를 점령합니다. 필리핀 같이 미군이 주둔하던 전략적 요충지 외에도 미드웨이 섬까지 여러 크고작은 섬에서 일본군의 상륙을 저지하려는 전투가 발발했었으며, 미드웨이 해전이 정리된 이후 미국은 본격적인 반격에 들어섭니다. 지도의 맨 아래의, 호주 위에 있는 과달카날 전역에서요.
https://ko.wikipedia.org/wiki/%EC%95%84%EC%8B%9C%EC%95%84-%ED%83%9C%ED%8F%89%EC%96%91_%EC%A0%84%EA%B5%AC)
미군이 일본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동안, 크고작은 전투에서 양 측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늘어났습니다. 많은 수의 미국 항공모함도 격침당했지만, 엔터프라이즈 만큼은 정말 좀비같은 생명력으로 절대 격침당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한때에는 미국의 운용가능한 항공모함이 엔터프라이즈 딱 1척인 시점도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일본 해군 vs 엔터프라이즈였죠.
그만큼 엔터프라이즈호는 미국 해군의 희망이자, 수많은 공격을 받고도 격침되지 않는 강력한 상징이었습니다. 반대로 일본은 어떻게든 엔터프라이즈호를 격침시키려고 노력했으나 결국 실패합니다.
엔터프라이즈호가 활약하는 동안 미국의 유능한 군장성들 또한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지만, 태평양 전쟁의 총지휘권을 담당했던 '체스터 니미츠' 제독은 자서전이 한국어로 번역되어 있을 정도로 매우 유명한 사람입니다. 그는 뛰어난 리더쉽으로 후에 많은 연구 대상이 되었습니다.
(체스터 니미츠 제독은 20대 시절부터 구축함 함장을 맡았으며, 후에는 해군 출신으로서 원수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 특히 그는 인사 분야에서 매우 뛰어난 눈썰미로 유명했으며, 각 함정에 적절한 함장과 지휘관들을 배치시키면서 일본을 몰아세운 중요한 인물입니다.
https://twitter.com/5starleadership/status/1098282782017667072?lang=bg)
진주만 공습으로 해군 주력을 잃은 미해군 장교들은 그야말로 사기가 바닥을 치고 있었습니다. 비록 경계실패의 책임이 온전히 그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태평양 전력의 대부분을 한방에 날려버린 책임으로 어느 한적한 곳에 발령나거나 불명예 퇴직을 기다리는 상황이었죠.
그러나 니미츠 제독은 당시 미해군에 얼마나 뛰어난 인물들이 존재하는지 잘 알았고, 만약 진주만의 패전에 책임을 물어 이들을 좌천시키면 이들을 대신할만한 뛰어난 인재들이 부족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기에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하여 그들의 보직을 유지하도록 하였습니다.
진주만에 도착한 니미츠 제독이 환영 파티를 하는 와중에, 해군 장교들은 새로운 사령관이 곧 불명예로 퇴직하거나 한지로 발령될 자신들을 위한 송별회를 열어준다고 생각할 수준으로 절망에 빠져 있었으나, 그 자리에서 니미츠 제독은 모든 해군 장교들의 보직을 유지하도록 하겠다는 선언을 하면서 분위기를 급반전 시켰습니다.
그리고 훗날 그의 판단은 정확했다고 역사적으로 평가됩니다. 당시 미해군은 미국에서도 엘리트들이 모인 집단으로서, 이들 중에서 매우 뛰어난 능력을 바탕으로 일본군과의 전투에서 대승을 거둔 여럿 장교들이 있었습니다. 전쟁에서 뛰어난 장교와 지휘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던 니미츠 덕에 미국은 희망을 가지고 태평양 전쟁에 뛰어듭니다.
실제로 그가 신임했던 윌리엄 홀시, 스푸르언스, 잭 플래처 등의 인물들은 여럿 전장에서 뛰어난 전과를 올리며 니미츠의 인물평가가 정확했음을 증명해주었습니다.
그리고 1944년 니미츠는 미국 기자들 앞에서 중요한 회견을 합니다.
https://bbs.ruliweb.com/best/board/300143/read/48124137
https://www.nytimes.com/1944/10/10/archives/nimitz-startles-reporters-with-communique-of-victory-off-korea-adds.html
"기자 여러분, 강력한 연합군 함대가 한반도 동남부에 위치한 부산에서 정박 중이던 일본 함대를 기습하여 적함 80여척 중 27척을 격침하여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이후 벌어진 전투에서도 전투함과 수송선 등 70여척이 연합국 함대에게 포위섬멸되었습니다. 일본 함대에 대한 이러한 강력한 타격은 한반도에 주둔 중인 일본 육군을 고립시켰습니다"
"며칠된 진행된 이 해군 작전은, 1592년 여름에 수행되었으며, 이 연합국 함대를 이끈 사령관은 이순신 제독입니다"
"역사적으로 일본은 패배한 적이 없다고 선전하지만, 이렇듯 일본군은 패배한 적이 있었으며 결코 무적이 아닙니다"
놀랍게도 니미츠 제독은 임진왜란 당시 내용을 인용하여, 1944년 10월 10일 뉴욕 타임즈에 위와 같은 내용을 기자들에게 공개하여 신문에 기록되었습니다.(해당 자료를 찾아본 결과 이것은 사실이며 사진 아래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전함 미주리호에서 항복조인식에 참여한 미국 대표와 일본 대표. 당시 미국 대표로는 맥아더와 니미츠가 있었다고 합니다
https://pacificwar.tistory.com/?page=349
하와이 진주만에 박물관함으로 보존 중인 전함 미주리. 영화 <배틀쉽> 에서는 이 박물관 함을 가동시켜서 외계인이랑 싸웁니다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pzkpfw3485&logNo=220470754930&proxyReferer=https:%2F%2Fwww.google.com%2F
니미츠 제독은 무엇보다도 인재에 대한 정확한 평가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로 유명했었습니다. 또한 겉만 번지르르하게 자기 홍보를 하던 맥아더 장군과 달리 소박하게 생활했으며, 이 둘의 사이는 대단히 안좋았다고 전해집니다.
불편한 소리를 하는 참모의 의견도 존중했었으며, 정해진 원칙에 충실하되 융통성 또한 겸비한 니미츠 제독은 아직도 미국의 유명한 위인으로 기억받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아마 미국의 이순신 정도의 위치 아닐까 싶습니다.
전쟁사 시리즈
https://orbi.kr/00020060720 - 1편 압박과 효율
https://orbi.kr/00020306143 - 2편 유추와 추론
https://orbi.kr/00020849914 - 번외편 훈련과 숙련도
https://orbi.kr/00021308888 - 3편 새로움과 적응
https://orbi.kr/00021468232 - 4편 선택과 집중
https://orbi.kr/00021679447 - 번외편 외교전
https://orbi.kr/00021846957 - 5편 공감과 상상
https://orbi.kr/00022929626 - 6편 정보전
https://orbi.kr/00023174255 - 7편 실수와 인지오류
https://orbi.kr/00023283922 - 번외편 발상의 전환
https://orbi.kr/00023553493 - 8편 준비와 위기대응
https://orbi.kr/00023840910 - 번외편 비전투병과
https://orbi.kr/00024082234 - 9편 예상과 예측
https://orbi.kr/00024160983 - 10편 신뢰성
https://orbi.kr/00024418374 - 번외편 보안
https://orbi.kr/00024715925 - 11편 기출분석
https://orbi.kr/00025035755 - 12편 파일럿 교육 양성
https://orbi.kr/00025121266 - 13편 인적자원과 교육
https://orbi.kr/00025579054- 14편 설계사상
https://orbi.kr/00026239605 - 15편 독소전쟁
https://orbi.kr/00026862509 - 16편 목적과 효율
https://orbi.kr/00027274206 - 17편 현대전의 발전 양상
https://orbi.kr/00027336409 - 번외편 항공모함 시대의 도래
https://orbi.kr/00027382337 - 18편 러일전쟁
https://orbi.kr/00027503697 - 번외편 기만과 속임수
https://orbi.kr/00027559260 - 번외편 MHRD
https://orbi.kr/00027622118 - 번외편 미래의 전쟁
https://orbi.kr/00027786178 - 19편 의료전선
https://orbi.kr/00028148901 - 20편 중립과 군사력
https://orbi.kr/00028250151 - 21편 장전과 방아쇠
https://orbi.kr/00028339193 - 번외편 음식
https://orbi.kr/00028397136 - 번외편 잠수함
https://orbi.kr/00028594440 - 22편 단순함과 효율
https://orbi.kr/00028616772 - 23편 준비
https://orbi.kr/00028633462 - 번외편 기업가정신
https://orbi.kr/00028751436 - 번외편 단수와 보급
https://orbi.kr/00028918449 - 24편 자율성과 민주주의
https://orbi.kr/00028929569 - 25편 경험과 실패
https://orbi.kr/00028954207 - 26편 문화
https://orbi.kr/00029459571 - 번외편 인디아나폴리스 침몰사건
https://orbi.kr/00030326474 - 27편 낙엽이 지기 전에
https://orbi.kr/00031115960 - 28편 늑대떼와 양떼
https://orbi.kr/00031424411 - 29편 불공평하다
https://orbi.kr/00031680019 - 30편 명분과 세계관, 그리고 편견 (1)
https://orbi.kr/00031924410 - 31편 명분과 세계관, 그리고 편견 (2)
https://orbi.kr/00032009629 - 32편 명분과 세계관, 그리고 편견 (3)
https://orbi.kr/00032048830 - 번외편 미래전
https://orbi.kr/00032500068 - 33편 실험과 도전
https://orbi.kr/00032718240 - 특집 최선의 응전
https://orbi.kr/00033073626 - 21세기의 이순신, 손원일 제독과 대한해협 해전
https://orbi.kr/00033320700 - 번외편 조선의 근대사, 주미대사공사관
https://orbi.kr/00033748310 - 번외편 625 전쟁과 한국(국뽕?)
https://orbi.kr/00033819121 - 번외편 미국의 이순신, 엔터프라이즈호(1)
알고리즘 학습법(4편예정)
https://orbi.kr/00019632421 - 1편 점검하기
학습이란 무엇인가(11편 예정)
https://orbi.kr/00019535671 - 1편
https://orbi.kr/00019535752 - 2편
https://orbi.kr/00019535790 - 3편
https://orbi.kr/00019535821 - 4편
https://orbi.kr/00019535848 - 5편
https://orbi.kr/00022556800 - 번외편 인치와 법치
https://orbi.kr/00024314406 - 6편
https://orbi.kr/00030479765 - 7편
https://orbi.kr/00033799441 - 8편
삼국지 이야기
https://orbi.kr/00024250945 - 1편 일관성과 신념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뽑는건 30명 뽑고 이미 불합입니다만? 작년에랑 재작년에는 추합 100%넘긴 했는데...
-
10~11시 기상 12시 점심 12시~6시 유튜브, 롤체, 웹툰, 커뮤 7시 저녁...
-
김승리 커리 0
현재 김승리 올오카 커리 타고있는데 매월승리는 너무 돈아까운거같아서 같이 풀만한...
-
사랑니 나려는듯 0
-
학원에 남는거 있어서 함 풀어봤는데 이거 뭐임 도대체 ㅋㅋㅋ 그냥 모든면에서...
-
고3이랑 n수 수학과외만 구해야겠다 이제 금전적으론 지금있는과외만 유지해도...
-
오르비 은테 평가원 고정1 25수능 70분컷 25학년도 6월 평가원 100...
-
숭실대학교 후배님들께 교내외 휴식 공간 추천드려요! 0
대학커뮤니티 노크에서 선발한 숭실대 선배가 오르비에 있는 예비 숭실대생, 숭실대...
-
되는거 아닌가요?? 의료법 5조 읽어보니까 조건이 인증된 상태로 졸업, 인증된...
-
치킨 먹을뻔했다 휴
-
과외 학생이 6
찐따같이 행동하거나 성격이나 외모가 부담스러워서 안 맡은 적 있음?
-
좀 있어 보이려고 하는건가
-
연대 언홍영 컷 0
몇점인가요? 예비 받으신분들은 몇점이신가요
-
설맞이 새로나옴 0
엔제들 설맞이아카이브나 샤잉미 이런거 2026버전은 언제 나온다는 소식없음?
-
사회나가면 인식이나 위상같은거 도찐개찐인가요 입시커뮤에 이걸 물어보는것도 웃기지만...
-
맨날 공용공간 왔다갔다거리고 하원할때 우당탕 우당탕 거리면서 하원해서 집중다깨짐요
-
공군 군수 0
이번에 공군 합격해서 고대휴학하고 군수할 거 같은데,, 혹시 해보신 분들 있나요?
-
삼반수마저 불합격으로 마무리한 학생입니다...저는 주변에 머리좋고 똑똑한...
-
방금 누구 옛날 글 보다가 찾았다
-
본장까지 금방이네..
-
사감 개띠껍네 0
일하기 싫으면 때려치지 왜케 띠껍게구냐 진짜. 나이도 얼마 차이 안나는것같은데...
-
매일 업데이트 되는거에요?
-
확통인게 좀 걸리는데 수능 수학 100점 평가원,교육청 고정 1등급 (10모제외)...
-
수능 끝나서 그런가 재밌네
-
수수료 많이 떼간다던데 팩튼가요
-
개패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음 잘못했다고 비는 모습을 보고싶어짐
-
이게맞다고생각함
-
내신 직전에 시범과외로 쌀먹하고 튄거 말고는 없음 근데 그건 대충 느낌이 왔었고...
-
인식이 좋음 진짜 목숨을다하셈 시범과외에서 난 한번도 시범과외만 한 학생은없엇음 다들 무조건맡김
-
진짜 설날끝나고 발표하는건 뭐냐? 2월달에 하는건 진짜 수험생들 엿먹으란건가 늦게...
-
계명약 우석약 0
계명약 우석약 어디가 더 좋을까요..? 투표 한번씩만 부탁드립니다:)
-
상크스 말고 홍준용 택앤스 인강으로 들을까 생각중인데 ㄱㅊ?
-
저 1뜨다가 고2때 2로내려가서 지금 3일거같은데 어케 올려요 다시 문제 읽으면...
-
고12 중딩수학쌀먹하고싶으먼빌런감안해야제..
-
실버만 딱 찍자
-
뭐 어케공부해야해요? 일단 수능영어 만년 75점언저리였는데 이번에 뽀록터져서...
-
한완수는 2025버전 미적분이구요 Ebs는 차현우쌤 수능개념ㅜ할거같습니다
-
나 그렇게ㅜ안 쓴거 같은데 뭐지
-
drx 이겼구나 6
직관 끝나고 준비중이길래 딮기 팬들이랑 같이 drx 파이팅 개크게 외치고 안딜...
-
그래 기숙 안간게 어디야……. 아까 기숙간 사람 글목록보니까 사람 하나 죽어가던데..
-
서강 너는 이제부터 앉아강이다. 서있을 자격이없다.
-
무물보 16
ㄱㄱ혓.
-
궁금하네요ㅕ 지금 상의하는 중이라
-
시발점 확통 step 2 처음 풀 때 풀어도 되나요? 지나가다가 봤는데 미적분은...
-
전단지 돌려볼가..
-
생명과학 급함 0
지금 시대 김연호쌤 듣고 있는데 퍼넷 너무 어렵거든요ㅠㅜ 혹시 비슷힌 스킬 쓰는...
-
데이트 한번하면 10만원넘게 써야하는 6살 차이깔즤...................
-
따듯한 말 한마디가 생각보다 많은 힘을 줌 진짜..
-
녹슨병뚜껑 출시좀 제발
-
홍컴 무물 3
무물 무물!
전쟁사를 공부하며 어떤걸 얻을 수 있을까요?
편견을 버려야 지혜롭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